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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사회

Magic on the Rust - 녹 위에 매직 (서프라이즈 100521)

by 마리산인1324 2010. 5. 23.

<서프라이즈> 2010-5-21 09:14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150089

 

 

 

Magic on the Rust - 녹 위에 매직
합조단은 진실규명을 위해 국가가 만든 공적 기관입니다

(서프라이즈 / 독고탁 / 2010-05-21)


1. 합조단 최종발표 배석에 대하여

 

어제는 차분하게 하루를 지냈습니다. 몇몇 매체 기자분들께서 전화로 입장을 묻길래 ‘좌초와 충돌’이라는 견해에 변함이 없다는 원론적인 코멘트만 간략하게 하는 정도로 그쳤습니다.

 

왜 갑자기 어뢰가 나왔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그 분들이 스모킹 건(Smoking Gun)을 급히 끌어들여야 하는 이유는 사실상 슈팅 에비던스(Shooting Evidence)가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존재하지도 않는 폭발을 위해 너무 멀리 나간다구요. 그러면 돌아오는데 고생이지요. 

 

어떤 분들은 전화를 주셔서 ‘최종발표 하는 자리에 참석해야 하는 것 아니냐’ 혹은 ‘전 국민이 보고 있는 자리에서 진실을 얘기해야 하는 것 아니냐’ 하는 말씀들을 주셨지만 저는 “그렇지 않다”라고 대답해 주었습니다.

 

합조단에서 ‘결과발표 때 참석하겠느냐?’라고 물어 온 적도 없지만, 이미 합조단에서는 저에 대해 몇 가지 이유를 들어 교체를 요구했고, 그에 더해 형사고소까지 한 마당이고 보면 제가 그 자리에 간다 해도 배석하게 할 것 같지 않았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배석하게 한다 하더라도 그 자체가 그분들의 발표를 묵시적으로 동의하거나 추인하는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그 역시 바람직하지 않다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결과에 반대하는 조사위원’이라는 것을 알고 있는 언론에서 분명히 그에 대해 질의를 할 것인데, 그 자리에서 충분히 설명할 시간이 주어지는 것도 아니라서 단편적인 반대의 목소리를 내어본 들 국민들께 진실을 알리는데 얼마만큼 기여를 할 지, 회의적이라 판단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도, 국민들께 ‘돌출행동’으로 비추어질 수 있는 빌미를 제공함으로써 ‘언론 아닌 언론’들이 그 부분만 집중 부각시키고 물어뜯음으로써 합조단 발표내용의 맹점에 집중할 수 있는 노력을 희석시키게 될 것이 분명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는 조사위원의 일원임에도 합조단으로부터 교체요구를 받고 고소를 당하는 등 공적인 조직이 목적하는 방향에 부합하지 않는 위원이 된 셈이지만, 최종 결과물에 대해 추인의 사인을 하지 않고 발표에 참석지 않음으로써 제 의사를 표시한 것입니다.


2. 합조단은 국가에서 조사를 위임한 공적 기관입니다

 

어제는 ‘천안함 진상규명 민군합동조사단’에게 그 조직이 출범한 이후 가장 중요한 날이었습니다. 하여, 그분들이 지금까지 준비하고 결론을 내린 것을 자유롭고 편안하게 모두 펼칠 수 있도록 해 드리는 것이 공적인 기관과 국가에 대한 예우라 생각합니다.

 

‘천안함 진상규명 민군합동조사단’은 한시적이긴 하나 국가에서 천안함의 진실규명을 위해 절차에 따라 만든 공적 조직이며, 그 구성의 요건에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나 그 공적 위상은 존중받아야 합니다. 그것은 결과가 진실이냐 아니냐의 문제와는 별개입니다.

 

따라서 그분들이 내린 최종 결론 역시 그만큼의 위상을 갖는 것이며, 그에 따른 후속 조치들 역시 법적 요건에 의거하여 공정하게 처리되어야 할 것입니다. 하여, 다음과 같은 조치가 따라야 할 것으로 판단합니다.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입니다

 

1. 합조단의 발표에 의거, 대한민국 국방의 최고책임자인 국방장관은 즉시 해임되어야 하고 그 과실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2. 최고의 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음에도 적의 접근을 탐지하지 못하고 기습공격을 허용함으로써 국토방위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게 한 함장, 전대사령관, 함대사령관, 참모총장, 합참의장 등 모든 지휘관은 군사재판에 회부되어야 할 것입니다.

 

3. 적의 공격인지 사고인지 판단조차 하지 못하여 두 달이라는 시간을 허비할 만큼 무능하기 짝이 없는 국방부 내 정보·작전 부서의 지휘관들 역시 그에 상응하는 징계가 따라야 합니다.

 

4. 사안의 위중함에 대한 판단도 없이, 영토침해 및 기습공격의 당사자인 적국과 불과 20킬로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 백령도에 대통령이 가도록 만든 청와대 참모 및 안보라인 책임자들 전원을 해임해야 할 것입니다. 이는 대통령의 유고를 가져올 수 있는 중대사안인 만큼 상응하는 처벌이 따라야 할 것입니다.

 

5. 위의 일련의 조치가 이루어진 후, 사건의 당사자이며 조사의 대상인 군이 조사를 맡아 지휘함으로 인하여 진실이 왜곡되었을 가능성에 대하여 국회차원에서의 조사(국정조사)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사건과 이해관련성이 없는 민간 전문가 그룹이 폭넓게 참여하여 투명하고, 객관적이며 공정한 조사가 이루어지도록 하여야 할 것입니다.


3. 진실규명을 위한 노력은 시간과 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습니다

 

이제 최종 결과가 발표됨으로써 ‘천안함 진상규명을 위한 민군합동조사단’은 해체가 되며, 저 역시 조사위원에서 물러나게 됩니다. 비록 공적인 역할은 아니라 할지라도 개인의 자격으로 진실을 규명하기 위한 노력은 멈추지 않을 것이며, 정확한 결과의 도출만이 제2, 제3의 천안함 사태를 막는 길이라는 신념에 변함이 없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으며, 실수를 하기에 사람인 것입니다. 사람은 완벽하지 않으며 완벽하지 않기에 사람인 것입니다.

 

합조단에서 최종 결과를 도출해 내었지만, 그 역시 완벽한 진실은 아닙니다. 하여 그를 찾기 위한 노력 역시 권장하여야 할 일이지 제재하거나 죄악시해야 할 일은 더더욱 아닐 것입니다. 오히려 그를 위해 공개하지 않았던 관련자료들을 공개함으로써 그를 돕는 것이 국가와 국민을 위해 바람직한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제는 차분하게 보내고 싶어 합조단 발표만 듣고 뉴스매체 접속을 하지 않고 있다가 오후 늦게 뉴스 하나를 보게 되었는데 어제 발표 내용 중 한 가지 의문이 들어 아래와 같이 정리해 보았습니다.

 

Magic on the Rust ( 녹 위에 매직 ) - ‘1번’

 

뉴스에 오른 사진 한 장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어뢰 부품 위에 영롱하게 쓰인 파란색 ‘1번’. 참 기묘하지 않습니까? 시의적절하고, 시사에 민감한 어뢰가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감탄의 시간은 잠시, 또다시 그 ‘전문’ 근성이 발동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운명인가 봅니다. 배를 만들어 보지 않았더라면, 선체(철구조물)에 대한 실무가 없었더라면, 도장(페인트)에 대한 지식이 없었더라면, 부식메커니즘에 대한 이해가 없었더라면, 이런 고난의 길을 가지 않았을 텐데 하는 생각과 함께 말이지요.

 

위에서 보시다시피, ‘녹슨 어뢰’ 위에 선명하게 파란색 매직으로 ‘1번’이 적혀 있습니다. 물론 어뢰는 물속에 오래(40여 일?) 있었기에 녹이 슬었다는 것을 온몸으로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논리적으로 생각해보면 모순이 발견됩니다.

 

(일단, 페인팅 된 Steel이 한 달여 만에 저렇게 골고루 부식될 수 있는지 여부는 오늘 글에서 논외로 하겠습니다. 철구조물 산화에 따른 미세 ‘Pin Hole’ 현상에 대해서도 오늘은 다루지 않겠습니다. 마찬가지로 배를 반토막 내는 폭발력에 저토록 온전하게 '푸른색 1번'이 기록된 부품만큼은 온전한지 여부도 논외로 하겠습니다)

 

첫째, 한국군이든 북한군이든 아프리카 콩고군이든, 없는 살림에 장비는 깨끗하게 유지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군에 가면 흔히 보는 ‘닦고, 조이고, 기름치고’ 구호가 말해주듯, 군의 중요 장비, 무기 등이 그냥 녹슬도록 방치하는 군대는 상상하기 어렵겠지요. 특히 어뢰처럼 발사체에서 나가야 하는 경우는 더욱 그럴 겁니다.

 

둘째, 처음 적의 잠수정이 발사했을 당시에는 어뢰가 깨끗한 상태라고 보아야 합니다. 어뢰 표면에 어떤 도료로 코팅했을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비교적 깔끔(매끈)했을 것이라 본다면, 그 상태에서 매직으로 ‘1번’(반드시 파란색)을 썼겠지요. 즉, 매직으로 기록할 당시 표면은 매끈한 상태란 뜻입니다.

 

셋째, 그렇다면 매직의 글씨에 끊어짐이나 단락, 요철이 없어야 합니다. 즉 매직 글씨 역시 매끈해야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철판에 부식이 생기면 녹이 나는 것은 당연하고, 그 녹은 매직 글씨를 뚫고 올라와야 합니다. 매직 글씨 자체가 또 하나의 페인팅 역할을 하여 그 부분은 다른 부위에 비해 녹이 덜 슬 것이라는 논리까지를 동원하지 않더라도, 녹이 난다면 매직을 뚫고 발생해야 합니다.

 

넷째, 그런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녹이 슬었거나, 요철이 발생하여 우툴두툴한 면 위에 매직 글씨가 쓰여져 있다는 것을 발견하실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을 확인하려면 사진을 포토샵으로 픽셀 수를 높여가면서 보면 녹이 매직을 뚫고 나왔는지, 녹 위에 매직이 쓰여졌는지 구분하는 것이 어렵지 않으실 겁니다.

 

다섯째, 확대한 화면에서 매직의 파란색 도색에 끊어짐을 주는 선이든 원이든 그것은 녹(rust)이어야 합니다. 녹이 아닌 다른 도색이라면 그것은 이미 매끈함을 잃어버린 철 구조물 위에 매직을 썼다는 것을 뜻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어떤 의미일까요. 깨끗한 어뢰에 ‘1번’이 기록되어 있었던 것이 아니고, 녹이 슨 다음에 ‘1번’을 썼다는 뜻인데, 이렇게 되면 문제가 여간 심각해 지는 것이 아닙니다. 발표 내용의 근간이 모두 무너져 내리는 것이니까요.

 

위에 흰 원은 예를 들어 몇 군데를 표시한 것입니다. 하부 요철 위로 매직이 지나가면서 생기는 색상의 변화입니다. 녹은 아니지만, 표면이 매끄럽지 않은 상태, 즉 깔끔한 상태의 어뢰표면이 아닌, 이미 낡은(오래된) 철판 위에 매직으로 기록한 것을 뜻합니다.

 

독고탁


덧글 : ‘매직과 소금물의 상관관계’에 대하여 직접 부엌에서 실험하고 계신 ‘Cook82’ 회원님들께 경의를 표합니다. 조만간 좋은 논문 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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