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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산인 이야기/마리산인 마음

동막골의 달-정상일

by 마리산인1324 2017. 2. 25.


달도 뜨기 전에 서둘러 빠져나온 동막골에도

이제 붉은 저 달은 찬찬히 동마루에 떴으리라.

설령 저 달이 견딜 수 없이 중천에 밝아지더라도

두 부부가 못견딜 사랑을 할른지는 난 알 수가 없네.

달이 지나가는 나뭇가지마다 시간을 재며

서로의 귀밑머리 하얗게 세어가는 동안

내가 두고 온 술 한잔을 마저 마시며

달이 온전히 차오르기를 기다릴지도 모르지.

이미 그 달 오래 전에 둥글어지고 둥글어져

동막골 고요한 우물 속에 잠긴 줄도 모르고...


- 2016. 9. 14. 정상일 짓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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