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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산인 이야기/마리산인 마음

공정한 언론에 대한 기대

by 마리산인1324 2007. 2. 10.

 

공정한 언론에 대한 기대

- 새충청일보가 초심을 회복하기 바라며 -



모름지기 언론은 공정해야 합니다. 한쪽의 입장과 견해만 전달한다면 그것은 언론이 아니라 그 쪽의 ‘찌라시’일 뿐입니다. 이 시대의 조선일보 부류의 신문이 그런 정도이겠지요. 여기 충북 지역신문에서도 그런 류의 흐름이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안그러마 하고 출발한 그룹의 논조가 슬며시 이상해진다면 한번쯤 생각해봐야 할 것입니다. ‘새충청일보’라는 신문이 그렇습니다.


그 ‘새충청일보’는 민족자본과 지역의 선각자들이 언론창달을 위해 창간했던 충청일보의 맥을 이어간다고 자부하는 언론입니다. 회사측의 전 직원 불법 정리해고와 법인청산이라는 언론사상 초유의 횡포에 맞서 10여 개월 동안의 투쟁을 거쳐 충청일보를 발전적으로 계승하여 새충청일보를 창간하였고, 건전한 소유구조와 운영시스템을 갖춰 지역민의 사랑을 받는 신문사로 거듭나려 한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한 연유 때문인지 창간정신으로서 “균형감각을 유지한 취재와 보도, 노동자・소외계층을 비롯한 약자를 대변함, 지방자치・지방분권・지역균형발전을 옹호하고 확장함, 진보적 사회개혁을 지향함, 독자의 권리강화와 참여로 언론개혁에 앞장섬” 등을 새 신문이 나아갈 지향이라고 적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작금의 괴산(槐山)에 관한 기사를 보고 있자니 갑갑한 마음만 가득합니다. 공정성이 실종되었고, 균형성이 상실되었으며, 소수자 보호라는 언론 고유의 기능도 사라졌습니다. 글을 잘 쓰고 못 쓰는 따위의 얘기도 아니고, 기자 개인을 흠집내려는 의도도 아닙니다. 과연 기자가 자신들 스스로가 내세운 새충청일보 본연의 언론 정신으로 글을 쓰고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할 뿐입니다.


기자는 최근 2월 8일자 ‘기자수첩’에서 “괴산군 발전에 초석이 될 수 있는 천금 같은 기회”라는 등의 극한적 표현을 쓰면서 찬성과 반대의 갈등이 있는 사안을 지극히 편향적인 시각으로 써내려가고 있습니다. 그는 더불어 “골프장이 조성될 경우 우선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야 한다”고 하면서 일방의 주장만 계속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골프장이 조성됨으로 인해 야기될 수 있는 자연적‧환경적 폐해와 지역 주민들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말입니다.


‘기자수첩’이 비록 기자 개인의 주관적 입장을 나름대로 쓸 수 있을지라도, 골프장 조성사업처럼 양쪽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있을 경우에는 보다 신중하고 조심해야만 한다고 봅니다. 게다가 ‘새충청일보’는 약자와 소외된 자들을 대변한다고 외치고 있는데, 기자는 그와 반대로 개발업자와 괴산군청 등 강자의 입장만 선명하게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골프장이 조성될 경우에 닥치게 될 순박한 농민들의 열악한 처지는 철저히 외면한 채로 힘있는 사람들을 변호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기자의 이런 식의 보도태도는 어제 오늘의 예가 아닙니다. “일부 주민들은 ‘군이 장연 골프장 재추진과 건립에 따른 필요성 및 타당성을 군민 앞에 공개하고 지역민들의 협의와 논의을 적극 유도해 합리적인 방안으로 해결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2006. 12.12)면서 골프장 건설의 타당성을 유독 강조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 기사에는 골프장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주장이 한 줄도 들어있지 않습니다.


언론의 존재이유는 무엇일까요? 약자와 소외된 자들을 위한 신문은 과연 없는 걸까요? 이번 일처럼 양쪽의 입장이 상충될 경우에는 양쪽의 주장을 공정하게 보도해주는 게 어려운 일인가요? 새충청일보와 기자에게 묻고 싶은게 너무 많은데, 조선일보 부류의 언론권력처럼 연약한 농민을 쉽게 손볼까봐 겁이 나서 그냥 조용히 묻어야 할 모양입니다. 이렇게 내 블로그에서 신세타령이나 하면서....


2007. 2.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