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이 지닌 인간 건강증진 및 질병 치유 효과에 대한 국내 연구는 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진행되어 왔다고도 말할 수 있다. 산림욕이나 도시숲의 건강적 이용 및 편익에 관한 연구 등이 넓은 의미에서 산림이 지닌 인간 건강증진 효과, 즉 산림치유 효과에 대한 연구결과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에 수행된 연구는 주로 설문을 통한 심리적 측정 척도를 사용하여 산림이 지닌 인간 건강증진의 효과를 검증하려는 시도가 대부분이었다.
이러한 기존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최근의 연구는 뇌파, 혈압, 심박수, 스트레스 호르몬 등과 같은 생리적 측정 척도를 활용하여 산림이 지닌 건강증진 효과를 보다 과학적으로 검증하려는 시도가 모색되고 있다1). 산림치유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생리적 지표를 활용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무엇보다 보다 과학적이고, 근거(Evidence) 중심의 연구결과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
산림, 즉 숲에 가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기분이 좋아지는 느낌을 갖는다. 이는 너무나도 당연한, 그야말로 명제에 가까운 사실이다. 많은 사람들이 숲을 찾음으로써 심신의 쾌적감을 얻게 되는데 이러한 쾌적감은 심리적, 생리적으로 인체에 이로운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를 보다 과학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심리적, 생리적 측정 지표를 사용하게 된다. 앞으로 산림치유에 관한 연구는 이러한 근거를 중심으로 한 연구결과들이 축적됨으로써 신뢰성을 높여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렇다보니, 보다 뚜렷한 효과 검증을 위해 스트레스를 받고는 있지만 특이한 자각증상이 발현되지 않는 일반 도시민뿐만 아니라, 우울증, 고혈압, 아토피, 알코올 의존자,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의 ‘환자군’에까지 임상실험 대상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다. 따라서 특정 질병을 가진 환자군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은 산림치유 효과를 검증하는 데 있어 매우 의미 있는 연구라 할 수 있으며 더 나아가 질병별 산림치유 효과의 향후 적용가능성을 고려한다면 그 중요성은 더욱 크다고 할 수 있다.
또한 산림의 치유효과가 있고 없음을 넘어 어떠한 기작을 통해 산림이 인간 건강을 증진시키고 질병을 치유하는 효과를 발휘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여기에는 산림환경요소에 따른, 또 프로그램 내용에 따른 효과 등 다양한 각도에서의 효과 검증 연구가 필요하다. 즉 도시환경과 산림환경의 단순 비교를 넘어선 산림치유의 요인이 될 수 있는 다양한 요소별 검증실험이 시도되어져야 할 것이다.
이러한 효과 규명 연구가 보다 발전된다면 질병별, 대상별 산림치유 프로그램이 개발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각각의 질병 치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특색 있는 산림공간 조성도 가능해지리라 생각한다. 산림치유 프로그램은 통상 개별 활동(activity)들의 묶음으로 진행되는데, 산림환경요소뿐만 아니라 질병별, 대상별 특성을 고려하여 산림치유 활동을 개발함으로써 궁극적으로 산림치유 효과를 극대화하는 프로그램을 완성시켜야 한다. 또 독일의 기후요법이나 지형요법 등과 같이 산림환경을 활용한 사례검토를 통해 산림치유를 위한 대상지의 조건을 분석하는 연구가 진행 중인데, 국외 사례분석에서 더 나아가 우리나라 여건에 맞는 임상 연구결과를 토대로 산림치유에 알맞은 적지를 선정·평가하는 기준을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산림청은 산림이 지닌 인간 건강증진 및 질병치유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조성된 공간을 ‘치유의 숲’으로 정의하고 있다. 제5차 산림기본계획상에도 산림의 사회적 역할 강화 방안의 하나로 ‘치유의 숲’을 조성하고 이와 관련된 인력 양성방안에 대한 계획내용을 명기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산림청은 이미 2007년부터 ‘치유의 숲’ 조성사업을 추진 중인데 2009년 1월 말에 개장한 산음자연휴양림(경기 양평군 소재) 내 일부지역에 조성된 ‘치유의 숲’ 시범사업을 필두로 더욱 발전적인 형태의 ‘치유의 숲’을 조성해 나갈 예정이다2). ‘치유의 숲’은 치유 효과 극대화를 위한 다양한 컨텐츠를 개발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휴양림과는 차별화된 공간 조성기법이 요구된다. 앞서 산림환경요소별, 대상별 또 프로그램 내용에 따른 산림치유의 효과 검증에 관한 임상실험 결과가 이러한 공간조성 기법에 녹아나야 할 것이다. 향후 발전적인 ‘치유의 숲’ 조성 및 운영을 위해서는 앞서 서술한 산림치유에 관한 연구뿐만 아니라 다각적인 시각에서의 접근이 필요할 것이며 무엇보다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충분한 연구결과 축적이 절실히 요구된다.
다음 호에서는 국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연구결과를 토대로 산림치유 연구동향을 보다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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