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함석헌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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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
- 다석 류영모 -
다리는 참말로 목숨불 놓아 빛이어 낸 길. 거룩한 드림 |
다리는 십자가란 말이다. 십자가의 길은 생명을 불살라 비춰낸 길이요, 자기 자신을 바치는 거룩한 제사요, 자기초월을 단행하는 참 인간의 본래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이 세상의 모든 죄를 모두 버리고 임께 다 바친 꼴을 고이다 보이는 골고다의 십자가는 초월적 친국의 생애를 높이 들려 보여주신다. 한우님의 십자가를 건너면 천국이요, 한우님의 뜻을 실천함이 인생이요, 십자가 셋이 세워진 데가 세상이다. 세 십자가 가운데 가장 높이 한 복판에 달리신 이가 그리스도요, 일체 죽음의 속박을 끊고 생명의 자유를 넘치도록 흘려 보여주시는 그는 주고 또 주고, 죽고 또 죽는 주님이요, 왼쪽에 받기만 하길 원한 강도는 여기까지 와서도 받기만 하려는 자기 밖에 모르는 가엾은 인생이요, 오른쪽 강도는 합리적으로만 살려다가 주고 주시는 사랑에 합리적인 셈이 깨지고 이기주의를 깨치고 이타주의로 들어간 또 하나의 인생을 본다. 경험주의의 감성의 인간과 합리주의의 이성의 인간과 자아를 초월한 실존의 모습을 그린 듯 하다. 인생은 주는 것, 성숙한 인생은 주는 것이다. 십자가는 성숙한 인생의 모습을 드러낸다. 김흥호 해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