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7. 1. 22 -
사람이 어찌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있겠는가
2002년 겨울의 추억은 여전히 새롭다. 그 들뜬 마음을 달랠길 없어 공연히 팔에 힘도 줘보고, 작지만 큰(?) 소리도 질러보기도 했다. 대통령선거. 그 드라마틱한 뜨거운 이야기는 우리 시대를 지나 미래로 흘러가면서도 '새로운' 전설이 되리라.
하지만 그 후, 시간도 흐르고, 감각도 둔해지고, 열정도 스멀스멀 사라지고 만다. 내가 바라던 정책이 세워지지 아니하고, 기대하던 결단도 나오지 않으면서 나는 논에 처박혀 피만 열심히 뽑아댔다. 왜 그리도 피가 많던지, 뽑아도 뽑아도 그 넓은 논에는 피가 사라지지 않았다. 아마도 그 대통령과 함께 한다고 덤벼들었던 국회의원 그룹들 안에서도 그러지 않았을까?
색깔도 생각도 많이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용케들 지냈다 싶다. 되는 일도 없고 안되는 일도 없이 그들은 그렇게 끼리끼리 어울려서 잘도 지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자신들을 바라보며 독려하는 국민의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나보다. 그렇더라도, 그들은 그들이 말하는 '양심세력'의 말에 귀를 기울일 필요는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 말을 듣지도 않았고, 스스로의 양심에 따라 움직이지도 않았다. 오로지 허황된 '상생'의 기치 아래서 다른 그룹과 같이 놀고 있었다. 그것만이 살 길인 양 상대를 봐주면서 자신도 스스로의 양심에서 슬그머니 봐주고 있었던 것이다. 사학법이 악법이라고 우겨대는 그들의 말에 귀기울이다가 급기야는 넓은 아량을 발휘하여 그들의 견해를 수용하며 위로해주려 한다.
그 거대 그룹이 갈라진단다. 어쩌면 진즉에 그랬어야 할 일이었는지 모르지만 서로들 한마디씩 뱉어내는 말이 못내 아쉽게만 들린다. 자신들은 잘못이 없다며 대통령만 흠집내기 급급해하고, 그들이 자성하며 새로워지길 바라는 많은 사람들 마음에 생채기를 냈다. 비록 못났지만 그 대통령과 함께 하려는 사람들에게 퍼부어대는 말이 매섭기만 하다. "우리당의 창당시부터 지금까지 오로지 당내 권력 지분 투쟁에 몰두하면서 당을 국민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 세력"으로 규정하는 거대그룹 원내대표의 말은 참으로 많은 걸 생각하게 한다.
그렇다면 '당을 국민으로부터 멀어지게 만든 세력'은 과연 누구일까? 자기가 비난하는 그들의 책임만일까? 자신은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책임의 화살은 앞으로도 심히 난무하며 우리 마음 속에서 피를 흘리게 할 것 같다. 하긴 사람이 어찌 자신을 제대로 볼 수 있겠는가?!!
2007. 1. 22.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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