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종교사상 이야기/함석헌

노자14

by 마리산인1324 2006. 12. 19.

 

사단법인 함석헌기념사업회

http://www.ssialsori.net/data/ssial_main.htm

 

<씨알의 소리> 1990년 5월호

 

노자14

 

 

보아도 못보니 그 이름 어릿
         視之不見 名曰夷


14. 視之不見, 名曰夷, 聽之不聞, 名曰希,
     搏之不得, 名曰微, 此三者, 不可致詰, 故混而爲一,
     其上不교, 其下不昧, 繩繩不可名, 復歸於無物,
     是謂無狀之狀, 無物之狀, 是謂恍惚,
     迎之不見其首, 隨之不見其後, 執古之道, 以御今之有,
     能知古始, 是謂道紀.

 

보아도 못보니 그 이름 이(夷)
들어도 못들으니 그 이름 희(希)
잡아도 못얻으니 그 이름 미(微)
이 셋은 따져 될 것 아니야
그러므로 두루뭉수리 하나라
그 위로 밝은 것 아니,
그 아래로 껌껌한 것 아니,
줄줄 잇닿아 이름할 줄 없이
다시 몬 없음에 돌아가니
이는 꼴 없는 꼴
그림 아닌 그림일까
까막쨍 까막쨍일까
마주가 그 머리 못보고
따라가 그 꼬리 못본다
옛길 잡아가지고 이젯 있음 몰아가니
옛 비롯 죄다 아니
이를 일러 길날.

 

시지불견명왈이(視之不見名曰夷), 청지불문명왈희(聽之不汶名曰希), 단지부득명왈미( 之不得名曰微), 단( )하고 발음해요, 그러라고 그랬어요, 옛날부터 "단"하고. 만진다는, 지닌다, 잡는다, 붙든다, 그런말인데.
차삼자는 불가치힐(此三者不可致詰)이라, 치(致)는 에운다는 말, 힐(詰)은 힐문한다, 뮛을 자꾸 캐묻고 캐묻고 그러는거야요. 치힐(致詰)이라는 거는 따지고 또 따지고 자꾸 따지는, 치힐(致詰)이라.
고로 혼이위일(故混而爲一)이라, 기상불교(其上不 ), 밝을 교( ), 밝다는 자예요.
기하불매(其下不昧), 불매(不昧)는 어둡지 않다.
승승혜불가명(繩繩兮不可名)하야, 부귀어물문(復歸於無物)이라.
시위무상지상(是謂無狀之狀), 무물지상(無物之象)이라.
시위홀황(是謂惚恍), 홀(惚)자는 고위에 점이 있으면 총( )으로 발음이 되니까 잘 구별해 보시오.
영지불견기수(迎之不見其首) 수지불견기후(隨之不見其後)라. 집고지도(執古之道)하야 이어금지유(以御今之有)니 능지고시(能知古始)라. 시위도기(是謂道紀), 기(紀)는 벼리 기, 실마리 기.
시지불견명왈이(視之不見名曰夷), 거기 세 글자가 나와요. 이(夷), 희(希), 미(微), 운(韻)자 맞추느라 일부러 이럭한 거예요. 뜻도 좋은데, 뜻은 물론 말하고 싶은 뜻이 있었는데, 이왕하려고 하면 재미있게 하려고해서 이, 희, 미(夷, 希, 微),그러니까 뭔지 그게 다 말로하기 어려운 거야요.
청지불문명왈희(聽之不聞名曰希), 단지부득명왈미( 之不得名曰微), 차삼자는 불가치힐(此三者不可致詰)이라.

 

시지불견 명왈이(視之不見名曰夷) 보아도 안보이니 그 이름을 이(夷)라 그런다, 보통할 때는 이걸 되 이, 오랑캐 이 그러는데 평평하다는 것, 언틀먼틀 이렇지 않고 평평한, 그런데서 나와서 자연히 망망해. 내다봐도 망망해 아무 끝이 없고 아무 것도 안보이는. . . . .
청지불문명왈희(聽之不聞名曰希) 들어도 안들리니 그 이름을 희(希), 희(希)는 드문, 없다는 뜻도 돼요.
단지부득( 之不得) 쥐어도 얻을 수가 없으니 명왈 미(名曰微), 작을미, 작다는건데 가늘고 가늘어서 보이게 알 수가 없을지경이야. 미(微)
아주 이건 유명한거예요. 근본 도(道)란 어떤 것이냐. 마지막 최고의 지경, 인간이 생각하고 추구하고 알면서 또는 모르면서 거기 뭘 추구를 해가고 있는 그 자리인데, 그걸 말하는거예요.
보아도 안보이고,
들어도 안들리고
만질래도 만져지지도 않고

 

차삼자(此三者)는 이 세가지는 불가치힐(不可致詰)이라. 이것은 따질 수가 없어. 따져본댔자 아무것도 없으니까.
고로(故) 그러므로 혼이위일(混而爲一)이라. 혼(混)은 영어로 하면 케이오스(Chaos),하나로 섞였어. 뭐 형체가 안잡히는 것, 섞일 혼, 흐릴 혼, 한데 합한다. 위일(爲一)하나가 돼. 그게 하나로 그럴 수밖에.  하나라고 하는거는 형상도 없는 거예요.
기상불교 기하불매(其上不 其下不昧) 그 위를 봐도, 대개 모든 물건은 무엇이든지 위에는 환하고 아래는 컴컴하고 그런 법인데 이거는 위를 봐도 밝지도 않고 그 아래라 해도 어둡지도 않고, 그러니까 말하자면 위아래가 없다.  그말이야.  위가 있달 수도 없고 아래가 있달 수도 없고, 안이나 밖이 아무 그런거 상대를 초월한거니까 근본 자리니까.  물에, 감각에 대상이 되는 그런 지경이 아닌거니까 그래 그걸 형용하느라고 말한거예요.
승승혜불가명(繩繩兮不可名) 승승혜(繩繩兮)는 끝이 없이 그저 계속해서 줄줄줄 노끈모양으로 줄줄이 끝이 없이 계속계속, 불가명(不可名)이라 이름할 수가 없어.
부귀어무물(復歸於無物)이라, 그러다가 다시 무물(無物)에 돌아가. 따라가다 따라가면 얼마 가다가 마지막에 가다 또 뭔지 몰라.  아무 없는 지경에 가.  그러니 그럼 아무 것도 없다니 그럴 수가 또 없어.
우주에 뭣이 있을까.  연구하면 연구할수록 자꾸 뭐있고 뭐있고 그러잖아요.  그러다가 마지막에는 없다, 없다고 그러면 말이 안돼요.  없다고 그럴수가 없어.  없는거는 성립이 안되니까.  없는데서 아무 것도 없다면 거기서 뭣이 나오지 . . . . .
일단 있다고하면 우리가 보고 듣고 만질 수가 있어야 하겠는데 그렇지 않아.
시위 무상지상(是謂無狀之狀)이라.  꼴아닌 꼴이야.
무물지상(無物之象)이라 몬 아닌, 물건이 없는........ 상(象)도 모양이예요.  사람이 보는 물건 중에 제일 커다란 꼴이 코끼리니까 그래서 아마 형상이라는걸 표시하면서는 코끼리를 가지고 했나봐요, 그래서 여기 '상'자는 꼴이라 그말이야. 형상(形象) 인상(印象)하는 그런 상인데,
시위홀황(是謂惚恍)이라.  홀황(惚恍)은 얼떨떨.  있다고 할 수도 없고 없다고 할 수도 없고 ........
영지불견기수(迎之不見其首)요.  앞으로 마주나가.  마주나가 본다고 해도 머리가 없어.  그러니까 도(道)에는 머리도 없다, 꼬리도 없다,
영지불견기수(迎之不見其首)요.
수지불견기후(隨之不見其後)라.  뒤따라가도 꽁지가 없어.  뒤니까 꽁지라도 있고 엉덩이라도 좋고.  뒤로가도 엉덩이를 볼 수가 없어.  앞도 없고 뒤도 없다 그말이야.  다시 말하면 상대(相對) 세계에 잡히지 않는거다, 내 이성으로 감각으로는 잡히지 않는거다,
집고지도(執古之道)하야, 고(古)가 문제.  집고지도(執古之道) 옛길 옛도, 예라는거 뭐냐? 다 옛적부터 옛적부터 다 알 것 같이 얘기를 하지만 그 옛적이 뭔가.  우리말로 옛적이라는거는 길 옌다고 그러잖아요.  예고 또 예면, 옛날이란 다 간날.

내가 났던 우리 이북에서는 아직도 그말이 남아있어.  가라고 그러는 말, 예거라 예거라 그러는데 거기는 아주 발음이 "니거라"그래요.  가거라, 옌다, 그거는 우리말에 있는 예라하는, 그래 행할 행(行)자도 우리 어려서 배울 때 옐 행(行)그랬어.옌다, 나그네 손님을 길례비라고 그로잖아요.  함경도 사람은 길례비라는 말 잘하는데, 여행자를 길례비라는거는 길 예는 애비, 애비는 사람.  길예애비.
집고지도(執古之道), 옛길을 잡아간다고하는, 지난 옛것을 잡을래도 잡을 수가 없지 않아요.  예라고 하면 벌써 유물속에유(有)속에서 지난간거, 지금이라는거는 그 유가 내려오다 내려오다 지금있는거 이거를 보고(책상을 두드리며)
이것도 있다가 많이많이 이대로 가노라면 없어져버리고 말아.  있는 것중에 없어지지 않을 물건이 없잖아요?
내가 이렇게 있다가 몇해 안에 없어질 것만은 빤한거란 말이야.  그렇지만 없어졌나 그러면 안없어졌어.  난 아주 요새는 안없어졌다는 생각이 많이 해요.  그래서 저번에 광주가서 얘기하는데도 광주사건 일어난거는 6. 25 때 원통하게 죽은 사람 많은데 그 사람들의 혼이 가만있지를 않아 이런다, 그거는 우리나라 사람만이 아니라 중공사람 세계 각나라 16나라 사람이 와서 죽었으니까 그런거뭘 옳게 해결하지않고는 이런게 안빠져 나갈꺼다, 그랬어요.
 그다음에는 또 요새는 내 아버지도 불러보고 어머니도 불러보고 그래.  아버지는 뭐 1940년에 가셨으니까 난 임종도 못하고 가셨는데, 이제는 40년이나 되지 않았소.  그 아버지를 새삼스레 불러보고 싶어져.  또 어머니도 불러요.  아버지도 부르고 어머니는 더구나 부르고싶지요.  또 돌아간 아내도 불러봐요.  왜그런고하니 나혼자 어떻게 못배겨낼 것 같애, 나혼자 도저히 힘이 없는 것 같애요.

그래 하느님 한테는 물론 기도하지만 우리 다 아버지라든지 어머니라든지 그이를 좀 보내주시오 하면, 우리 가르치던 선생님이라든지 그 영혼을 내가 만나볼수 있었으면....... 만나본다면 어떻게 만나보겠어요.  하지만 뭔지 거기에 만날 수가 있을 것 같애.
그래 "예"라는거는 참 신비로운 거.  그저 아는 것처럼 옛날에 옛날에 그러지만 옛것이 아직도 가버리고 없어진 것 같은데 그것이 아직도 생생히 살아있어서그래 집고지도(執古之道)야.
이어금지유(以御今之有)라, 지금의 유(有), 지금에 있는 걸 유(有)라고 그래요.  저길 올라가면 없지.  있다면 하느님만이니까 예라는건 하느님 자리인데, 그럼 정신이람 정신, 영이라면 영, 말로 할 수 없는거지만 그게 없었다면 지금에 있는나나 물건이나 오늘 이것도 있을 리가 없어.  그래서 집고지도(執古之道)하야.  옛날의 그 길을 잡아가지고 이어금지유(以御今之有)라, 이제 유(有)라는걸 어떻게 어거해서 차를 몰아가듯 그걸 이끌어가고 뒤에서 몰아가고 그럭할 수가 있을까.
능지고시(能知古始)라, 고(古)가 또 나와.  능히 옛 비롯이, 그 맨처음에 맨처음에 어떻게 돼 이게 생겨난 것인가.
그거는 좀 생각을 해보면 그런 느낌나지 않아요? 그게 뭐지? 시작이 뭐지? 가끔 옛날 성경도 보고 불경도 이따금 보고 철학도 보고 해서 그거 뭐지? 그걸로 밝혀질 수가 없지요.  그런데 그러면 그걸 보고 그걸 접어놓고는 그게 자료가돼가지고 그걸 내가 씹으면서 아무개는 이렇게 말했고 성경은 이랬고 이랬는데, 그럼 뭐지? 천지창조했다는건 뭐지? 하나님이라고 하는 이가 그게 뭣일까? 부처라면 그게 뭣이라고 그럴까? 그럴꺼아니요? 씹어보고 씹어보고하는 동안에 그 "예"를 찾아가는거지.  찾아가도 무슨 거리가 있는 것도 아니고 그런다고 시간이 드는 것도 아니고, 그러는데서 옛날 사람도 그랬을꺼 아니요? 창세기 쓰는 사람도 그랬을꺼란 말이야.  모세가 썼는디 누가 썼는지 모르지만 생각을 하자면 끝이 없잖아요.  그전에는 뭐 있고 그전에는 뭐있고, 상상으로 한다면 모든 인물의 이전에는 뭣이지 뭣이지, 아브라함 전에는 어땠고 그 다음에 찾아가고 찾아가고 그러다가 천생 무슨 어디가다가는 "뚝"하고 말 안할 수가 없어.  말할려면 생각이 나던 그거를 정지하지 않고는 안될꺼야요.

그러니까 그거는 음악하는 순간과 마찬가지라고 그래.  콘닥타가 나서서 다 준비를 시켜가지고 자 이제 이럭해야 소리가 나오겠는데, 준비가 됐을까 이럴까 이럴까 완전히 되길 기다린다면 이러고 있다가 못하고 말런지도 몰라요.  그랬다는 콘닥타 얘기는 못들어 봤지만 참 콘닥타라면 그러지 않을까?
왜? 이시간에 참 "이것이 기다" 그런 말을 할 수가 없지 않아요.  생각을 깊이할수록.  그러니까 천생 어디서 뚝자르는거야요.  그 기분을 알면 '응 그러니까 하느님이 천지창조했다' 그랬을꺼예요.

 

그랬는데 또 답답한거는 글자 그대로 거짓이 없다고 또 고렇게 단순한 사람들도 있고, 그렇게 단순하면 죄는 안지을꺼야. 허지만 또 너무 그러면 거기 들어갈 여지가 없어.  새로운거.  그래 걱정이요.
시위로 도기(是謂道紀)라, 기(紀)는 그물이 있으면 그물의 벼리, 혹은 실마리, 그래 우리나라 단군기원(檀君紀元)이라, 기원(紀元)이 어디 있겠어요.  일본에서는 신무천황(神武天皇)으로 쓰고 그다음 소화(召和)를 쓰고, 불교에서는 불교 기원을 쓰지만 그다음 나라들은 기독교 안믿어도 공용기원으로 서기(西紀)를 쓰는데, 그게 서기(西紀)가 불과 한 이천년이나 되는거 뭘 하겠어요.  그전에 벌써 벌써 알 수 없는.......
그래서 도(道)라는거 뭐냐? 어떤거냐? 그걸 노자(老子)가 자기가 체험해 본걸 그려 보는거예요.
이런거는 모두 다 어느 장엘 가도 다 마찬가지요.

봐도 안보이니 그 이름이, 그래 우리말로 뭐라할까 하다가 "어릿"이라 그랬어.  봐도 안보이니 그 이름은 어릿, 이(夷)는 뭘 내다봐도 내다봐도 아무 뭣이 보이지 않아. 저길 내다보긴 내다보는데 뭣이라고 별거 없고 그저 망망하게, 그러니까 우리말로 "어릿"이야.

봐도 안보이니 그 이름 어릿이요,
들어도 안들리니 그 이름 "흐릿", 그랬어.  나도 좀 운(韻)을 달아봤어.  흐릿하게 들릴 것도 같고 안들릴 것도 같고 흐릿, 그소리가.
그다음에는 도 잡아도 안잡혀.  잡으면 요거라고 그러면 하다못해 털같아서 양털같이 보드러운 것도 잡히는거 있는데 그런거 없어.  안잡히니까.  그래서 미(微)는, 미가 미하다미하다 해지면 마지막에 묘(妙)라, 묘한 지경이라, 어떻게 할 수 없어 "야릇"이라 그랬어.

 

보아도 안보이니 그 이름 어릿
들어도 안들이니 그 이름 흐릿
잡아도 안잡히니 그 이름 야릇
이 셋은 따질 수가 없으므로
하나됨이라.

 

원네서(Oneness), 하나 됨, 유니티(Unity)

 

그 위도 밝지 않고
그 아래도 어둡지 않고
줄줄 그칠줄이 없어.
이름 할 수도 없고
다시 몬 없음에 돌아간다
또 짓없는 짓이요 꼴없는 꼴
이를 일러 어릿더릿이라.(얼떨떨)
마주나가도 그 머리를 못보고
뒤따라가도 그 뒤를 못본다
옛길을 잡아
이제 있음을 몰아가며
옛 비롯을 잘 아니
이를 일러 길날이라.

 

날은 씨에 대한 날,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끊일 줄이 없이 있는 것이 기(紀)

 

 

사단법인 함석헌 기념사업회 ssialsori.net 

 

'종교사상 이야기 > 함석헌'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자17  (0) 2006.12.19
노자15  (0) 2006.12.19
노자13  (0) 2006.12.19
노자12  (0) 2006.12.19
노자8  (0) 2006.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