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이대근을 기억합니다
2009년에 경향신문의 이대근 기자는 이른바 '노무현 3종셋트'를 씁니다.
우선, 그는 그해 4월에 '굿바이 노무현'이라는 칼럼을 남깁니다.
[이대근 칼럼]굿바이 노무현 -(2009-04-15 18:09:48)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4151809485&code=990339
검찰이 불러주는대로 받아쓰며 '노무현의 죄'를 성토하다가 "돈받은 본질은 달라지지 않"으니 "자신이 뿌린 씨앗 거두고 가길" 바란다고 엄중하게 경고합니다.
그리곤 마지막에 다음과 같은 글로 끝을 맺지요.
"그렇다면, 노무현 당선은 재앙의 시작이었다고 해야 옳다. 이제 그가 역사에 기여할 수 있는 일이란 자신이 뿌린 환멸의 씨앗을 모두 거두어 장엄한 낙조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그러다가 5월에는 정반대의 감성적인 논조로 글을 이끌어갑니다.
[이대근칼럼]덕수궁 돌담길의 초혼(招魂) -(2009-05-27 18:04:01)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5271804015&code=990339
여기서 그는 "죽음으로써 살아난 '서민의 벗'"이라느니 "수백만의 노무현으로 부활하자"느니 하면서 그 전에 쓴 글과 매우 상이한 글을 써댑니다.
4월과 5월에 쓴 글에 대한 거센 비판이 부담스러웠던지 6월에는 그에 대한 자신의 변명이 가득 담긴 글을 씁니다.
[이대근칼럼]노무현의 마지막 선물 -(2009-06-14 18:06:06)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6141806065&code=990339
"위대한 노무현 정신"이라는 과도한 단어까지 써가면서도 한편으론 "새 우상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아주 드라이한 이성적인 이대근으로 다시 돌아옵니다.
그 당시의 그 이대근을 보면서, 그리고 그 이후 이어지는 그의 글을 읽으면서 어느덧 저는 그에게 '굿바이 이대근'을 외치고 있었습니다.
그는 언제나 진보세력과 진보적 가치에 대해 엄밀한 잣대를 들이댔고, 자신만이 정의의 기준이라고 생각해서 그랬는지 잦은 훈수와 일방적 가르침을 쏟아내곤 했습니다.
듣기에 거북했지만 그는 어느새 '권력'이 되어있었고, 진보의 '푯대'처럼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작금의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경선부정의혹사태을 겪으면서 그와 경향신문은 여느 언론보다 강한 논조로 그들을 꾸짖고 가르쳤습니다.
물론 언론이라면 당연히 해야할 역할이었지만, 한편으로는 똥묻은 개가 겨묻은 개를 나무라는 격이라는 걸 알게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최근 최고경영진 공모절차를 밟고 있는 경향신문에서 현 사장과 편집국장, 전략기획실장 등 핵심간부들이 연루된 ‘부정선거’ 의혹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현 사장을 재선시켜서 자기편이 계속 회사를 지배하려는 의도에서 편집국장 이대근이 주도한 것이었습니다.
그는 “만약 강 선배가 나온다면 내가 가진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막겠다.”는 말을 2~3차례나 반복했다고 하며, 또 “강 선배의 응모가 조직의 안정을 해친다.”는 말까지 했다고 합니다.
평소 친한 후배들로부터 겁박을 당했으니 그 당사자는 엄청 충격을 받은 모양이었습니다. 결국 사장 응모를 포기했으니 말입니다.
흔한 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말이 여기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모양입니다.
자신은 남을 겁박하면서까지 자신들의 기득권을 누리려고 하지만, 통합진보당이 그렇게 노는 꼴을 못보는 거지요...
이대근의 그런 언행이 계속 뇌리에 남는 건 그가 그만큼 엄중하게 남을 책망했기 때문일텐데, 이제는 자신도 잘 들여다봐야 할 것 같네요...
그가 어디 비판할 데 없나 하고 눈을 부라리고 있겠지만, 저도 두눈 시퍼렇게 뜨고 그가 제대로 보고 있는지 감시할 겁니다. 주우욱~~~
http://www.mediau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4949
<미디어스> 2012-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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