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낭송] 이생진 - 그리운 바다 성산포(박인희 낭송)
일출봉에 올라 해를 본다 아무생각 없이 해를 본다
해도그렇게 나를 보다가 바다에 눕는다
일출봉에서 해를 보고나니 달이 오른다
달도 그렇게 날 보더니 바다에 눕는다
해도 달도 바다에 눕고나니 밤이된다
하는 수 없이 나도 바다에 누어서 밤이 되어 버린다
날짐승도 혼자 살면 외로운 것
바다도 혼자 살기 싫어 퍽퍽 넘어지며 운다
큰산이 밤이 싫어 산짐승 불러오듯
넓은 바다도 밤이 싫어 이부자리를 차내버린다
사슴이 산 속으로 산 속으로 밤을 피해가듯
넓은 바다도 물속으로 물속으로 밤을 피해간다
성산포에서는 그 풍요 속에서도 갈증이 인다
바다 한가운데에 풍덩 생명을 빠뜨릴 순 있어도
한 모금 물을 건질 순 없다
성산포에서는 그릇에 담을 수 없는 바다가 사방에 흩어져 산다
가장 살기 좋은 곳은 가장 죽기도 좋은 곳
성산포에서는 생과 사가 손을 놓치 않아 서로 떨어질수 없다
파도는 살아서 살지 못한 것들의 넋
파도는 살아서 피우지 못한 것들의 꽃
지금은 시새워할 것도 없이 돌아선다
사슴이여 살아있는 사슴이여
지금 사슴으로 살아 있는 사슴이여
저기 저 파도는 사슴 같은데 산을 떠나 매 맞는 것
저기 저 파도는 꽃 같은데 꽃밭을 떠나 시드는 것
파도는 살아서 살지 못한 것들에 넋
파도는 살아서 피우지 못한 것들의 꽃
지금은 시새움도 없이 말하지 않지만
출처 : 석냥다리
글쓴이 : 석냥다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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