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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시·글

[시] 진내천길가에서 /윤승준

by 마리산인1324 2007. 1. 14.
 

진내천길가에서

 

 

 

구수한 메주라도 걸린걸까

사람들은 손을 올리기 시작했다.

반듯한 네모 안 황새 한 쌍

개 짖는 소리 들릴세라

휘청거리는 네 다리는 그러나 재빨랐다.

무덤가에 종이 울리고,

숨죽인 강가로 배 골은 개떼들이 몰리면

뻣뻣한 가지로 걸려든 풍선은

더러운 입김으로 가득 채워진다.


마침내, 장님은 문을 연다.

깜빡이는 순간 허리는 굽혀지고

해를 바라는 꽃잎이 한 곳을 향했다.

이내 종소리는 바쁘지만,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흩어진 풍선들이 모여들 즈음

사람들은 한둘 손을 내린다.


흰 연기 속엔 여전히 외길 뿐이다. 

 

 

 

윤승준

/괴산에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