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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이야기/사회

고개 숙이지 않은 검찰총장(?) (노컷뉴스100612)

by 마리산인1324 2010. 6. 12.

<노컷뉴스> 2010-06-12 08:37

http://www.cbs.co.kr/nocut/show.asp?idx=1498668

 

 

 

고개 숙이지 않은 검찰총장(?)

 

CBS사회부 조기호 기자

 

 

'스폰서 검사' 파문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를 하러 나온 김준규 검찰총장이 끝내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아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 총장은 11일 오전 11시 1천7백여명의 검사들이 동시에 참여하는 화상회의에 앞서 곧바로 준비해온 발표문을 거침없이 읽어내려갔다. 하지만 이 자리는 '스폰서 검사'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검찰 최고 수장이 국민들을 향해 사과하는 자리였음에도 김 총장의 첫 마디는 "화상회의를 통해 전국 검사님들을 한 자리에 뵙게 되서 반갑다"였다. 김 총장의 '대국민 사과'가 아닌 '대검찰 사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나아가 김 총장은 연단에 들어설 때부터 발표문을 모두 읽고 화상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자리에 앉는 순간까지 국민에게 단 한 번도 머리를 숙이지 않았다.


이를 두고 '대국민사과문'은 발표하되 총장이 직접 머리까지 숙일 필요까지는 없다는 계산된 행동이었는지, 아니면 단순한 실수로 고의성이 없었던 행동이었는지 궁금증이 일고 있다. 특히 검찰은 이날 국민에게 깊이 반성하는 자세를 보여주는 자리인만큼 '대국민사과문'을 누가 발표할 지, 사과의 수위를 어디까지 할 지 대검 고위 간부들 간 고심에 고심을 거듭했다고 할 정도였다는 입장이어서 이 같은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스폰서 검사' 사건이 김 총장 취임 이후에 일어난 일이 아닌 만큼 검찰 최고 수장이 굳이 머리까지 숙일 수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고 이에 따라 검사들과의 화상회의 형식을 빌어 자연스럽게 넘기려 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추측은 김 총장이 취임 이후 가진 몇 차례 화상회의에서도 이날처럼 머리 숙여 인사한 적이 없었다는 데서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또 김 총장이 '대국민사과'를 자리에 앉지 않고 서서 발표한 것을 보면 이 자리가 갖는 의미를 검찰도 이미 충분히 알고 있었다는 데서 '계산된 행동'이었다는 데 무게가 더 쏠린다.


하지만 김 총장이 '대국민사과'와 함께 머리를 숙이지 않은 것은 단순한 실수였다는 검찰 내부 목소리도 나왔다. 대검 복수의 관계자는 "검찰총장이 처음 (대국민사과를) 하는 자리라 실수로 깜빡한 것 같다"는 취지로 '고의성이 없었던 행동'이라는 데 힘을 실었다. 이 같은 논란에 대해 대검 관계자는 "내용을 보지 않고 형식만 보는 것은 무리가 있다"며 "'마음 속 깊이 사과한다'는 말보다 그 무엇이 중요하겠느냐"라며 고의성 논란을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