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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군민 5만시대, 그 허구성에 대하여

 

 

몇년전부터 괴산군청 민원과 건물에 걸린 대형 간판 하나.

 

이 간판을 처음 봤을 때에 매우 의아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2015년 괴산군민 5만시대"

 

이게 군정홍보인가, 아니면 괴산의 비전을 나타내는 것인가?

 

그 몇개월 후에야 그 사실을 알았습니다. 임각수군수의 선거홍보용이었다는 것을...

2010년 지방선거시 임각수후보의 선거사무실과 각 지역에 걸린 현수막에는 이 "인구5만시대"라는 글귀가 어김없이 나붙었습니다.

 

인구5만시대를 열어가겠노라는 그의 언사는 인구가 계속 줄어들어드는 괴산지역의 위기상황을 다독거리듯이 주민들 속에 작은 기대감을 심어주려는 의도로 보였습니다. 37,000명도 안되는 현재의 인구를 50,000명으로 만들겠다고 하니 주민들이 기대할만 했을 겁니다. 낙후된 우리 지역의 가장 아픈 곳을 선거에서 잇슈화 함으로써  누구보다 먼저 주민들의 마음을 끌어들이려 한 것이죠.

 

그래서였을까요...? 거듭된 실정과 실언에도 불구하고 그는 또  당선되었습니다. 그것도 59.8%라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말입니다. 허황된 공약이라도 당선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던 모양입니다. 그런데 그 '인구5만시대' 공약은 현수막에만 적혀있었을 뿐 그의 선거공보에서는 어떠한 언급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아마도 4년전에 발효산업단지라는 허황된 공약을 던짐으로써 받았던 부담감이 그런 꼼수로 나타난 것 같습니다. 말과 현수막으로는 떠들되 선거공보에는 문서화하지 않는 영악함...

 

사실 이 인구5만시대를 열어간다는 슬로건은 이미 1년여전부터 군청 민원과 건물에 버젓이 붙어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이미 주민들을 현혹시키고 있었던 것이었죠...

 

찬찬히 따져봤습니다.

현재 우리 지역 인구가 36,000여명인데 그 5년 뒤에 50,000명이 되도록 하겠다는 것입니다. 5년간 13,000명이 증가하여야 하므로 자연감소분까지 감안하면 일년에 약3,000명 정도씩 늘어나야하고, 매달 250명 정도의 인구가 전입되어야 합니다. 정말 가능한 일일까요?

 

그래서 이웃 충주시청 자료를 뒤져봤습니다. 2008년4월에 207,691명, 2009년4월에 208,850명, 2010년4월에 209,322명, 2011년2월에 211,063명입니다. 인구 20만명 정도 되는 충주시의 한 해 증가 인구가 각각 1159명, 472명, 1741명 밖에 안됩니다. 

 

이번에는 적극적으로 공장을 유치함으로써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려는 음성군의 경우도 알아봤습니다. 2006년5월에 86,416명, 2007년5월에 87,358명, 2008년5월에 89,118명, 2009년5월에 89,657명, 2010년5월에 89,983명, 2011년2월에는 91,238명이었습니다. 5년 사이에 4,822명이 증가했습니다. 물론 농촌지역의 인구가 줄어드는 일반적인 추세와는 달리 음성군의 인구가 증가하는 경향에 있지만 이곳도 매년 약 1,000명 정도의 추세에 머물고 있습니다.

 

한편 제천시는 인구가 거의 정체상태입니다. 2006년1월에 137,999명, 2007년1월에 136,181명, 2008년1월에 136,071명, 2009년 1월에 135,763명, 2010년2월에 135,545명, 2011년2월에 137,109명입니다. 엄밀하게 보면 조금씩 줄어든다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 같습니다.

 

가까운 증평군의 경우는 약간이나마 증가하고 있습니다. 2008년1월에 31,073명, 2009년1월에 32,223명, 2010년1월에 33,111명, 2011년1월에 33,446명으로서 만 3년 사이에 2,373명이 증가한바 매년 700여명의 인구가 평균적으로 증가하는 모습입니다.

 

충주나 음성이나 제천이나 증평과 비교하여 교통과 물류 여건에서 현저히 떨어지는 우리 괴산의 입장은 어떨까요? 인구의 변동추이는 지난 2년 이래 3만6천명대에서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이런 수치의 변화를 두고 군수는 괴산의 인구가 늘고있다고 떠들고 다니면서 자신의 치적을 자랑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2015년에 5만명의 인구를 달성할 수 있을까요?

이런 질문에 괴산군수와 군청의 답변은 언제나 한결같습니다. 중원대학교, 학생중앙군사학교, 각종 산업단지의 유치 등으로 인해 괴산군의 인구는 증가할 것이며, 2015년에 인구 5만명의 지역으로 만들겠다고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지고 있습니다. 위에서 분석해낸 타 자치단체의 예에서 그 정도의 인구증가는 결코 달성하기 어렵다는 것이 분명해졌으니까요... 군청에서 바라는바 학생중앙군사학교 관계자들의 전입도 고작해야 2~3,000명 정도에서 그치게 됩니다. 물론 각 기업체의 유치로 인한 인구증가도 그보다 훨씬 못할 것으로 예측됩니다...

 

여기서 저는 괴산군수와 군청에게 제안합니다.

 

군수는 더 이상 인구증가의 치적을 홍보하지 마십시오. 계속하여 군수가 그런 말을 하고 다니면 자신이 한 말로 인해 자신의 발목이 잡힐 것입니다.

 

또한 군수는 2015년 인구5만명시대를 말하지 마십시오. 그것으로 인해서 재선에 성공했을른지는 몰라도 그것을 괴산군의 비전인양 버젓이 걸어놓는 것은 군수의 천박함을 드러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두가 달성하기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에 비전이 되는건 아닙니다. 비전(vision)은 지역공동체가 함께 공유해야 할 공동체적 가치로서 의미가 있기 때문에 중요한 것입니다. 괴산군수에게 바라건대, 더 이상 숫자놀음으로 비치는 것으로 괴산의 미래를 규정짓지 말고 우리 괴산의 미래가치를 새롭게 조명해주십시오. 물론 공무원이었기 때문에 인식과 식견이 좁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렇더라도 주변의 귀한 분들의 말을 잘 귀담아들어서 괴산이 나아갈 방향을 새롭게 정립해주길 기원드립니다. 그것이 진정코 군수가 가야 할 길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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