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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 이야기/농업정책

일본 농협개혁론의 대두와 시사점 (KREI 논단 070531)

by 마리산인1324 2007. 10. 13.

 

KREI 논단 [2007-05-31]

http://www.krei.re.kr/kor/info/news_eview.php?cpage=5&kid=16511&&

 

 

 

일본 농협개혁론의 대두와 시사점

 

황 의 식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일본농협은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은 모두 판매하여 주고자 하듯이 농가를 위해 많은 역할을 수행하여 왔다. 우리나라 농협도 일본 농협을 본받아 농민을 위한 농협이 되어야 한다며 많이 참조하고 있다.

 

그런 일본농협이 농산물 시장개방화 시대에 접어들면서 일부에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왜 일본 농업은 경쟁력이 없는가?’ 반문하면서 비농업부문으로부터 일본 농협의 역할에 대한 비판적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일본 농업구조가 개선되지 않고 영세소농구조가 유지되고 있으며, 높은 농산물가격을 형성하는 데 농협이 일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영세소농을 위한 농협의 역할이 강조되었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이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일본 농업의 경쟁력 제고, 농업구조개선을 위해서는 농협개혁이 중요하다고 보는 것도 여기에 있다. 극단적으로는 농협해체론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농협의 농산물 판매사업은 농가가 생산한 농산물을 지역농협이 수집하고, 연합회인 일본 전농을 통하여 도매시장에 출하하는 체제이다. 도매시장에서 거래교섭력을 확보하고, 보다 높은 수취가격을 얻기 위해 보다 많은 물량을 수집하는 규모화를 추진하였다. 농가와의 거래는 농협이 가격변동 위험을 부담하지 않는 공동계산제 등 수탁판매를 중심으로 추진하였다.

 

정부도 식량관리법, 야채생산출하안정법 등의 제도와 정책을 통하여 농협을 통한 공동판매를 촉진하도록 하였다. 농협을 통한 출하에 대해 가격변동의 위험을 정부가 흡수하여 주는 정책이다. 농협이 농가로부터 독점적으로 농산물을 수집할 수 있도록 유인책을 정책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그 결과 농협은 농산물유통을 전담하다시피 하였다. 이를 통해 도매시장에서 높은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고, 영세소농은 농산물판매에 아무런 어려움이 없었다. 도매시장의 경매제도와 농협의 공동판매체제가 서로 양축을 형성하며 발전하여 성공적인 협동조합 모습으로 평가되었다.

 


농산물 시장개방이 확대되고, 소비지시장에서 대형유통업체의 지배력이 확대되는 유통환경 변화로 인해 농협의 역할에 대한 회의가 제기되고 있다. 농협이 도매시장 중심의 소극적 수탁사업에 집중한 나머지 시장대응능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일본 농협은 가격변동 위험을 농가가 부담하는 수탁사업 방식이 주축을 이루었다. 그리고 위험을 수반하는 새로운 판로개척, 다양한 소비자 욕구의 충족 등의 마케팅기능을 소홀히 하였다.

 

급기야 전업농을 중심으로 농협 판매사업에서 이탈하기 시작하였고, 출하법인을 결성하여 자체적으로 농산물 유통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다. 전업농은 많은 투자와 고용노동력을 활용하고 있어, 시장가격의 변동이 고스란히 농가에 전가되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다. 위험을 통제하지 않고 여과 없이  농가에 전가하면 안정적 경영이 어렵다는 것이다. 전업농이 농협의 수탁판매사업을 선호하지 않는 원인이다. 또 외식업체 등과 장기적인 거래관계를 유지하는 적극적인 시장대응력도 갖추기를 원하고 있다. 그런데 도매시장 거래중심의 수탁판매에 길들여진 농협은 이러한 역할을 잘 수행하지 못하였다.  전업농을 위한 농협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전업농을 위한 농협이 되어야 농업의 경쟁력이 확보된다는 것이 일본 농협개혁론이 제기하고 있는 주제이다. 많은 비용을 수반하고, 위험부담도 높은 매취사업에 의한 마케팅을 강화하는 판매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농협이 그에 적합한 조직혁신과 규모화, 전문화 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우리보다 더 활동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일본 농협에서도 여건변화에 따라 농협개혁론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도 한·미FTA에 대응하여 우리의 농업구조개선이 핵심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런 농업구조개선이 효과적으로 달성하기 위해서도 농협의 판매사업이 올바르게 설정되어야 한다. 일본의 농협개혁론이 지적하고 있는 것이 바로 이 점이다. 다수의 영세소농도 중요하지만 전업농을 위한 적극적인 마케팅을 하는 농협의 유통사업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