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의식
아내 대신 가게를 보기 시작한지 벌써 한달여 지나고 있습니다.
어설프게 손님을 맞는 모습은 여전할 뿐더러 때로는 손님이 올까봐 겁을 먹고 있는(?) 자신을 보게되기도 합니다.
여하간 이렇게 시작된 일에 잘 적응해서 먹고사는 문제에 문제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가게에 갇혀있다가 다른 일을 보기 위해 가게를 나올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잠깐 가게를 비운다고 한 후에 핸드폰 전화번호를 출입문에 적어놓지요.
그러면 손님들도 그렇게 연결짓게 되고, 물품을 배송하는 택배기사들도 그에 맞게 조치를 취해서 물건을 받기도 합니다.
오늘도 오전에 일이 있어서 가게를 잠그고 나왔는데, 아니나 다를까, 로젠택배기사가 전화를 했습니다.
어떻게 해서든 물건을 전달하려고 하는 그가 고마웠고, 옆 가게에 물건을 놓고 택배비를 받아가게 해주었습니다.
가끔씩 이런 일을겪을 때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생기는 정과 신뢰가 이런 것이구나 하고 깨닫게 됩니다.
그런데, 그렇게 일을 마치고 가게에 돌아와서 정리를 하다보니 아직도 도착하지 않은 물건이 있기에 한진택배대리점에 전화를 했습니다.
매우 퉁명스럽게 전화를 받으면서, 그 물건은 월요일에야 배송된다는 일방적인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우리로서는 그 물건을 오늘 중에 고객에게 전달해야 한다고 했더니, 그들이 우리 가게에 물건을 배송하러 왔을 때에는 문이 잠겨있어서 그냥 갔다는 것이었습니다.
분명히 출입문 앞에 연락처를 적어놓고 나갔는데, 이들은 그걸 무시했더군요.
속상했습니다.
먼저 다녀간 로젠택배기사는 출입문에 적어놓은 전화번호로 연락을 해서 우리가 무사히 물건을 받을 수 있도록 해줬는데, 한진택배기사는 그냥 무시한채 이틀 뒤에나 배달해주겠다는 것입니다.
사실, 우리 가게랑 한진택배대리점은 100미터 정도밖에 안떨어져있거든요....
결국 이게 다 성의 문제인데, 그걸 책임맡은 사람은 그렇게 다른 모양입니다.
본디 성실한 사람은 자신이 맡은 책임을 끝까지 다 하는데 반해 불성실한 사람은 어떻게 되든 나만 편하면 된다는 생각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종업원 한 사람의 불성실한 태도로 인해 전체 한진택배까지 욕먹히게 되었으니 회사 차원에서도 그리 기분좋은 일은 아닐 겁니다.
그런데 정작 회사는 그런 생각이나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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