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내천길가에서
구수한 메주라도 걸린걸까
사람들은 손을 올리기 시작했다.
반듯한 네모 안 황새 한 쌍
개 짖는 소리 들릴세라
휘청거리는 네 다리는 그러나 재빨랐다.
무덤가에 종이 울리고,
숨죽인 강가로 배 골은 개떼들이 몰리면
뻣뻣한 가지로 걸려든 풍선은
더러운 입김으로 가득 채워진다.
마침내, 장님은 문을 연다.
깜빡이는 순간 허리는 굽혀지고
해를 바라는 꽃잎이 한 곳을 향했다.
이내 종소리는 바쁘지만, 그리 오래가지 않는다.
흩어진 풍선들이 모여들 즈음
사람들은 한둘 손을 내린다.
흰 연기 속엔 여전히 외길 뿐이다.
윤승준
/괴산에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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