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도 뜨기 전에 서둘러 빠져나온 동막골에도
이제 붉은 저 달은 찬찬히 동마루에 떴으리라.
설령 저 달이 견딜 수 없이 중천에 밝아지더라도
두 부부가 못견딜 사랑을 할른지는 난 알 수가 없네.
달이 지나가는 나뭇가지마다 시간을 재며
서로의 귀밑머리 하얗게 세어가는 동안
내가 두고 온 술 한잔을 마저 마시며
달이 온전히 차오르기를 기다릴지도 모르지.
이미 그 달 오래 전에 둥글어지고 둥글어져
동막골 고요한 우물 속에 잠긴 줄도 모르고...
- 2016. 9. 14. 정상일 짓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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