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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이야기/괴산 비평

학생중앙군사학교는 괴산군에 필요한가(070726)

by 마리산인1324 2007. 7. 26.

 

 

학생중앙군사학교는 괴산군에 필요한가




시위 현장에서


신기리ㆍ사창리 등 학생중앙군사학교 피해지역 주민들의 시위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경찰의 친절한 보호(?)하에, 군청 입구 주차장에 마련된 시위현장에는 늙수레한 아주머니와 아저씨들이 모여서 자신들의 소리를 내고 있습니다만 이제는 누구도 그들의 절규에 귀기울이지 않습니다. 군수도, 공무원들도, 군의원들도, 지역 주민들도, 자신들의 얘기가 아니어서 그런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고 있고, 이에 따라 그 분들의 목소리는 점점 더 칼칼해지게 됩니다.


무엇이 그분들을 땡볕 아래로 내몰고 있습니까? 이른바 ‘웰빙’ 시대라고 떠들어대는 이 때에 누가 그들을 시원한 유원지가 아닌 군청 앞 시위현장으로 몰아오게 하는 것입니까? 이게 그분들만의 문제가 아닐진대, 우리는 여기에서 다시금 이 문제의 실체를 파악해야 할 필요성을 절감하게 됩니다.



집단 광기, 그 험한 분위기


학생중앙군사학교 등 이른바 군부대 유치를 위한 목적이었지만, 이를 위해 괴산군에서 이만큼이나 주민들의 마음이 모아진 적은 유사 이래 없었습니다. 그런 군부대가 괴산군에 들어와야만 스러져가는 괴산군이 다시 소생한다고 외쳐대는 군수의 목소리만이 크게 울려퍼지고 있었고, 어느 누구도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습니다. 물론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도 거의 없었지만, 이의를 제기한다 하더라도 그리 되면 이완용 이상 가는 매국노가 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 집단 광기가 괴산군 전체를 휩쓰는 분위기 속에서도 의문과 이의를 제기하는 목소리들이 나약하나마 점차 힘을 얻게 되었으니 그나마 다행스런 일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주민들은 군수와 군청의 말을 논리적 저항도 못한 채 자기의 논리로 받아들이고 있었고, 그렇게 해야만 된다는 ‘당위’로 포장해내기 시작하였습니다. 나아가 군수는 ‘학생중앙군사학교를 바로 알자’는 제목의 서한문을 가정마다 발송하였고, 그것도 모자라 각 마을마다 주민들을 모이게 하여 공무원들로 하여금 이를 설명하게 하는 일을 저질렀습니다.


이젠 이 허무맹랑한 ‘쇼’에 종지부를 찍어야 합니다. 군수의 말처럼, 학생중앙군사학교를 바로 알아야 합니다. 괴산군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온다는 말에 속지말고, 그 부대가 이전해올 경우에 닥칠 심각한 문제들을 생각해야만 합니다.



군부대가 유치되면 괴산은 ‘새로운 괴산’이 되는가?


군수는 말합니다.

“학생중앙군사학교가 이전되면 분명히 괴산은 새로운 괴산으로 탈바꿈하게 됩니다.ㆍㆍㆍ전국 어느 곳을 보아도 군부대가 들어와서 발전이 안된 곳이 없습니다.”


이외에도 군수는 ‘엄청난 변화’니 ‘굴뚝없는 공장’이니 ‘불경기나 도산의 염려가 없는 산업체’라는 말까지 덧붙이면서 군부대 유치를 합리화하고 있습니다. 게다가 이전에 괴산군은 1,000억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가 있다고 하면서 그 영향을 수치화한 적이 있었지만 이제는 무슨 이유에서인지 그 수치를 생략하고 있습니다.


여하간, 군수가 말하는 ‘엄청난 변화’가 실제로 가능할까요? 그것을 아는 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군대주둔지에 가보면 아니까요. 예컨대, 대표적인 군사지역인 강원도 인제, 양구, 화천 등의 경우에 지역경제가 어떨 것 같습니까? 군수의 말과 달리 지역경제는 군부대에 예속되어서 자립의 기반을 잃고 있고, 교통과 통신의 발달로 말미암아 면회객들도 지역을 떠나 인근 도시나 심지어는 서울에까지 와서 소비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그 지역 경제는 살아나기보다는 오히려 침체에 침체를 더해가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인구는 우리 괴산군보다 더 빨리 줄어들고 있고, 읍내의 밤은 우리 지역보다 더 어둡습니다. 


수도권 북북지역인 경기도 파주시, 문산시 등의 경우를 볼까요? 그 지역은 군에서 시로 승격될 정도로 발전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발전이 군대 주둔으로 인해 생긴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수도권의 확충으로 인한 것이요, 수도권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인해 발전한 것이지 군대 주둔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도리어 군부대를 그 지역에서 몰아내려고 합니다. 오죽하면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군부대를 가리켜 ‘혐오시설’이라고 했겠습니까? 또한 특전사 이전으로 인해 지역경제가 엄청나게 발전할 거라면 이천시가 왜 죽기살기로 이전을 반대하겠습니까?


이런 말이 군수의 무지에서 비롯된 것인지 거짓말을 하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이 사실들을 사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군수와 군청의 말만 믿고서 그대로 따라간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즘 군수는 학생중앙군사학교가 유치되면 거기에서 교육받는 사람들이 우리 괴산군을 기억하게 되고, 그로 인해 농산물 하나를 사더라도 괴산군 것을 사게 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말일까요? 남자들 사이에서는 자신이 근무했던 부대쪽을 향해서는 소변도 안본다는 말을 할 정도로 싫은 기억으로 남아있기도 합니다. 이 사실을 알기는 알고 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군부대를 위한 퍼주기가 아닌가?


군수는 말합니다.

“군부대를 위해 소위 퍼주기식이라는 헛소문을 퍼트리고 있는데 학생중앙군사학교에 지원을 약속한 부분의 실상은 이렇습니다.”


① 골프장 부지 알선 문제

그러면서 하나 하나 답변하고 있습니다. 우선 골프장 문제입니다. 안그래도 무리한 행정집행으로 인해 감사원 감사를 통해 적지않은 문제를 지적받고 있는 장연골프장 조성문제가 남아있는데도 불구하고 군수는 군부대가 골프장 건설을 계획할 경우 그 부지를 알선해주겠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그 ‘알선’을 어디까지로 규정해야 할까요? 여기에 이런 땅이 있다거나 저기에 이런 땅이 있다는 식으로 소개만 하는 것을 말하는지, 아니면 더 나아가 군청이 나서서 모든 행정적인 절차를 대행해주고 주민들을 설득하며 강제 수용하는 등의 일까지 포함하느냐 하는 겁니다. 우리는 군청이 전자에 머무르지 않으리라는 것을 지금까지의 행정 관행으로 보아 미루어 짐작하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주민들의 생존 문제를 무시하는 그 관행에서 벗어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니까요... 그렇다면 당연히 주민들 입장에서는 반대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자연히 훼손되고 파헤쳐지는 괴산은 우리의 미래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② 군인자녀에 대한 장학금 수혜 문제

또한 군수는 아파트 부지 알선이나 직원 자녀들의 장학금 수혜 등의 사안이 인구유입 효과에 직결된다고 보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괴산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전국의 농촌지역 전체가 인구가 줄고 있으며, 도시인 제천시까지도 닥친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그러한 추세를 파악하고 연구하면서 대안을 모색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괴산군은 국방부의 인사이동에 의해 1~2년이라는 짧은 기간동안만 머무르는 사람들로 인구를 채우려고 합니다. 게다가 그 자녀들에게 괴산군의 귀중한 돈이 빠져나가게 됩니다. 괴산군에 잠시 거주했다는 이유만으로 ‘괴산군 장학제도의 범위 내에서 차별없는 혜택을 주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는 군수의 말은 합리화를 위한 논리일 뿐입니다. 실제로 괴산군에서 주민들에게 주는 많은 혜택들이 대체로 주민등록을 이전한지 몇 년이 지나야 한다는 단서 조항이 붙어있는 것과 비교한다면 이는 명백한 퍼주기요 특혜일 뿐입니다.


③ 군인가족에 아파트 최우선 공급 및 주택구입자금 장기저리 융자 문제

더불어 ‘관내거주 직원가족에 대한 아파트 최우선 공급’이라는 규정과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 장기저리융자’에 대한 규정도 문제입니다. 여기에서 왜 그들을 지역 주민들보다 우대해야 하느냐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왜 그래야만 합니까? 누대에 걸쳐서 이 지역에서 살아온 사람들에 대한 혜택과 우대가 먼저일진대, 잠시 잠깐 스쳐지나가는 군인들이 혜택을 받게 한 군수는 도대체 이 지역 행정책임자가 맞는지 묻고 싶습니다. 만일 군부대에 혜택을 주고 싶다면 주민들에게도 똑같은 혜택을 주십시오. 그렇지 않다면 이 규정을 삭제하세요.


④ 지방세 감면 문제

그리고 ‘취득세, 등록세, 재산세 등 지방세 감면, 국공유재산 장기무상 제공’의 경우도 문제입니다. 왜 이들에게만 이렇게 좋은 조건으로 우대해야만 합니까? 군수의 말로는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한 바가 있으면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세금혜택을 주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될 수 없”다고 하는데, 군부대가 언제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하였습니까? 군수의 막연한 추측이나 기대일 뿐이잖습니까?


⑤ 셔틀버스 운행 문제

군청이 군부대에 약속한 내용 가운데 도대체 이해하기 어려운 것도 있습니다. ‘서울역ㆍ용산역~학생중앙군사학교간 셔틀버스 상시 운행(주3회)’라는 조건이 그것입니다. 이에 대해 군수는 괴산군민도 함께 이용할 것이기 때문에 전혀 특혜가 아니라고 말합니다. 한번 따져볼까요? 그 셔틀버스는 누구의 돈으로 구입할 것이고, 운전기사의 보수는 누가 댈 것이며, 기름값 등 운행비용은 어디에서 나오는 돈으로 지원하는 것입니까? 얼추 계산해봐도 일년에 몇억원의 돈이 들어가게 되는데, 괴산군에서 군부대에 약속한 점으로 봐서 군부대는 지원만 받는 입장인 것 같으니 모든 비용이 군청에서 나온다는 것일 겁니다. 이게 정말로 될 법한 말입니까? 왜 그들에게 이런 특혜를 줘야한다는 말입니까? 괴산군민도 함께 이용할 예정이니 괜찮다는 말인데, 만일 그리되면 정기노선을 갖고 있는 시외버스 회사에서는 가만히 있을까요?


⑥ 군부대가 들어섬으로써 닥치게 될 환경문제

마을 바로 옆에 군부대가 들어서면 좋은게 없습니다. 교통량이 많아지고, 훈련 상황에서 총소리 등이 나게 될 것이며, 군부대의 오폐수로 인해 주변 지역 전체가 오염될 것입니다. 군부대에서 시설을 제대로 갖출 것이니 별 문제 없을 것이라고 하겠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이는 군부대 옆에 살아보면 정답이 바로 나옵니다. 제가 사는 곳이 청안면 조천4리인데, 예비군 훈련장이 바로 옆에 있습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총소리가 울려퍼지고 있으며, 아침과 오후 4~5시 경에는 부대에 드나드는 차량으로 인해 주민들의 소통이 불가능할 지경입니다. 더 큰 문제는 오폐수로 인한 수질 오염인데, 지금은 조금 나아졌지만 부대에서 흘러나오는 하수구에서는 오염된 물이 쉴새없이 흘러내려옵니다. 주민들이 항의를 해도 오직 그때 뿐. 군부대 안으로 들어가서 확인할 수 없는 신분이라 그 안에서 어떠한 일이 벌어지는지 주민들은 도대체 알 길이 없습니다. 이걸 참으면서 평생을 사는 걸 생각해보십시오. 먹을 물은 물론이요 농사짓는 물까지 오염된 물로 살게 되는 것입니다.



군의회의 존재이유는 무엇입니까?


위에서 군수의 말과 군청의 약속사항들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군사학교에 약속한 부분은 매우 합리적인 것”이라는 군수의 말이 공허한 메아리로 괴산을 떠돌고 있는데, 그렇다면 괴산군의회은 지금까지 무엇을 하고 있었습니까? ‘송파지역 학교기관 이전시 괴산군의 학생중앙군사학교 지원사항 제안서’라는 인증서에 의원 전원이 공증인 서철모 사무소에서 서명할 때에는 이 제안서에 적시되어 있는 사항들이 타당하다고 생각되었기에 했으리라 사료됩니다. 그런데 그 제안서에 적지않은 문제가 있음이 드러나고 있고, 의원들의 서명으로 말미암아 신기리ㆍ사창리 등의 주민들이 삶의 터전에서 소외되어가고 있고, 그 좋은 지역이 군사 주둔지라는 척박한 땅으로 변해버릴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모름지기 집행부 견제는 의회 본연의 기능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런데 괴산군의회는 괴산군청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견제하고 보완해왔는지 의문입니다. 비근한 예로, 의원들이 승인해버린 장연골프장 사안만 하더라도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음을 감사원 감사에서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들이 보는 것을 의원들은 왜 따져보질 못했습니까? 군청의 독주와 전횡에 맞서서 주민들을 보호하라는 그 본연의 기능을 도외시함으로써 주민들의 생존을 내팽겨친 무책임을 어떻게 할 것입니까?


어찌 학생중앙군사학교와 장연골프장의 문제만 그렇겠습니까? 주민들의 집에서 20~30m 옆에 공장이 들어섬으로써 삶의 위기를 맞게 된 청안 사리 첨단산업단지 조성문제 등 이러한 문제는 도처에 있습니다. 이렇듯 군청의 논리에 무장해제당함으로써 주민의 생존보다는 군청의 개발논리에 휩싸이는 현상에 주민들은 속이 상할대로 상해 있습니다. 군청의 정책보다는 그로 인해 당하게 될 주민들의 삶에 무게 중심을 두어서 생각해야만 의원으로서의 존재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이제 어떻게 살아가야 합니까?


군수와 군의회의 합작으로 닥친 문제입니다. 그런데도 괴산군청과 괴산군의회는 주민들의 생존에 관해서는 생각이 없는 양 자신만만하기만 합니다. 군수는 군수대로 여기저기 다니며 자기 생각만 얘기하면서 현실을 왜곡하고 있고, 의회는 의회대로 아무런 책임이 없는 것처럼 초연한 척 주민들을 현혹하고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처럼 무분별한 부대 유치의 실체를 제대로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군청과 군의회가 약속해준 허망한 ‘인증서’로 인한 주민 피해를 엄밀하게 예측 분석해야만 합니다.


괴산군청과 군의회는 이 문제를 어떻게 풀어가렵니까? 주민들이 군부대 유치에 끝내 동의하지 않으면 강제 수용하겠다는 멘트까지 흘러나오는 상황입니다. 이천시민들이 반대하는 특전사의 이전을 위해 특별한 강제 수용절차를 취하지 않겠다는 국방부의 태도와 많이 다른 자세가 괴산군청으로부터 감지됩니다. 주민은 없고 정책만 있는 군정, 대부분의 주민들에게는 아무런 혜택이 없어도 일부 개발족들에게 유리하다면 밀어붙이는 군정, 이것이 괴산군정이 닥친 상황이라면 절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뒤에 오는 책임은 누가 질 것입니까? 피해를 당하는 주민들은 어떻게 살아가야 합니까?


2007년 7월 26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