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맞이
조금은 분주한 주말이었습니다.
지난해 깔아놓은 밭의 비닐을 걷고 비료를 뿌려댈 때에 아내의 지인을 비롯하여 근 열명 정도가 이 좁은 집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지요.
둘이서만 지내다가 아이들까지 북적북적대니 처음엔 너무나 정신이 없었지만 이내 우리도 그 분위기에 휩싸여 지냈습니다.
괴산막걸리로부터 천천히(?) 시작한 그날, 마당에 놓인 숯불구이그릴에서는 삼겹살이 지글지글 맛나게 익어갔고 그 옆에는 밤을 밝히는 모닥불이 오래도록 타올랐습니다.
초면에도 불구하고 가슴속 깊은 얘기들이 터져나올 때에는 서로가 서로를 위로하는 마음들이 주변을 휘몰았고, 노래가락에 흘러넘치는 흥이 까만 밤을 하얗게 태워버리기도 했습니다.
귀농 5년차인 나 자신도 시골이 가지고 있는 정취에 흠뻑 빠진게 분명했는데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는 분들에게는 오죽이나 했겠습니까...
다만 좁은 집에서 궁색하게 하루를 보냈을 그분들께 미안한 생각도 들었지만 그나마 그것도 풍성한 대자연의 마음으로 이해해주었으리라 믿고 싶습니다.
아, 사람이 좋고, 자연이 좋아서 여전히 살만한 세상인 모양입니다..
2008. 4.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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