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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이야기/농업정책

농촌발전 대안모델 농업클러스터 <5> 국내 모범사례(국제신문 060928)

by 마리산인1324 2007. 1. 17.

 

<국제신문> 2006/09/28 20:39

http://www.kookje.co.kr/news2006/asp/center.asp?gbn=sr&code=2500&key=20060929.22010203931&sword1=농업클러스터&sword2=

 

 

 

농촌발전 대안모델 농업클러스터 <5> 국내 모범사례


품질관리 소홀 농가 가차없이 퇴출
경북한우클러스터 우수 형질 DNA 분석 품종개량에 활용
안성마춤클러스터 쌀 인삼 등 5개 품목 브랜드 성공 예감
보성녹차클러스터 벼농사 5배 소득… '명품화' 착착 진행

 
  경북한우클러스터사업단이 좋은 암소를 구별해 내기 위해 생체초음파를 이용, 등심의 육질을 분석하고 있다.(위) 보성 녹차는 대량생산과 대량가공을 통해 대중화됐다. 보성의 한 녹차밭에서 농민들이 차잎을 따내고 있다.(아래·보성녹차클러스터 사업단 제공)
이제 걸음마를 시작한 농업클러스터 사업에서 완성된 성공 사례를 찾기란 아직 이르다. 하지만 '될 성부른 떡잎'이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 농림부의 설명이다. 농림부는 경북한우클러스터, 안성마춤클러스터, 보성녹차클러스터 등을 주목하고 있다. 안성 보성은 기존 사업을 클러스터사업으로 계승한 경우지만 경북은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나가고 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경북한우클러스터=20개 클러스터 중 제주와 함께 도가 직접 관리하는 유일한 클러스터다. 알고보면 경북은 한우의 메카다. 경북이 생산해내는 한우는 전국 생산량의 25%나 된다. 경주는 전국 시군 중 전업 농가가 가장 많은 곳이고 영천 영주 안동 문경 등도 고품질의 한우를 생산해내고 있다. 하지만 횡성한우, 언양불고기, 수원갈비 등에 비해 어딘지 쇠고기의 이름값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 고만고만하지만 특출난 한우가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고 고기질만 믿고 마케팅을 게을리한 탓인지도 모른다.

이같은 배경에서 경북이 택한 것이 '한우 네트워크'였다. 기왕이면 한우 사육 및 유통 시스템을 획기적으로 바꿔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시켜보자는 야심에서 '한우클러스터'는 시작됐다.

여정수 경북한우클러스터 사업단장(영남대 교수)은 "경북한우의 우수한 형질을 DNA분석기술로 분석해 이를 생산이력 추적시스템과 우수 품종 개량에 활용해보자는 것"이라면서 "브루세라, 광우병 등 유해 질병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어 식품 안전에도 획기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업단은 이미 200여 전업농가 2만 마리의 한우에 대한 DNA 데이터베이스 사업을 완료해 송아지부터 도축까지 모든 자료를 확보해놨다. 경북도내 23개 시군 중 20개 시군 17개 축협이 참여하고 있으며 경북도는 한우지원계를 만드는 등 10대 핵심공약으로 선정,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경북한우클러스터가 결정한 브랜드는 '참품한우'다. 참품한우는 청정한우로 참여농가는 전두수 검사를 거친다. 만약 1마리라도 브루세라가 발견되면 해당 농가는 6개월간 클러스터 가입이 유보된다.

DNA 신기술을 활용한 클러스터이다 보니 지역 대학의 역할이 크다. 특히 국내 유일의 영남대 한우최고경영자대학원에서 배출된 축산인들이 선진시스템을 받아들이는 선봉장역할을 하고 있다.

▲안성마춤 클러스터=남들은 한개의 품목을 대표브랜드로 키우기도 힘들다는데 무려 5개의 품목을 최고 브랜드로 만든 곳이 있다. 경기도 안성시다.

안성시는 쌀 배 포도 인삼 한우 등 5종의 농축산물에 '안성마춤'이라는 공동브랜드를 붙였다. 국내 농축산물 브랜드에 대한 개념조차 미미하던 지난 1998년 안성마춤은 특허등록됐다. 안성이 브랜드 확보에 나선 것은 수도권에서 1시간 거리라는 지리적 조건 때문. 목전에 둔 최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지자체가 선도했던 사업인만큼 지금도 지자체의 입김이 강하다. 안성마춤클러스터의 총괄책임자는 이동희 안성시장이다. 브랜드 소유권은 안성시가 갖고 있지만 사업권은 12개 지역농협으로 구성된 '안성지역농협사업연합' 몫이다. 농가조직, 상품화, 브랜드 관리, 시설관리까지 모두 이들이 담당한다.

안성마춤 브랜드의 장점은 역시 품질이다. 5종 모두 전국 품평회에서 한차례 이상 대상을 받았다. 지난 5월에는 과일류를 보관하는 '안성마춤 유통센터'를 완공하는 등 쌀, 축산물, 채소류에 대한 최신 산지 유통시설을 모두 갖췄다. 그결과 안성마춤쌀은 일반쌀보다 20%, 한우는 60% 이상 가격을 더 받는다.

브랜드 관리는 매우 엄격하다. 장세용 안성마춤클러스터 사업단 대리는 "안성마춤브랜드는 지자체가 조례를 정해 엄격한 품질관리와 브랜드 관리를 하고 있다"면서 "고품질 쌀이 아니거나 당도가 떨어지는 과실은 가차없이 브랜드에서 제외된다"고 말했다. 안성마춤클러스터는 가장 먼저, 가장 앞서가는 클러스터인만큼 어느 지역보다 성공할 확률이 높다는 게 농림부의 귀띔이다. 그러나 문제도 있다. 5종 품목이 최고대접을 받기 위해서는 타 지역의 거센 도전을 모두 이겨내야 한다는 것. 이천쌀, 횡성한우, 금산인삼 등 한 개의 브랜드에 지자체의 역량을 모두 붓는 파상공세 속에 안성마춤클러스터가 어떻게 성공신화를 이어갈 지 귀추가 주목된다.

▲보성녹차클러스터=지리적 표시 제1호. 보성녹차는 이미 국내 대표 녹차브랜드로 자리를 잡았다. 또 보성녹차밭은 대표적인 관광지로 떠올라 지난해에는 600만 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찾았다.

지난 2004년 기준으로 차와 관련된 매출은 5100억 원으로 벼농사(1100억 원)의 다섯배나 된다. 농업과 산업, 관광이 어우러진 보성은 농림부가 구상중인 '농업클러스터'에 가장 근접한 곳이다.

보성군은 녹차에 '올인' 한 상태다. 농림부의 녹차클러스터 이외에도 산업자원부의 보성차특화산업, 재정경제부의 녹차특구, 행정자치부의 신활력사업 등을 통해 집중적인 지원을 받고 있다.

보성녹차의 명성은 지역의 대규모 농가와 공장이 주도해왔다는 데서 다른 클러스터와는 다소 다르다. 행정력보다는 시장성을 내다본 민간의 힘이 컸다는 말이다. 이때문에 영세농가가 많은 타 지역에 비해 단합과 의사 교류, 전략 수립이 비교적 쉽다는 것이 장점이다. 실제 생산자협의회는 클러스터의 사업비와 자조금으로 연구, 홍보 등을 자발적으로 해나간다. 여러모로 프랑스 보르도 지역과 매우 닮았다는 평이 나오는 것도 이때문이다.

'잘나가는' 보성녹차지만 해결해야할 과제도 적지 않다. 대중화는 선점했지만 명품 브랜드는 아직 선점하지 못한 것이 약점으로 꼽힌다. 야생녹차의 경남 하동과 청정 제주녹차가 잇따라 전국 품평대회에서 수상하며 '녹차 왕국 보성'의 위상을 흔드는 것도 이때문이다. 이와 함께 값싼 수입차의 공세도 부담스럽다.

보성녹차클러스터는 품종개량과 기계화를 통해 이같은 국내외의 도전을 떨쳐버린다는 전략이다. 김정운 전남농업기술원차연구시험장 육종재배연구실장은 "재배지침서인 친환경 녹차재배 메뉴얼이 완성돼 농가에 보급되면 보성녹차의 안전성과 품질관리 수준이 한 단계 높아질 것"이라면서 "품종 개량도 상당 부분 진행돼 이미 육성된 7개 품종을 농가에 보급하는 단계에 와 있다"고 밝혔다.



# 여정수 경북한우클러스터 단장

- 생산 · 품질관리· 유통시스템
- 5년내 한국 표준될 것 확신

 
경북한우클러스터 사업단장은 여정수(사진) 영남대학교 자연자원대학 교수다. 대학 교수가 사업단장을 맡는 곳은 20개 사업단 중 경북이 유일하다. 그만큼 경북한우클러스터는 '신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절대적이라는 반증도 된다.

여 단장은 DNA분석기술을 이용한 생산이력추력시스템에 대해 "궁극적으로는 경북 한우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여 단장은 "지금까지 품종 개량이라고하면 사료와 사육 방법 개선만을 생각했다"면서 "생산자는 옻소, 매화소, 인삼소를 만들었다고 하는데 정작 소비자는 그 맛의 차이를 감별해 낼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고품질의 축산을 하려면 결국 시스템을 선진화해야 한다"면서 "유럽이 세계 수준의 축산 경쟁력을 갖춘 것은 생산 및 유통시스템이 철저하게 관리됐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시스템을 이식하는 만큼 부담도 크다. 클러스터 참여 농가는 도내 전업 농가의 12% 수준으로 자신을 믿고 클러스터에 참여한 이들을 위해서도 가능한 빠른 시간내 소득 증대를 이뤄야 한다는 부담이 있다.

여 단장은 "홈플러스, 이마트 등 국내 대규모 유통업체들이 우리 시스템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우리 사업단은 상대적으로 마케팅이 약해 농가이 이익을 극대화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안동한우, 영주한우처럼 이미 나름의 이름값을 갖고 있는 한우브랜드와 '참품' 브랜드를 어떻게 접목시킬 것인가도 문제다. 실제 안동시, 울진군, 울릉군 등은 이 사업에 참여하지 않았다.

여 단장은 "5년내 우리의 시스템이 대한민국 표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사업단을 법인화해 정부의 힘을 빌리지 않고도 자체 경쟁력으로 경북 한우의 개량, 관리, 유통을 책임지는 것이 사업단의 꿈"이라고 말했다.


취재 지원: 한국언론재단

경산=박병률 기자 brpark@kookje.co.kr 보성=김해연 기자 haykim@kookje.co.kr [2006/09/28 20: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