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공청회의 중심에 서 있던 한 사람이 바로 군포환경자치시민회 조금숙 상임대표. 그녀가 보육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조금 남다르다. 자신처럼 지역 또는 중앙의 사회활동가로 일하고 있는 여성들의 보육문제를 생각하면서 부터다.
“사실 여성 활동가들의 사회활동을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이 보육문제입니다. 아이들을 마음 놓고 맡겨 놓을 곳이 부족하거든요. 특히 방학 중에는 더욱 심각합니다. 그래서 후배 활동가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은 차원에서 보육문제, 특히 공보육에 관심을 갖고 움직이고 있습니다.”
이런 고민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기 위해 그녀는 지난 여름 환경자치시민회를 통해 주부 활동가들의 자녀들을 위한 방과 후 교실을 마련 운영하기도 했다. 처음이었지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이었고 성과도 거뒀다.
공공보육시설 늘어나면 저출산도 해결
어린 자녀를 둔 맞벌이 부부들이 많은 군포지역의 보육문제 중 조 대표가 가장 심각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보육정보센터 운영이 제대로 되지 못하고 있는 점.
“군포에는 24시간 보육이나 시간제 보육 등을 안내해 주는 곳이 없어요. 그러다보니 새로 이사 오는 맞벌이 부부들은 아이를 어디에 어떻게 맡겨야 할지 몰라 헤매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물론 24시간 보육이나 시간제 보육을 하는 곳도 별로 많지는 않지만요. 이런 부분은 빨리 해결돼야 할 과제입니다.”
조 대표는 24시간 보육이나 시간제 보육을 할 수 있는 공공보육시설이 더 많이 늘어나야 한다고 말한다. 저출산 문제의 해결도 바로 여기에 해답이 있다고 그는 믿고 있다. 돈 몇 푼주는 것보다 양질의 공공보육을 담보해 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나마 희망적인 것은 군포시의 경우 동별로 시립어린이집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점. 하지만 그녀는 아직도 갈 길은 멀다고 얘기한다.
“공공보육시설이라고 해서 보육의 질이 낮거나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부모들의 필요한 욕구를 다양하게 채워줄 수 있어야 하죠. 프랑스는 약87%의 여성들이 일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입니다. 이런 여성들을 위한 저렴한 보육시설을 늘리는 것과 함께 교육의 질도 높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물론 그녀는 공공보육으로 모두 해결할 수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민간시설의 활용이다. 일종의 민간시설을 활용한 공보육 확보인 셈.
“공공보육시설을 늘리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때문에 민간시설에 대한 지원을 통해 공보육을 강화하는 것이 지금으로선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죠. 호주 같은 경우에는 80%이상이 민간시설을 통해 보육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이 방법은 바로 시작해도 될 것입니다. 야간탁아나 시간제 탁아를 할 수 있도록 공적인 지원이 절실합니다.”
보육조례개정 통해 공보육 담보해내야
공보육을 담보해낼 수 있는 보육조례개정과 관련 조 대표는 의원발의로 갈지 주민발의로 갈지에 대해 아직 확실한 결론을 내리지는 못했다. 가장 쉬운 방법은 의원발의로 가는 것이겠지만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해 내기 위해서는 주민발의가 더 의미에 맞기 때문이다.
“주민발의로 갈 경우에는 젊은 부부들의 동참을 확대해 볼 생각이에요. 그들에게 있어 어쩌면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될지도 모르니 적극적이지 않겠어요. 또 공보육이 어떤 것이고 왜 중요한 것인지도 알 수 있는 계기가 될테니까요.”
조 대표는 방과 후 교실의 중요성도 이야기했다. 맞벌이 부부들의 초등 저학년 자녀들이 마음 놓고 공부할 곳이 부족하기 때문. 이 문제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지역사회 시민단체들이 나설 것을 주문했다.
“각 시민단체가 가진 특징들을 살려낼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필요합니다. 거기에 따른 우수한 교사확보도 중요하고요. 좋은 프로그램이 있고 좋은 교사가 있다면 왜 학부모들이 자녀들을 보내지 않겠습니까. 도시를 활력 있게 만드는 것이 다른데 있는 것이 아닙니다. 교육문제와 관련 이런 작은 것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면 자연스럽게 도시는 발전해 나갈 것입니다.”
지역의 선배 활동가로서 후배 활동가들에게 작은 도움이라도 되고 싶어 보육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조금숙 상임대표. 아직은 활동여건이 크게 변하지 않아 아쉽기도 하지만 ‘시작이 반’이라는 희망을 갖고 지역의 변화를 위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그녀에게서 군포 여성들의 희망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