‘치유의 숲’이란 ‘숲이 지닌 보건 의학적 치유기능을 통해 국민의 건강 유지와 질병을 예방하기 위하여 조성된 숲’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산림욕장, 자연휴양림, 산림레포츠의 숲, 산림공원 등도 건전한 휴양과 레저 활동을 통하여 건강증진을 도모하기 위한 공간으로서 ‘치유의 숲’과 유사한 개념이라 할 수 있지만, ‘치유의 숲’은 의료기관 및 시설, 치유 프로그램과 숲 치유사의 활용, 산촌마을과의 연계 등을 통해 숲을 자연치유의 공간으로 활용한다는 차별성을 가지고 있다.
최근 들어 국민보건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증가함에 따라 ‘치유의 숲’에 대한 수요와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의 경우 현재 이와 관련된 시설 및 프로그램의 계획·개발, 보건·의학적 효과 등에 관한 연구는 기초단계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어떠한 시설의 조성은 기본구상, 기본설계, 실시설계, 시공, 설계변경, 준공의 단계를 거친다. ‘치유의 숲’도 마찬가지로 대상 지역에 관련된 이해당사자를 망라하여 대상지에 합당한 기본구상을 마련하고, 관련 전문가를 중심으로 기본설계를 짜는 등의 순서로 진행하게 된다.
본고에서는 현재까지 연구된 결과를 바탕으로 경기도 양평에 있는 산음자연휴양림을 대상으로 한 기본설계 내용을 중심으로 ‘치유의 숲’ 조성을 위한 공간계획, 시설계획, 운영 및 유지관리 방안에 대해서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공간계획
‘치유의 숲’의 공간은 크게 숲의 내부 공간과 외부 공간으로 구분하여 설명할 수 있다. 숲의 내부 공간은 건강증진센터를 중심으로 요양의 공간과 배움의 공간, 만남의 공간 등으로 구분된다.
건강증진센터는 이용자에게 각종 정보를 제공·안내하는 역할뿐만 아니라 건강측정과 각종 숲 치유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공간이다. 요양의 공간은 요양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마련한 공간으로서 산림욕장, 방향 식물원, 산림욕 체조코스, 음이온 산책로 등 다양한 시설물을 배치시킬 수 있다. 배움의 공간은 숲 해설, 산림 체험로, 체험 공간, 기념관 등의 시설물을 배치함으로써 산림체험과 배움의 효과를 제공하기 위한 공간이다. 또한 만남의 공간은 광장, 휴식터(놀이터), 이벤트장 등을 통해 인간과 인간,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만남을 통해 유대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공간이라고 할 수 있다.
숲의 외부 공간은 ‘치유의 숲’ 주변의 연계형 산촌마을과 지역의 역사·문화 유적지, 관광지 등이 해당된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향후 ‘치유의 숲’ 운영에 있어서 장기요양 및 숙박형 이용객에게 숙박과 먹거리 등을 제공할 뿐만 아니라 산촌지역 활성화 등 다양한 부대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공간이 된다.
시설계획
‘치유의 숲’에 도입될 수 있는 시설물은 각각의 공간에서 행해질 수 있는 치유 프로그램에 따라서 다양하게 도입·설치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시설물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하기에는 지면상으로 부족하기 때문에 대표적인 시설물에 대해서만 설명한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산음 ‘치유의 숲’ 조성 기본계획” 연구보고서(국립산림과학원 발간, 2008)를 참조하기 바란다.
1. 건강증진센터
건강증진센터는 ‘치유의 숲’을 이용하는 방문자에게 ‘치유의 숲’에 대한 소개와 각종 정보제공, 건강측정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이다. 일반적으로 건축물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여기에는 시청각실, 휴게실, 건강측정실, 사우나실 등의 공간구분과 이에 필요한 시설물을 도입할 수 있다.
각각의 공간에 도입될 수 있는 시설물은 건강증진센터 내에서 운용되는 프로그램에 적합하도록 배치되어야 하며, 시설물의 종류와 수량은 건강증진센터의 목표와 운영프로그램, 관리자의 유무 등 여건에 따라서 달리 도입되어야 한다.
또한, 건강증진센터의 규모는 1일 이용자 수, 관리자(숲 치유사 및 직원) 수를 감안하여 계획하여야 하며, 건물은 가급적 환경친화적인 소재를 이용하여 주위의 자연과 어울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건강증진센터에는 사우나 시설, 혈압측정기, 체중계, HRV(Heart rate variability), 체성분분석기 등을 도입하여 이용자의 건강증진을 도모한다.
2. 수준별 치유 숲길
‘치유의 숲’ 내부의 각 공간에는 이용자 수준에 맞는 숲길을 배치할 수 있으며, 이는 ‘치유의 숲’에서 매우 중요한 시설물이다. 일본임업조사회(2001)에서는 수준별 숲길을 레벨 1~3까지로 구분하고 있으며, 각 레벨별로 노폭, 종단물매, 횡단물매, 휴식처의 간격, 단차(지형 또는 계단의 높이차), 통행의 상태 등을 정의하고 있다(표 1). 또한, 미국 USFS(2006)에서는 숲길의 등급을 5단계로 구분하여 노폭, 노면의 종류, 횡·종단 경사, 회전반경 등을 제시한 바 있다.
따라서 수준별 숲길은 크게 휠체어 및 유모차 등이 문제없이 통과가 가능한 수준, 보조자의 도움을 받아서 이용할 수 있는 수준, 체력이 충분한 사람(성인)이 스스로 보행 가능한 수준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각각의 수준별 숲길은 현지 지형 여건을 감안하여 서로 순환·연계될 수 있도록 계획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주변의 지형 여건으로 인해 불가피한 경우에는 목재데크 및 보조시설물을 도입할 수 있지만, 가급적이면 그 지역의 환경친화적인 재료(흙, 돌, 목재류 등)를 이용하도록 한다. 또한, 숲길 노선 선정시에는 경관이 우수한 지역을 통과하여 조망점을 제공하거나 바위, 물(소연못) 등과 같은 지형지물을 이용하는 것이 유리하다.
보통 이상의 다양한 경사를 갖는 레벨3 수준의 숲길은 현지의 기존 숲길을 정비하여 활용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유리하며, 새로운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훼손을 예방할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다. 기존의 숲길을 정비하여 활용하기 위해서는 위험지역에 대한 안전시설물의 설치, 조망점 확보(전망대), 안내판 설치, 노면정비(지형복원공법, 지반안정공법 등)가 필요하며, 이와 같은 숲길은 지형요법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또한, 대상지역에 임도가 이미 개설되어 있는 경우에는 임도의 사면안정과 녹화, 노면정비 등을 통해서 치유의 길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판단된다. 임도에서는 파워워킹, 노르딕워킹, 크로스컨트리 등 매우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다. 아울러 이와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프로그램에 맞는 안전시설 및 부대시설을 설치해야 한다.
3. 각종 부대시설
‘치유의 숲’에 도입할 수 있는 부대시설은 건강증진센터를 중심으로 치유 프로그램의 종류에 따라서 다양하게 설치할 수 있고, 이는 치유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한 시설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해외사례의 경우에는 크나이프요법의 경우에서처럼 발과 팔 담그기 시설물 등이 대표적이며, 명상할 수 있는 장소, 족압로(맨발 산책로), 발온천, 약용·방향식물원, 숲속 기념관, 산림욕 체조장, 전망대 등이 포함될 수 있다. 이와 같은 시설물은 일반적으로 혈액순환 개선, 피로회복, 스트레스 증상의 완화 등의 효과를 도모할 수 있다.
운영 및 유지관리 방안
‘치유의 숲’을 계획하는 단계에서 보이지 않는 중요한 부분 중의 하나가 운영 및 유지관리 측면이라고 할 수 있다. 계획을 수립하는 단계에서부터 치유 프로그램의 개발, 관련 시설물의 종류 선택 및 도입방법, 주위 마을(병의원 포함)과의 연계, 전문 인력 및 예산 확보 방안을 사전에 마련하여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되고 운용될 수 있도록 충분한 계획시간이 필요하다. 물론 이와 같은 치밀한 방안이 마련되기 위해서는 산림치유 효과에 대한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관련 법·제도 기반정비가 사전에 충분히 뒷받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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