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여하지 않는 단체를 향한 관심은 때로 불편하다.
무엇보다 내부사정을 잘 알지 못하기에 평가의 대상이 되기에도 적합하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지껄이는 이유는 그것이 같은 지역공동체에 속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적어도 그것만으로 용인되는 공동체이길 바라면서 하는 말이다.
'지역주민의 민주적인 의식을 키우고, 소통과 나눔의 장을 마련'함으로써 '괴산지역의 균형발전과 지역통합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출범한 언론협동조합.
이것이 내가 아는 괴산 느티나무통신의 기본 의도였다.
그런 지역언론이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그 누구보다 기뻤다.
아마도 내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이었는지 그 기쁨은 첫 예비모임에서 깨지고 말았다.
언론의 기본적인 틀에 대한 논의가 거기서 이뤄지리라고 기대한 나의 예상과 달리 섹션 분할과 조직 인선 등 이미 모든 것이 결정되어 있었다.
사실 그 모임은 논의의 차원이 아니라 '추인' 내지 '통보'의 성격이 짙었다.
'괴산군청에 대한 비판적인 견해도 실었으면 좋겠다'는 내 견해에 대해, 이는 언론이 자리가 잡힌 후에 해도 된다는, 책임자로 선임된 자의 설명으로 단칼에 잘렸다.
이미 그런 것까지 결정된 상태에서 더 이상 무엇을 말할 수 있단 말인가...
나중에 다른 책임자에게 출범 당시의 문제점들에 대해 말할 기회가 있었는데, 그의 응대는 매우 가혹했다.
'출자금 돌려주랴...'
'임원이 되지 못해서 그렇냐...'
벌써 만4년이 지나고 있다.
엊그제 느티나무통신 사이트를 들어가보곤 적지아니 놀랐다.
언론 자체에서 취재한 기사는 거의 안 보였고, 괴산군청에서 보내준 보도자료로만 도배되어 있었으며, 두어사람의 수필같은 기사만 올라와 있었다.
물론 괴산군청에 대한 비판기사는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었고...
과연 이것이 언론인가 싶었으니, 괴산주민의 여망을 좇아 출범한 느티나무통신은 여느 블로그만도 못한 채 그렇게 찌그러져 있었다.
안타깝기만 하다.
괴산 느티나무통신,
어찌 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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