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 동진천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변화
충청북도 괴산에,
이런 곳이 있었습니다.
그리 잘 다듬어지지도, 조경을 잘 하지도 않은 그저 평범한 곳이었지만 주민들이 즐겨찾는 곳이었지요.
시골사람들이 읍내로 들어오면서 가장 먼저 맞닥뜨리는 곳이기도 한 이곳은 괴산지역 내의 커다란 행사를 많이 감당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다가 여름에는 가끔 이렇게 홍수가 나서 모든 것이 물 속에 파묻혀버리기도 했습니다.
계곡과 논밭에서 흘러내려오는 물결이 굽이치며 한강 지류인 달천 쪽으로 급히 내려가는 것이죠...
그냥 보기만 해도 무섭습니다.
그런데 이곳을 지난해(2010년) 여름부터 파헤치고 있습니다.
이름하여 '동진천 하천환경조성사업'이 그것입니다.
괴산군청에서 발표한 2010년 군정업무보고에 의하면 사업비가 자그만치 90억원에 달합니다.
그 사업계획에 의거한 공사를 가슴아프게 들여다봤습니다.
게다가 3억4천만원을 들여 2008년에 새롭게 조성했던 '가래산 오솔길'도 엉망으로 만들어놓고 있었습니다. 2m의 폭으로 240m나 이어진 운치있는 길이었지요... 3억여원을 들여서 힘들게 만들어놓은 곳을 2년만에 다시 뭉개버렸습니다.
그곳에는 이런 예쁜 산책길이 조성되어 있어서 고즈넉한 분위기를 연출해주고 있었습니다.
당시에 이 사실을 보도했던 뉴시스 통신의 기사입니다(http://www.newsis.com/article/view.htm?cID=&ar_id=NISX20080619_0008018902).
이 가래산 오솔길을 배경으로 한 가족나들이 기사도 많았고, 문인들의 글도 나오는 상황이었는데 그저 안타깝기만 합니다.
http://blog.naver.com/bym02022/110046961586
http://go2home.kr/main.php?id=B_b_munhak&idx=61&menukey=15&mode=view
90억원이 이렇게 쓰여져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보는 각도에 따라서 그 판단기준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단조롭고 멋도 없는 곳을 돈을 들여서 수변생태구역을 만들어보겠다는 의도야 굳이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습니다.
하지만 해야할 시기가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 정부가 4대강개발이라는 기막힌 작업을 펼치면서 국민들의 삶을 수렁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마당에
괴산군청이라는 자치단체는 어디에서 어떻게 돈을 얻어다 쓰는지는 몰라도 90억원을 이렇게 사용해야 하는지는 의문입니다.
중앙정부가 대책없이 돈을 펑펑 써대니까 자치단체인 우리도 질 수 없다고 경쟁합니까?
주민들이 동진천 다리를 건너면서 한 마디씩 내뱉습니다.
"돈도 많구먼!"
군수의 생각이 짧으면 군의회라도 나서서 군수의 정책을 제어해야 할텐데 별다른 말도 들려오질 않습니다.
서민들이 느끼는 물가는 천정부지로 오르고 있고, 국민들이 바라는 평화의 기반은 뭉개버리고 불안감만 조장하는 작금의 상황에서,
도대체 괴산군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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