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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사상 이야기/함석헌

노자5

by 마리산인1324 2006. 12. 19.

 

사단법인 함석헌기념사업회

http://www.ssialsori.net/data/ssial_main.htm

 

<씨알의 소리> 1991년 1월호

 

노자5장

 

 

 

하늘 땅이 사랑하지 않아
天地不仁 

  
5.  
天地不仁, 以萬物爲芻狗, 聖人不仁, 以百姓爲芻狗,
     天地之間, 其猶탁약乎, 虛而不屈, 動而愈出, 多言數窮, 不如守中.

  
하늘 땅이 사랑하지 않아 모든 것으로 풀개를 삼고 성인이 사랑하지 않아 백성으로 풀개를 삼는다.  하늘 땅 사이는 그 풍구와도 같은저.  비었어도 주구러짐이 없고 움직일수록 더욱 더 나온다.  말이 많으면 자주 막힌다.  가운데를 지킴만 같지 못하다.

천지불인이만물위추구(天地不仁以萬物爲芻狗)라, 하늘, 땅이 사랑하지 않아 만물로써 풀개를 삼았고.....

풀개라는 것은 이제 제사할 때는 풀로 개처럼 모양을 이렇게 만들어 갖다놓고는, 그리고 제사하는 시간까지는 어린애들은 그거 만져서는 안돼. 상위에다 이렇게 해다놓고 제사 다한 다음에는 이렇게 팽개치거나 길바닥에다 내버리고 다른 사람이 짓밟기도 하고 또 불태워 버리기도 하고 그러는건데, 추구란, 풀개란, 그런거예요. 그런데 어떻게 이런 소리가 나올 수 있겠어요. 참 놀라운 소리예요. 남이 큰소리를 해주면 그 큰소리의 의미를 알아야 하겠는데...

가령 성경에서 예수님이 "땅에 있는 것을 아버지라고 그러지 마라" 세상에 그런 소리가 어디 있어요? 그렇지만 기독교인이라면 그걸 들으면서도 예수님이 그 말하시는 맘까지를 가야 하겠는데 성경을 본다면 그렇게까지 보아야 하는데 슬쩍슬쩍 그냥 넘어가요. 또 자기 어머니보고 "여인이여 나와 무슨상관이 있는가?" 그런 불효 망나니 자식이 어디 있어요? 물론 희랍의 그때 말로하면 보통말로 그저 부인들한테 일반으로 쓸 수도 있다고 그래요. 그렇지만 왜 어머니라도 그러지 않고 '여인이여' 하셨을까, 그런게 다 어떤 심정에서 나왔겠나, 땅에 있는 자를 아버지라고 하지 말라 그런 말. 그 시대 도덕으로하면 그런 말은 죽어 마땅한 소리예요. 그렇지 않아요? 그럼 이제 그걸 어떤 심리에서 하셨을까? 그걸 알려면 그시대 모양이 어땠는지 그걸 알아야 하지 않아요? 그런데 여기 이것도 큰말이예요.

하늘 땅이 사랑이 없다. 그저 천지만물이 다내서.... 우리가 은혜 소리 얼마나 해요. 은혜, 은혜, 은혜... 교회가면 그저 하느님 은혜라, 하느님 은혜라... 뭐 요새는 몇해째 혹시 여러분도 받았을지 몰라 엽서에 다 이렇게 은혜를 주는 교라 그러고 대구에 있는 어떤 사람이 그걸 무료로 보내요. 사실 더러는 읽어본 것도 있지만 그렇게 깊이 보지도 않아요. 그런데 요 몇일 전에는 편지가 왔어. 흰종이 두 장을 넣고 40원짜리 두장을 넣어서 뭐 은혜에 관해서 한 말씀 써 보내달라고 그랬어요. 그래서 아주 솔직히 내 마음대로 써보냈어요. 은혜에 관해서 써라 그런 말씀을 하셨지만 거기다 '은혜를 생각하는 교' 나는 인조종교는 아주 싫어하는 사람입니다.그러고 어째 그렇다는 것을 간단히 설명을 하고는 그 담에는 미안한 말이지만 모처럼 옳은 뜻으로 내게 물었는데 내가 형식적으로 말하면 대접하는 도리가 아니니까 생각하는대로 말합니다.
새 종교를 기다리는 건 나도 기다리는 사람이지만 새 종교를 만들어서는 못씁니다. 이제 우리가 이종교 어떻게든지 개혁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생각하고 그러노라면 어느 때 하느님이 주실 겁니다. 주신다는 것은 무슨 말인고 하니 그런 때 하느님이 주시는 걸 받을려면은 지극히 마음이 겸손해야 돼. 지, 정, 의 혼까지도 하느님 앞에 자기를 절대부정하는 그럼 맘의 사람이 아니고는 하느님이 주는 새로운 계시를 못받을 거니까 그렇게 해서야만 된다고... 그런 의미로 써보내고 그랬어요. 그런데 은혜라는 말고 아주 헤퍼졌어. 사랑이라는 말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되면 쓰지 말야야 되요. 그래 이런 것도 춘추전국시대에 세상이 자꾸 싸움을 해서 사람가치가 없어져.

두보의 병거행(兵車行)이라는 시가 있죠? 출정해 나가는 군인을 보고 쓴 시예요.  거기 서쪽의 진나라 군대는 참 강한 군대가 돼서 요새 대한민국 군대같이 참 강한 군대가 돼서 몰려가기를 개나 닭처럼 몰려가야 합니다.  군인노릇 하기가 얼마나 힘이 든다는 것을 탄식하는 그런 이야기가 있는데 그때 시대가 그랬어.  그런 땐데 한 편으로는 뭐라고 하는고 하니 이 소위 생각하고 글하고 이런다는 사람들은 요새말로 하면 아주 적극주의예요.  소위 제자백가라는 것이 나오지 않았어요? 제자백가라 해서 무슨 무슨 ...... 별별 학설을 제각기 .... 세상을 이렇게 하면 건진다.  이렇게 하면 건진다,.... 그런 시대란 말이야.  그러니까 많이 돌아가는 말이 더욱이 유교에서 하는 말이 인,의, 예,지 자꾸자꾸 인,의, 예,지 그러는걸 이제 두고 들어야.... 하늘 땅 사랑안한다, 불인(不人)이다.  큰 말이예요.  무서운 말이예요.  이 말을 좀더 잘 알려면 79장에 있는 걸 가서 보시면 알아요.  거기 내려가다가 천도무친상여선인(天道無親常與善人)이라 그랬어요. 좋은 말이예요.  거기다가 빨간 줄을 쳐두시오.  천도무친상여선인이란 거는 하늘이라고 각별히 누구를 가깝게 하는법이 없어.  친하다는 사람이 없어.  하느님은 그렇게 하는 법이 없다. 그저 옳은 사람의 짝을 할뿐이지.  옳은 사람만이 옳기 때문에 하느님이 만나보는 거지, 하나님이 누구 찾아오지 않는다.  찾아오긴 뭘 찾아와요.  지금은 그 사랑이라는 말이 싸구려가 됐어.  아주 더러워졌어.  그러니까 말이 달라져야 할 꺼예요.  그때도 인의예지가 너무 싸구려가 됐으니까 그래 이거 한말이야.  무서운 말.  아주 몇 자 안되는데 그 당시의 문화를 아주 단칼로 잘라버리는......

천지불인이라, 하늘 땅이 사랑이 없다.  하늘 덕, 땅 덕, 그렇지만 덕은 무슨 덕이예요,  이만물위추구(以萬物爲芻狗), 만물로써 풀개를 삼아, 그 소리가 무슨 소리냐 하면 하늘 땅이 뭘 각별히 누구를 사랑하긴 뭘 사랑하겠냐? 만물이 다 제가 살아갈만한 힘이 있는데 그대로 살아가도록 둬두는데 하늘 땅이지.  그러노라면 어느 놈만 살아가는게 아니라 다 만물이 살아갈 수 있으면 되지않아.  난 집에서 이제 이걸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어.  바울이 뭐라고 그랬는고 하니 하느님이 나를 모태에서 태어나기 전부터 택하셨다 그랬어.  그것은 바울이 자기 맘에 뭣을 그런 걸로 표시하고 싶어서 그랬겠지요.  택했다면 바울만 택했나, 다른 사람도 나기 전부터 택했던 사람이지 뭐.  그럴 수 있지 않아요? 그러니까 그런 말은 참 쓰길 잘 쓰지 않고는, 그것 때문에 툭하면 되지 못한것들이 '하나님이 날 태어나기 전부터, 천지창조 전부터 택하셔서 목사가 됐습니다.'  그래 속여 먹기도 하고 뺏아 먹기도 하고....

천지불인(天地不人)이라, 천지는 '뭔고 하니 모든걸 제대로 나는대로 둬. 그래서 그중의 어떤 거이 지금 하시는 일에 소용이 되면 가져다 써 쓰지만, 쓴 다음엔, 지나간 다음엔 모르는척 내버려둬. 제사할 때 모처럼 놓고 제사하던 풀개라 해서 아이구 이런 걸..... 아마 지방을 양복장 안에 넣어두는 그런 사람은 없을 거예요.  그런 것과 마찬가지로 쓸 때 썼으면 마치 원수나 되는 듯이 내버려 둬.  그러니까 사사롭게 보면 참 매정한 이야.  좋다고 그럴 때는 언제고 싹 돌아선 다음에는 돌아보지도 않아요.  편지도 한 장 안해요.  그렇지만 하느님이 누구한테 밤낮편지하고 초청장 내고 그러겠어요? 다 둬 두어.  그래 너도 살아라, 너도 살아라, 호랑이도 살아야지만 토끼도 살아야지, 토끼도 살지만 두더쥐도 살아야지, 지렁이도 살아야지, 생물이 다 사는 걸 그런 걸 본다면 하느님이란 고 작은 의미의 달콤한 그 사랑이 아니로군. 그게 사랑이 참사랑이 아니로군.  그게 내 속에 내 표준으로 생각하니까 그게 좋아서 아이구 참 고맙습니다.  그러지만 그것보다는 말로 아니하는 해야말로 누구도 차별하니 않는 사랑이고, 바람이 사랑이고, 물이 사랑이고, 어느것은 사랑아닌 것이 있나...... 이런 식으로 그 자리를 알라고 해서 하는말이예요.  만물로추구를 삼았다.  쓸 때는 쓰지만 그시간이 지나가면 사정없이 내버려 둬.  미워서 그러는게 아니야.  처음에는 고와 그런게 아닌 모양으로 그때 그때 그러는 가운데 하느님의 사랑이 뭔지를 알 수 있어요.  그러니까 성경만 보다가는 성경 속에도 그 뜻이 있어요.  있는데 잘 보지 못해서 그러지만 이렇게 다른데서 이런 글보면 하느님이 사랑한다는 것은 보통 그런 사랑이 아니로군.  정말 진정한 사랑은 그런 거로군. 알 수가 있잖아요?

성인불인(聖人不人)이라, 여기서 성인이란 것은 도덕적으로 성인이라기 보다는 정치하는 임금을 가리켜요.  그래서 유선생님은 다스리는 이는, 나라 다스리는 이는 그랬어요.  그 번역이 옳아요.  본래 성인이라는 것은 옛날에 나라 임금 쯤되는 사람은 보통사람이 아니고 많이 다른 사람을 생각하는, 덕이 있는 그런 사람들이 되니까 그래서 자연히 성인 이라고 그랬겠지요.  성자(聖者)는 본래 도덕적인 의미보다는 능력이 강해서 뭐든지 듣기 만해도 안다는 의미로 썼어요.  지금도 흔히 하는 말로 그사람 음악엔 공자야, 또는 옛날에는 아주 미투리를 잘 삼으면 그 사람은 미투리 삼는데 공자야, 뭐든지 그 일에 통달해서 잘하는 사람은 성인이라 그랬어요.
그런 의미로 나라를 다스리는 사람은 백성을 풀개로 삼는다.  사사은혜 안베푼다 그 말이예요.  일부러 찾아가서 뭐 어짼단다고 금일봉을 하사하고.... 그럴라면 집집마다 찾아 다녀야겠는데 그걸 언제 하지요? 그렇게 않는다.
사랑에도 공공한 큰사랑과 사사의 작은 사랑이 있는데 그런 의미에서는 연애란 참 방해되는 거예요.  연애가 나쁜건 둘의 사랑에 있어서는 그렇지만 연애를 가져다가 예술에 아주 이상화해서 절대지경인 것처럼.... 톨스토이는 연애 많이 해봤는데 해보고 뭐라 그랬는고 하니 그것은 공공한 도덕에 대해서는 반대가 되는거다.  그렇기 때문에 결혼을 하려면 그 사람하고 결혼을 해서 나라를 사랑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거든 해라.  그렇지만 그 사람하고 결혼을 하게 되면 내가 민족을 사랑하는데 방해가 될 것 같으면 하지마라.

그런 의미로까지 말해요.  참작해 들을 만해요.  지금은 도무지 공공이라는 것은 잊어버리고 사람들이 아주 사사, egoist,....세계가 이렇게 기술이 발달이 돼가니까 도리어 egoist, 이기주의자가 돼버렸어요.

천지지간기유탁약호(天地之間, 其猶탁약乎)
하늘과 땅사이는 풍구와도 같은저.  우리가 우주에는 만물이 있다고 하지만 좀 커다랗게 생각해보면 텅빈 허공 아니예요? 노자는 그런 생각을 해서 그랬는지 몰라요.  천지지간은 풀무같군.  풀무속 들여다 보아야 아무것도 없어요.  그저 이렇게 통을 짜서 만드는데 거기서 바람이 나와, 아주 참 재미있는 비유예요.  하늘 땅사이는 그 풀무와도 같은저.

허이불굴동이유출(虛而不屈, 動而愈出)
비었는데도 쭈구러들지 않아.  텅비었으면 맥이 없어서 뭘 가득 넣어야 되지 않아요? 비닐봉지 텅 비면 쭈구러들지 않아요? 그런데 이 천지란 것은 어떻게 되었는지 아무 것도 없이 텅 비었는데도 쭈구러지는법이 없어. 동이유출(動而愈出)이라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자꾸 쏟아져 나와.  끝장이 나지 않아.  지금은 공기(空氣)라는 게 있으니까 그러지.  지금 과학으로는 그렇지만 옛날에는공기라는 생각을 안했으니까 공기라는 말이 빈 데, 아무것도 없는 줄 아니까 공기라고 그랬지요.  그저 묻지도 않고 공기, 공기 그랬을는지 모르지.  그게 노자철학 있는 데가 이거예요.  
허이불굴동이유출 여기에다 모두 적용해요.  천지에다 적용해.  나라정치하는데 적용해.  그러고해서 첫 마디가 천지불인이라, 그렇게 만물 그대로를 내맡겨요.  제각기 제각기 하도록.  모든 것이 사람만 아니라 원숭이도, 썩어진 물 가운데 벌레까지도 다 살아갈 수 있게 하는 것은 무엇이지 사랑이라고 하기엔 너무 커.  '인'(仁)이라고 하기엔 너무 커.  소위 말하는 선비들이 강조해서 인의예지(仁義禮智)해야 한다고 자꾸 그러지만 그게 아니란 말이야.  그러니까 그 애국심이라는 것을 듣기 싫어서 그랬을거야.  애국은 무슨 애국이라고 그래.  이제 그렇게 해놓고는 마지막에 결말이 교훈으로 주는 말이예요.

다언삭궁(多言數窮)이라 삭(數)은 자주할 '삭'. 말이 많으면 자주 자주 궁해지게 된다.  막히게 된다.
그러면 이제 정치란 뭔고하니 한마디로 말장난이거든.  말할줄 모르면 정치 못해요.  그것만 그러겠어?  요새 교회도 흥하는게 뭐야? 말 잘하는 사람이 하는 교회가 흥하지 별거 없어.  사람이란 참 말할 줄 모르면 늘 그대로 있지.  늘 그대로......  그렇지만 그 누구가 참으로 참을 했구 누구가 참으로 옳았던지는 하나님이라는 그 자리 앞에 이 담에 언제 가 보아야하지.  그러니까 다언(多言)이라 해서 소위 사람의 유위주의(有爲主義), 뭘하자는 주의, 행동주의, 적극주의, 애국주의, 정치주의, 경제주의, 학문연구하자는 그런 걸 다 부정한 거예요.  그것 가지고 안된다.  왜? 말이 많으면 자주 자주 막히게 된다.  말 잘하는 사람일수록 하다가 말이 걸리게 돼요.  말이란 게 본래 반대말이 나오게 생겼어요.  그러니까 불여수중(不如守中)이라 가운데를 지키는 것만 같지 못하다.  말 많이 하면 될 것 같지만 말 많이 할수록........

다언삭궁불여수중(多言數窮不如守中)이라.  그래서 제일 좋은 것은 중(中)자리를 지키고 가만히 있어.  중(中)이란 글자는 본래 이쪽으로도 치우치지 말고 이쪽으로도 치우치지 말라고해서 입에다가 이렇게 한 글자예요.  왜 입을 가로 찢어졌어도 말은 바로 하라고 그러잖아요?

불여수중(不如守中)이라, '중'자리란 말 안하고 중용에 나오는 희노애락지미발위지중(喜怒碍樂之未發謂之中)이라 할 때의 중(中).  그 미발(未發)이라는 거 뭐냐? 우리 속에 뭐 있어.  내 속에 가령 생각이 있다 한다면 생각이 피어나와.  생각으로 나오면 벌써 온전한게 못돼요.  그러니까 침묵을 하는 건 왜 하는고 하니 그 '미발'자리 근본 그 자리 엘, 하느님이라고 하는 자리. 천지창조 전자리, 그 자리엘 가자는 거 목적이예요.  이 현실세계에 나왔으니까 하느님이 천지창조한 걸 말하고 그러지 하느님의 근본자리를 알려면 여기서 어떻게 알겠어요.  이건 벌써 돼서 나온 끄트머리인데 이걸 보고 알겠어요.  그러니까 이걸 봐서 그 안왔던 근본 거길 알아야 하겠는데 그건 과학으로 안되는거.  그러니까 바울이 하느님이 천지만물을 만들고 그런 것은 사람들로 하여금 보이는 것을 통해 보이지 않는 그 거룩한 힘, 성격, 그 점을 알게 하기 위해서 만드셨다 그러지 않았어요? 철학에 그 이상 철학없지.  그런데 서양 사람들은 내려오다가 그런 줄 알면서도 또 이거는 사람 살아가는데서 찾아야지 안 생각하면 되겠어요? 그래서 말이 알아듣기 어려워요.

말이 알아들으면 늘 요새 하는 말로 흑백논리로 알아듣지 때문에 그래서 늘 문제가 나요.  하지 말라면 하지 말라는 줄만 알아.  그게 하라는 말도 거기 들어 있는데..... 그렇지 않아요? 가령 야, 너 밖에 나가지만 돌아다니지 말아.  한다면 그건 갈 덴 가야 된다  그 말인데, 그러면 학교도 나가지 말랬으니까 안갔습니다.  그건 또 잘못 알아들은 것이지.  그러니까 어디 나돌아 다니지 말아라 그런 건 갈 데 가기 위해서 가지 말라는 것인데 그러니 말이 얼마나 어려운 거예요? 그건 왜 그래요? 우리는 현실계에 있으니까 우리 사람의 이 사고 이 생각하는 것이 이게 중요한 것.  이것 없이는 사람이 아니지.  파스칼 아니고도 그건 다 알지 않아요? 사람은 갈대다.  그러나 생각하는 갈대다.  생각이 좋은 건데 또 생각이란 게 온전한 것이냐 하면 또 그렇지를 않아.  생각을 한다면 생각아닌 생각, 생각이다 그런다면 벌써 벌써 잘못된 거예요.  작아지고 갈라지고 더러워지고, 현실계에선 그럴 수 밖에 없지 않아요? 조금 예술적인 취미가 있어서 글을 쓴다든지, 그림을 그린다든지, 음악을 한다든지 하는 사람들은 잘 알 거예요.  더구나 음악에 생각이 있는 사람 같으면 그 점을 잘 생각해야 될 것 같은데 소리를 내면 그건 벌써 아니야.  이런 게 아닌데.  이런 소리 내자는 게 아닌데, 그 자리, 소리내기 전에 갔던 그 자리.  거기가 정말 참 소린데.  하느님의 음성을 들었다면 그걸 들었다는 것인데 이것들이 저희가 이렇게 앉았다가 정신이 어느 면에 긴장이 되고 해서 뭣이 들리면 '나 하느님 음성 들었다' '나보고 나가서 전도해라' 그러더라.  그거는 제 말이 그런거지 하느님이 그런 거 아닌데.  그레 아주 구별하기가 어려워요.  그러니까 대개는 잘못되지.  그런 줄을 좀 짐작을 하려면 노자, 장자, 이걸 좀 봐야해.  물론 노자 장자 안보고도 성경을 옳게 보면 잘 알 수 있지만 이 사람들은 전국시대에 말이 많은데 된놈, 못된놈이 얼마나

........ 그러니까 노자가 나와서 말안하려고 했던 것이 오천마디 요렇게 하고,.. 한 사람이 했는지 여러 사람이 했는지 모르지만 그래 돼 나온 말이니까 다언삭궁불여수중(多言數窮不如守中)이라 하는게 그래서 그래요.  그건 지금도 할 만한 말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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