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년 4월 28일 마리선녀 씀 -
전혜린의 일기에서 (3)
<별이 빛나는 밤 - 고흐 1988년 9월>
별아, 네가 있는 것을 알기에 나는 행복에 겨워 울고 있다.
**
1월 20일(따스하고 맑음)
크게 놀랄 일은 우리의 희곡 '안네-' 가 결코 출판되지 못하리라는 것.
오늘 최후의 거절을 당했다.
자신을 질책했다.
집에 오는 길에 질베스터 교회에 들러 잠시 기도를 드렸다.
신께서 다시 한번 나를 도와 주신 것을 감사드리고 또 앞으로도 도와 주실 것을…….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어린이에게 충분한 힘을 주실 것을!
가슴이 몹시 뛴다. 틀림없이 목욕 때문이다.
달 밝은 밤.
이제 막 하루의 과제를 끝마쳤다.
즉, 11페이지를 번역했다. 오늘 제10장을 마쳤다.
그러나 같은 한국 사람 하나가 이미 '여권'을 번역하기 시작했다는 좋지않은 소식을 들었다.
그는 이미 2/3를 번역했다고 한다. 유감이다.
그러나 그게 무슨 상관인가? 나는 나대로 번역하는 것이고 그는 또 그대로 번역하는 것 이다.
내버려 두자!
모든사람은 자기 최선을 다할 수 있을 뿐이다.
여타의 것은 자기 별에 이미 적혀있다. 그것은 인간의 예상을 초월한다.
평온하다.
오늘 채린이 생각을 많이 했다. 전 심장으로 난 그애를 사랑한다.
그애는 정말로 인간들 중의 한 영혼, 여자들 중의 참 진주다.
그애는 나에게 보석처럼 소중하다.
아, 나는 얼마나 사소한것, 추잡한 것, 사치한 것, 조잡한 것,
잔인한 것, 조야한것을 증오하는가!
완벽, 무거운 황금빛 성숙과 수정같이 맑은 정신성을 추구한다.
그것은 진리. '나는 해야만 한다'는 것……. 그것에 의해 살고, 그것에 의해
나의 생과 정신을 분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고싶다'가아니라 '……해야마 한다'가 이것을 할 것인가, 저것을 할 것인가를
나에게 결정해 줘야 한다.
자기 훈련, 목적 의식, 겸손하고 자기의 환경을 의식한 일에 대한 인내, 인생에
따르기 마련인 가지가지 불쾌감에 대한 관용…….
행복이란 어떤 사람이나 사물에 의해 주어지지 않는, 그것을 얻기 위해 우리가
밤낮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충만하고 완벽한 순간에 근거를 두고 있다.
자신으로의 복귀한 당위적 자아로의 복귀, 진정한 자아로의 복귀, 본질에로의,
근원에로의 복귀를 의미한다.
거의 모든 긴장이나 만족 없이, 난 요즘 권태를 느낀다.
매일같이 똑같은 나날의 경과, 요리르 만들고, 먹고, 세탁을 하고, 번역을 하고…….
깊은 밤중까지 똑같은 피곤과 똑같은 기이한 만족…….
그것이 나의 생활이다, 그것이 전부이다. 난 신문이나 잡지를 전혀 읽지 않는다.
그러기엔 내 눈과 손이 너무도 피곤하고 맥빠져 있다. 그러나 지루하지는 않다.
아마도 난 지루해 할 시간이 없는 모양이다. 아마도 그렇지 않으면 내가 일로 가득 차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인생에는 단 한번 부화절이 있다. 운명의 속죄, 사랑!
어둠 속, 아름다운 촐불 앞에서 글을 쓰고 있다.
크레센도로 점점 커져가는 이 피아노 소리는 어디서 들려오는 것일까?
별들은 검은 바다 속에 침몰하고,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 바다 냄새…….
가로등처럼 어두운 골목길에서 타오르는 별들…….
그들의 모든 것은 봄과 동경을 숨쉰다.
수정같이 맑은 별, 지상적인 것을 증오하고, 모든 육체적인 것을 멸시하며,
창백한 영상으로 정신 속에서만 사록 있는 여명속 나르시스의 숨결에 불과한…….
별아, 네가 있는 것을 알기에 나는 행복에 겨워 울고 있다.
별아, 결코 너에게 도달할 수 없다는
<별이 빛나는 밤 - 고흐 1988년 9월>
별아, 네가 있는 것을 알기에 나는 행복에 겨워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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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0일(따스하고 맑음)
크게 놀랄 일은 우리의 희곡 '안네-' 가 결코 출판되지 못하리라는 것.
오늘 최후의 거절을 당했다.
자신을 질책했다.
집에 오는 길에 질베스터 교회에 들러 잠시 기도를 드렸다.
신께서 다시 한번 나를 도와 주신 것을 감사드리고 또 앞으로도 도와 주실 것을…….
많은 일을 할 수 있고 어린이에게 충분한 힘을 주실 것을!
가슴이 몹시 뛴다. 틀림없이 목욕 때문이다.
달 밝은 밤.
이제 막 하루의 과제를 끝마쳤다.
즉, 11페이지를 번역했다. 오늘 제10장을 마쳤다.
그러나 같은 한국 사람 하나가 이미 '여권'을 번역하기 시작했다는 좋지않은 소식을 들었다.
그는 이미 2/3를 번역했다고 한다. 유감이다.
그러나 그게 무슨 상관인가? 나는 나대로 번역하는 것이고 그는 또 그대로 번역하는 것 이다.
내버려 두자!
모든사람은 자기 최선을 다할 수 있을 뿐이다.
여타의 것은 자기 별에 이미 적혀있다. 그것은 인간의 예상을 초월한다.
평온하다.
오늘 채린이 생각을 많이 했다. 전 심장으로 난 그애를 사랑한다.
그애는 정말로 인간들 중의 한 영혼, 여자들 중의 참 진주다.
그애는 나에게 보석처럼 소중하다.
아, 나는 얼마나 사소한것, 추잡한 것, 사치한 것, 조잡한 것,
잔인한 것, 조야한것을 증오하는가!
완벽, 무거운 황금빛 성숙과 수정같이 맑은 정신성을 추구한다.
그것은 진리. '나는 해야만 한다'는 것……. 그것에 의해 살고, 그것에 의해
나의 생과 정신을 분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하고싶다'가아니라 '……해야마 한다'가 이것을 할 것인가, 저것을 할 것인가를
나에게 결정해 줘야 한다.
자기 훈련, 목적 의식, 겸손하고 자기의 환경을 의식한 일에 대한 인내, 인생에
따르기 마련인 가지가지 불쾌감에 대한 관용…….
행복이란 어떤 사람이나 사물에 의해 주어지지 않는, 그것을 얻기 위해 우리가
밤낮으로 노력하지 않으면 안 되는 충만하고 완벽한 순간에 근거를 두고 있다.
자신으로의 복귀한 당위적 자아로의 복귀, 진정한 자아로의 복귀, 본질에로의,
근원에로의 복귀를 의미한다.
거의 모든 긴장이나 만족 없이, 난 요즘 권태를 느낀다.
매일같이 똑같은 나날의 경과, 요리르 만들고, 먹고, 세탁을 하고, 번역을 하고…….
깊은 밤중까지 똑같은 피곤과 똑같은 기이한 만족…….
그것이 나의 생활이다, 그것이 전부이다. 난 신문이나 잡지를 전혀 읽지 않는다.
그러기엔 내 눈과 손이 너무도 피곤하고 맥빠져 있다. 그러나 지루하지는 않다.
아마도 난 지루해 할 시간이 없는 모양이다. 아마도 그렇지 않으면 내가 일로 가득 차 있는 것인지 모르겠다.
인생에는 단 한번 부화절이 있다. 운명의 속죄, 사랑!
어둠 속, 아름다운 촐불 앞에서 글을 쓰고 있다.
크레센도로 점점 커져가는 이 피아노 소리는 어디서 들려오는 것일까?
별들은 검은 바다 속에 침몰하고, 파도가 부서지는 소리, 바다 냄새…….
가로등처럼 어두운 골목길에서 타오르는 별들…….
그들의 모든 것은 봄과 동경을 숨쉰다.
수정같이 맑은 별, 지상적인 것을 증오하고, 모든 육체적인 것을 멸시하며,
창백한 영상으로 정신 속에서만 사록 있는 여명속 나르시스의 숨결에 불과한…….
별아, 네가 있는 것을 알기에 나는 행복에 겨워 울고 있다.
별아, 결코 너에게 도달할 수 없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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