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청소년수련관의 임대료는 공짜?

괴산청소년수련관의 임대료는 공짜?

 

 

괴산청소년수련관은 지난 2006년 12월 14일에 준공 개관하여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73.5억원이 투입되어 지상 5층의 본관동과 공연장, 강당 등의 시설을 갖추고, 대한청소년충효단연맹이 1년에 3,000만원의 임대료를 내는 조건으로 3년간 위탁운영하기로 하고 개관하였습니다.

 

그때 저는 괴산청소년수련관의 개관 소식을 지켜보면서 '청소년수련관의 효율적인 활용을 기대하며'라는 글을 쓴 바 있습니다(2006년 12월 19일, 괴산군청 홈페이지 괴산군에 바란다). 투자 금액에 비해 현저히 저렴한 임대료 수입을 문제삼았으며, 나아가 지역청소년들의 자유로운 활용에 의문을 표시하면서 제발 좀 잘 활용해달라는 간절한 마음을 담았습니다.

 

그로부터 4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괴산청소년수련관은 동일한 수탁자에게 재위탁되었으며(2010년부터 2012년), 그때부터는 임대료을 무상으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괴산군청은 <청소년기본법 제57>를 임대료 무상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일단 그 법조문부터 보겠습니다.

 

①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청소년시설의 설치, 청소년단체의 육성을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는 국유재산법 또는 지방재정법의 규정에 불구하고 그 용도에 지장을 주지 아니하는 범위에서 청소년시설이나 청소년단체에게 국·공유재산을 무상으로 대부하거나 사용·수익하게 할 수 있다.

 

그렇습니다.

그 법조문은 '무상으로 대부하거나 사용 수익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무상으로 사용 수익하게 한다' 라고 규정하진 않습니다.

그렇다면 73.5억원이라는 거금을 투자하였으면서도 3년간 고작 9,000만원의 임대료 수입만 남긴 채 이후에는 그 수탁자에게 무상으로, 즉 공짜로 위탁운영을 하게 하고 있는 것입니다. 괴산군청에서는 임대료를 어떤 식으로든 결정할 수 있었지만 무상으로 결정한 것입니다. 이것이 괴산군청에서 그 수탁자에게 과도한 불공정 특혜를 주고 있다는 의혹을 갖게 하는  점입니다.

 

물론 괴산군청에서는 이렇게 조치한 나름대로의 이유가 있을 것입니다. 괴산 지역 아동들의 방과후 아카데미를 운영한다는 전제조건 때문일까요...? 기초생활수급대상, 한부모·조부모·다문화 가정, 맞벌이 가정 청소년 4~6학년 40명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명목 때문입니까? 만일 이 이유만이라면 괴산청소년수련관의 존재이유는 사라지게 됩니다. 이미 그 이전부터 운영되어오던 '괴산군 청소년문화의 집'이 그 역할을 충분히 감당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최근에 그 기관의 활동상을 괴산군청에서 여러 언론사에 적극 홍보하기도 하였기에 그것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알고 있는 사항입니다. 이에 비해 괴산청소년수련관의 지역 아동에 대한 역할은 매우 미미하지만 혜택은 너무 과도하게 가지고 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

(충청투데이 2011. 5. 2)

 

 

이에 저는 괴산청소년수련관을 이용하는 괴산지역 청소년들의 이용상황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했는데 괴산군청에서는 연도별 이용인원만 밝히고 있습니다. 즉 2007년도 22,669명, 2008년도 49,514명, 2009년도 50,140명, 2010년도 46,154명 등이 이용했다고 하면서 말입니다. 그 숫자만 보더라도 괴산지역 청소년들이 이용한 수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그래서 두번째로 정보공개청구를 하였는데도 괴산군청은 동일한 답변만 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괴산지역 아동들의 이용상황을 숨기려는 걸 보면서 괴산군청의 어떤 저의가 숨어있지 않나 하는 의문을 갖게 됩니다.

 

보통, 청소년수련관의 운영방식은 크게 3가지로 나뉩니다. 지방자치단체에서 시설을 설치하고 직접 운영하는 직영 방식, 시설관리공단이나 지자체에서 설립한 청소년육성재단과 같은 공공법인에 위탁하여 운영하는 공공위탁 방식, 청소년단체 등 민간단체에 위탁하여 운영하는 민간위탁 방식이 그것입니다.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하여 그 가운데 마지막 세번째, 즉 민간위탁 방식을 가장 많이 선호하고 있으며, 괴산청소년수련관도 민간위탁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최근에 한국청소년수련시설협회에서는 이 세가지 시설운영방식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발표하였습니다(2010년 10월 28일자). 이 자료를 접하면서 이런 시설들에 대하여 많은 걸 알게 되었고, 앞으로 이런 시설의 운용에 대해 많은 분들의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걸 알게 되었습니다.

 

청소년수련관 운영실태현황(한국청소년수련.hwp

 

그 자료에 의하면 전국적으로 민간위탁 평균수입은 1년에 14억원이 넘으며, 괴산청소년수련관 같은 군단위 시설의 경우는 9억원 정도의 수입을 얻습니다. 이 정도의 수입이라면 1,000만원 정도를 괴산군민장학회에 기부금으로 내는 일은 아무것도 아닐 것입니다.

 

 

그 가운데 2억원 정도는 정부보조금이라고 합니다.

 

 

또한 괴산청소년수련관 홈페이지에는 '수련관 전경'과 그 각각의 시설 사진들을 구체적으로 올려놓고 있습니다. 즉 야외무대, 인조잔디축구장, 극기훈련장, 캠프파이어장, 생태학습장, 물레방아, 서바이벌 게임장, 산책로 등은 자신들의 부속 시설이고, 자신들이 관리한다고 명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만일 이런 시설까지 수련관의 관리대상이라면 시설 투자비는 73.5억원에 그치는게 아니라 100억원을 초과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괴산군청에 괴산청소년수련관 이외의 인공건조물의 내용과 조성비용을 알려달라고 정보공개청구를 하였습니다만 돌아온 답변은 간단합니다. 괴산청소년수련관 이외의 시설물은 괴강관광지 조성공사의 일환으로 만들어지는 것이랍니다. 즉 괴산청소년수련관과 무관하다는 것입니다. 정말일까 하고 그 답변에 의문이 들었습니다. 괴산청소년수련관측에서는 수련관과 부근의 시설들을 자신들이 관리 사용하는 시설물이라고 분명히 밝히고 있습니다. 설령 괴강관광지 조성공사의 일환으로 조성된다는 말을 믿는다 하더라도 사람이 상주하면서 관리하는 곳이 그곳뿐이라면 실제로 이런 시설물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누구이겠습니까? 결국에 이런 시설물들도 괴산청소년수련관의 사적 소유로 변질되어 운용될 가능성이 큰 것이며, 괴산 사람들은 그들의 허락을 받고서야 그 시설들을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물론 허락도 쉽게 안해주겠지만...

 

지금까지 장황하게 나열한 것들을 정리합니다.

결과적으로 73.5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자하였지만 실제로는 괴산청소년수련관 수탁자의 배만 불리게 되었습니다. 평균 9억원의 수입을 올리는 단체에게 임대료조차 받지않고 공짜로 수련관을 사용하게 하고 있는 괴산군청의 처사는 무슨 말로도 설명될 수 없습니다. 게다가 그 시설들이 괴산청소년수련관의 사적 소유로 변질되어버린 상황에서는 괴산군민 입장에서는 그림의 떡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괴산군의 땅이지만 국립공원관리공단의 지배영역이 되어버린 화양동계곡 등과 같은 상황인 것입니다. 괴산군청에서 국민의 혈세를 수련관에 투자하였지만 돈은 엉뚱한 사람이 벌어가는 이 구조가 그리 쉽게 납득되는 문제이겠습니까? 이와 더불어 괴산청소년수련관의 설립취지가 괴산지역 아동들의 방과후 활동에 대한 지원만이라면 수련관을 지은 의미는 몰각될 뿐더러 그것은 '괴산 청소년문화의 집'만으로도 충분히 그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세울 필요가 없는 것을 세운 것입니다.

 

여기에 결론이 나옵니다.

차제에 우리는 괴산청소년수련관의 운영방식을 재고해야만 합니다. 임대료를 공짜로 해주며 수탁자만 일방적으로 배불리는 민간위탁 방식은 앞으로 지양해야 합니다. 그 대신에 많은 사람들이 머리를 맞대고 논의하되 직영 방식으로 전환해야 할 것입니다. 물론 민간위탁의 경우보다는 수입이 많이 줄겠지만 군청의 입장에서는 새로운 수입이 생기게 될 것이고, 민간의 입장에서도 새로운 고용창출의 기회가 되기도 할 것입니다. 그 구체적 운영도 공직자보다는 괴산지역에 거주하는 전문가를 계약직으로 초치하여 효율적이고 유연성있게 '경영'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만일 이런 것조차 받아들이기 어려우면 공공위탁 방식으로라도 가야할 것입니다. 그리고 괴산청소년수련관 관내의 시설물은 괴산지역 주민들이라면 자유롭게 이용하고 활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73.5억원 이상의 국민혈세가 들어간 시설물의 공공적 운용에 합당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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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수련관 운영실태현황(한국청소년수련.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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