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만드는 친환경생활 - 태평농법
이영문(태평농법으로 농사짓는 농민)
1. 선조들의 지혜
‘고정관념을 깨라’
고정관념을 깨어야 우리의 문화를 되찾는다. 우리는 장기적으로 상업적인 적에게 세뇌되어 이미 우리 몸 속에서는 피가 마르고 있다. 1차 산업인 농업을 보자. 농민이 생산하는 농산물, 그 농산물이 우리의 것인가? 수입된 종자에 수입된 화학거름 등 온갖 수입자재, 수입농기계 등에 맞춰서 재배를 하고 수출국이나 수입상들은 종자의 경우 우량종자, 신품종이라는 미명하에, 기구와 기계의 경우 신기종, 신제품, 신소재라는 등의 이름으로 과대 포장으로 우리를 현혹시키고 있다. 심지어 정부는 이것을 구입하는 데 돈까지 지원하고 있다. 게다가 더욱 심각한 것은 우리의 농산물 씨앗은 거의 없고 생산한 농산물에서 씨를 채취해 다시 심으면 그 작물은 설농한다는 것이다. 즉 수입 육종한 종자는 F1으로만 재배가 가능하고 F1에서 씨를 채취한 F2는 재배가 불가능하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러므로 농사를 짓기 위해서는 품종을 육종 개발한다기보다는 장기적으로 종자장사를 해먹겠다는 것이 그들의 목적이다. 또한 그들은 종자를 팔아먹는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그것을 심고 가꾸는 데에는 화학비료, 약제 등을 사 써야 하게끔 되어 있으며 우리 농민들은 이렇게 농사짓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많이 배운 사람들을 믿고 따르는 우리 농민들의 천심을 악용하여 그들이 세뇌시켜 놓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깊이 생각하고 반성하여야 한다. 생명의 바다가 우리에게 먹을 것을 마냥 주고 있지만, 우리는 그 바다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 그 생명의 바다는 인간에게 최소한의 양심을 바랄 뿐이다. 굴을 따는 것을 예로 보면, 일년 내내 우리가 먹을 굴을 따고 껍질을 바다에 돌려주기만 하면 껍질에 굴이 다시 붙어살고, 껍질이 물도 정화하며, 이외에도 우리가 모르는 무엇인가 좋은 작용을 해 줄 것이다. 그러나 인간은 대량 생산을 위한 앞선 기술이라는 미명아래 대단위로 양식함으로서 바다 생태계를 파괴해 왔으며 , 세월이 흐른 지금 바다가 오염되어 양식조차도 잘 안되고 있다. 그리고 수온이 높을 때에는 이것조차도 먹지 말라고 하고 있다.
우리의 토양도 예외는 아니다. 인간이 먹을 것만 가져오고 먹지 않을 것은 흙에게 되돌려주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인간이 먹지 못하는 것도 가져와 버려 흙이 계속 뺏기기만하니 흙은 점점 죽어가고 있는 것이다. 하물며 인간이 흙을 잘 모르고 흙을 살리겠다고 화학제를 투입하여 흙의 죽음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금이라도 자연을 바로 보는 눈을 가져야한다. 환경이 파괴되어 아주 조금씩 재앙이 시작하는 지금, 우리 인간은 마음이 다급해져 환경보호라는 이름하에 환경농업이다, 생태계농업이다, 지속농업이다며 온갖 말들을 붙여가며 새로운 농법들을 시도하고 있으나 이들 농법에도 양면을 다 보아야 한다.
이 세상의 처음 주인은 식물일 것이다. 지금의 주인은 인간일까? 동물이 세상의 주인이라면 식물의 진짜 생태를 잘 알아야 하며, 이해를 잘 해야 공존할 수 있을 것이다. 일부 인간이 이름 붙인 벼논의 잡초 피를 보라. 이것을 죽이겠다고 수년간 식물전멸약이나 선택성 제초제 등을 흙에 투입하여도 죽이지 못했다. 그러나 인간이 파괴를 하지 않고 3년이상만 자연에게 맡겨두면 살아있는 흙에 ‘피’ 한포기 없는 흙으로 새롭게 만들어진다는 것을 우리 인간은 알아야 한다. 자연은 인간이 죽인 흙을 살리게 하기 위해서 피를 나게끔하는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모든 식물의 씨앗은 뿌리부터 나오는 것(발아)이 원칙인데 체계화, 과학화한 재배법은 순부터 나오게 하는(출아) 기형으로 재배하고 있는 것이다.
2. 태평농법의 과학성(단작이 아닌 윤작)
경비와 노력을 적게 들이면서 효과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영농방법으로 본인이 붙인 이름인데, 여기서 무경운 2모작 산조직파 재배법의 과학적인 근거를 설명하고자 한다.
가. 무경운(생물학적인 경운)
논밭을 갈지 않아도 미맥의 뿌리에 의해 흙 속에 산소가 통하고 배수가 잘 되는 토질이 되며, 지속적으로 유기물이 자연적으로 공급된다.
○ 흙은 물빠짐이 잘 되고, 산소가 잘 통해야 건강한 먹거리를 재배할 수 있다.
○ 흙을 물리적으로 파괴하면, 자연은 이를 복구하기 위해 자생초를 발아시킨다.
○ 흙을 물리적으로 경운하면 일시적으로 부드러우나, 생물학적으로 경운하면 지속적으로 부드러워진다.
나. 짚 피복과 제초효과
5~6월 맥류 수확때 쯤이면 자생식물이 이미 나 있으나 맥류의 군락 속에 있기 때문에 아주 연약하게 도장되어 있다. 이 때 알콜을 수확하면서 볍씨를 파종하고, 그 위에 맥짚을 피복하면 피복층 아래는 광선이 차단되고, 삼투압 작용으로 고온다습하여 사생식물은 전멸하고 볍씨는 고온다습한 맥짚 아래서 건강하게 발아하게 된다.
다. 무시비
벼, 보리, 밀짚이나 뿌리에 미생물이 왕성하게 활동하여 유기질이 충분히 공급되며 무경운 건답 표면직파라는 특수성으로 씨앗은 극히 정상적으로 뿌리부터 먼저 나와 튼튼해진 뿌리는 지속적으로 충분한 영양분을 흡수할 수 있다. 비료가 불필요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앞 작물의 뿌리가 썩으면서, 산소 공급이 양호하고 피복물에 의하여 서서히 유기질 양분이 공급됨과 동시에 토양을 죽이는 제초제 처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미생물의 왕성한 활동으로 토양이 부엽토화하게 된다. 또한 발아할 때 순보다 뿌리가 먼저 나와 튼튼하기 때문에 땅속의 양분과 수분 흡수력이 증대되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다. (이때 파종 후 20일부터 담수하되 5~10일 주기로 물을 때주면 호기성, 혐기성 미생물이 죽고 살기를 반복하여, 이들이 영양분이 되어 작물이 잘 자란다.)
라. 무농약
자연농법을 반복함으로 작물의 환경적응성(내성)이 증가되며, 짚피복층 아래 서식하는 천적이 자연적으로 방제하여 주나 농약이 불필요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N.P.K외에도 피복된 유기질 거름과 땅속의 미생물 활동으로 생기는 미량요소를 충분히 흡수함으로서 작물이 병충해에 대한 충분한 내성을 가지며, 농약을 처리하지 않으므로 영양소의 조화가 유지되며, 해충들의 천식들이 자연적으로 방제를 대신해 준다.
바. 짚 부숙
맥류짚에 한낮의 태양이 내리쬠과 밤이슬의 내림이 반복됨으로서 미생물이 활동하기 좋운 환경이 유지되어 부숙이 빠르다. 또한 볏짚의 경우에도 맥류 파종 후 건답상태가 계속되므로 호기성 미생물에 의해 부숙이 되며, 특히 무경운근답직파 재배농법 자체가 농약을 치지 않기 때문에 미생물의 활동이
왕성하고 유기물의 부숙이 빠르다. 볍씨가 발아하는데 필요한 수분 흡수량은 약 23% 정도로 땅속의 수분과 이슬에서 충분히 흡수할 수 있고, 보릿짚이 피복되어 건조상태를 막을 수 있으며 산소가 충분한 조건에서 어린 뿌리가 먼저 나므로 유모 정착이 좋고 입모율이 높다.
사. 맥류 비배관리 불필요
3월 중순경이 되면 맥류의 뿌리 특성상 파종 부분이 3~5cm정도가 높아지므로 별도의 비배관리가 필요없다.(단 저습답에는 맥류 파종 직후 배수로를 적당한 거리에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아. 5~6월 상순경 맥류 수확과 동시에 콤바인 부착용 파종기를 이용하여 볍씨를 파종하고 맥류짚으로 피복하므로 수확과 동시에 벼파종이 되고 파종 후 약20~30일경 물을 대어주면 좋다. 이때 별도로 시비나 제초제 살포 또는 농약을 뿌릴 필요가 없고 가을 수확때 맥류를 동시에 파종하면 된다. 맥류 또한 별도시비, 비배관리가 필요없이 농사짓기가 매우 편리한 자연농법이다. 다만 맥류수확 동시에 볍씨파종을 한 후 잡초가 맥류짚에 의해 덮히지 않으면 피복 또는 제초작업을 해야 한다.
자. 1모작은 5~6월에 경운기 등 주행기계를 이용 또는 손뿌림으로 파종을 하고 토양오염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제초를 하면 자생초가 죽으면서 볍씨를 피복한다.
차. 버드나무, 무궁화를 심는다.
두 나무는 먹이사슬이 되는 해충과 익충의 공생처가 된다. 또한 버드나무는 강풍을 약풍으로 바꾸거나 바람 한 점 없고 작물이 잘 자라지 않는 여름 한 낮에 기류를 형성시켜 작물의 동화작용을 도우며 잎은 물에 떨어져 다량의 자연질소를 발생시킨다.
카. 가로수로는 배나무 90그루, 버드나무 3그루, 무궁화 6그루, 복숭아 90그루를 중간에 심어 천적들이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변의 조경수, 가로수로서 소득을 올리고 환경친화적인 건강한 거리가 된다.
타. 태평농법: 논에서의 작부체계
논에는 10월 상순 벼 수확과 동시에 맥류를 파종하고 미리 9월 중순경 천연포트를 이용한 김장배추의 모종을 맥류가 파종된 곳에 40cm~50cm
간격으로 정식함으로서 논에서의 3모작이된다. 여기서 배추의 특성을 보면 잎수가 약 90장, 생육일수 약 90일이며, 우리는 이것으로 만든 김장김치를 약 90일 동안 먹는다.
파. 태평농법 밭에서의 작부체계
첫째, 농약을 사용하지 말 것
둘째, 비닐 피복을 하지 말 것
셋째, 작물의 궁합(호환성)을 맞출 것(마늘=상추, 양파=시금치, 고구마=참깨, 무=배추)
이 10가지 작물들 중 한 포장에서 년 6작물을 무경운으로 재배할 수 있다.
(예 : 가을에 마늘을 심고 자생초 피해를 막기 위해 상추씨를 산파한다. 마늘 수확 때까지 상추는 계속 수확한다. 마늘을 수확하면, 그 자리에 올감자를 심고 올콩을 산파한다. 장마 전에 감자를 수확하고 그 자리에 고구마 순을 이식한다. 장마가 끝나면 참깨를 산파하고 15일 이내에 콩을 수확한다. 이와 같이 두 가지 작물을 동시 간작하면 작물들끼리 호환성이 있기에 풍작이 된다.)
3. 결론
이상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태평농법은 기존 농업지식체계를 비판하고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존중하며, 선조들의 지혜와 자연의 순환원리를 이용하는 농업기술이다. 본인은 이러한 농업을 수년간하고 있으며 그 동안의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가. 기술적 측면
기술적으로 태평농법은 기존 농업기술체계와 아주 다른 부분이 많다. 자생초 방제체계,시비체계, 경운체계, 관계체계 등에 기존 농업기술과는 다른 방법들을 이용하고 있다. 경제적 손실이 없는 한 자생초를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는 점, 화학비료를 전혀 쓰지 않는다는 점, 무경운 상태로 유지하면서 볏짚과 밀짚을 전량 피복한다는 점 등이 크게 다르다. 좀더 노력하여야 할 부분은 완벽한 자생초 방제와 수확량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보완해야 할 것이고, 특히 연차간 수량변화가 크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량을 보장할 수 있는 태평농법 기술의 안정성에 역점을 두어야 한다.
나. 경제적인 측면
태평농법의 경제성은 매우 좋게 나타나고 있다. 도시인들의 유기농산물에 대한 선호도가 좋아지고 유기농산물의 가격 차별화가 실질적인 수입을 증대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도시 소비자 단체와의 직거래체계를 구축하게 되면, 소비자 단체가 농장을 방문하여 현장에서 생산과정을 통하여 의견을 교환할 수 있고, 유기농산물에 대한 소비자들의 신뢰감을 증가시킬 수 있다. ‘농업도 경영이다’라는 말에서 의미하듯이 태평농법은 투입되는 노동력, 종자, 비료, 농약 등의 비용이 최소화되기 때문에 다른 어떤 농업에 비하여 그 경제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 사회적 측면
우리 나라 농촌에서는 귀농자를 맞이할 준비가 한창이다. 도시 근로자들이 농촌을 찾아와서 농업기술을 익히고 농업인이 되겠다는 일에 대하여 농촌에서는 고무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귀농을 하여 기존의 농업기술체계를 고수한다면 여러 가지 문제에 부닥칠 수 있다. 그러나 태평농법으로 시작하게 되면 여러 가지 잇점이 있다.
첫째로, 태평농법은 고가의 농기계를 구입할 필요가 없는 농법이다. 무경운 직파재배체계에서는 콤바인만이 필요하다. 만약 콤바인을 구입하지 못하더라도 이웃 농가의 콤바인을 빌려서 사용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있는 농법이다.
둘째로, 태평농법은 일반 소비자들의 무공해/저공해 농산물에 대한 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농법이다. 무비료, 무농약 쌀 생산과정을 현지에서 소비자 단체가 확인하게 되고 생산물에 대한 수요를 결정하게 되면, 생산자는 안심하고 생산물의 판로를 확보하게 된다.
결론적으로 태평농법은 여러 가지 보완해야 할 사항이 있겠지만, 현재 우리 나라의 농업여건을 고려할 때 상당히 경제적으로 주곡을 생산하고 수요를 창출함으로써 적은 자본으로 건강한 먹거리를 효과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은 순수한 선조들의 지혜를 이용하여 개발한 태평농법의 기술이 학술적으로 평가되고, 미비한 점들을 보완할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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