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인생을 허비한 죄 

 

최근에 영화 빠삐용(Papillon)을 다시 봤습니다.
30년만에 보는거라 그 당시의 감동과 감흥이 되살아나지 않을까 염려했지만 세월의 흐름은 장애가 되질 않더군요.
자유를 향한 갈망이라는 이 영화의 대주제 속에서 피어나는 인간애를 깊이있게 다뤄주고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에는 전에 인식하지 못한 특별한 말이 나를 사로잡네요.

빛을 볼 수 없는 토굴 독방 속에서, 그리고 구타와 굶주림의 절망 속에서 빠삐용은 꿈에 저 세상의 심판자(하느님?)를 향해 자신의 무죄를 절규합니다.

하지만 그는 차갑게 응답합니다.

“물론 살인과는 상관이 없지. 그러나 너는 유죄야. 인생을 낭비한 죄. 인간으로서 가장 큰 죄지!”

젊은 날을 금고털이로서 아무렇게나 보내버리고, 끝내 이처럼 감옥의 독방에 갇혀버린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면서 빠삐용은 고개를 떨어뜨리며 참담하게 고백합니다.

“그래, 나는 유죄다! 나는 유죄야! 나는 세월을 낭비했다.”

인생의 후반기를 달려가는 나를 돌아봅니다.
나도 인생/시간을 허비하진 않았는지...
허비하거나 허비하지 않은 인생은 또 뭔가...
아직 답은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