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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이야기/괴산 비평

고추대학과 괴산의 미래(050309)

by 마리산인1324 2006. 12. 25.

 

- 2003. 3.9, 괴산군청 홈페이지 -

 

 

고추대학과 괴산의 미래

 

 

청안면 조천리에 살고 있는 주민입니다.


저는 최근 괴산군/농업기술센터에서 개설한 ‘고추대학’을 수강하고 있습니다. 귀농 2년차의 저로서는 바라던 바 대단히 기대되는 교육입니다. 게다가 이는 지역에 농민으로 정착하게 하는 계기가 되리라 여겨지기에 기쁘기 한량없습니다.

지난 2월 28일 입학식을 한 후 매주 수・금요일에 교육을 받고 있고, 오늘도 두 번째 전문강좌를 들으러 한 걸음에 다녀왔습니다. 이렇게 오가면서 계획된 강좌들을 꼼꼼히 살펴보았습니다. 비록 이제 시작 단계이지만, 처음부터 들었던 아쉬움이 여전히 마음 가운데 남는 건 그에 대한 기대가 컸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교육일정을 1~2월로 당겨서 하였으면 하는 시기적인 문제는 농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문제일테지만 여기서는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 문제는 교육과정 상에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즉 다양한 강좌 가운데 ‘고추재배학’이라는 이름의 강좌가 7회에 걸쳐 예정되어 있습니다. 이 중 영양고추시험장과 원예연구소의 두개를 빼고는 전부 다 종묘회사 사람들이 하게 되어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의미하는 바가 심각하다고 생각합니다. 작금의 농촌과 농민의 문제가 어제 오늘의 얘기가 아닙니다만, 이 질곡을 헤쳐나갈 방도로써 주로 회자되는 것이 친환경농업입니다. 그럴진대 ‘고추재배학’이라는 7회의 강좌 가운데 친환경농업을 하는 분이 단 한명도 없을뿐더러, 20개의 전체 강좌 중에서도 ‘환경농업학’이라는 것만이 흙살림연구소에서 담당할 뿐입니다. 고추의 경우만 하더라도 이미 지역에서는 친환경적인 농법으로 고추재배를 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사람이 없는 건 아닐 텐데 이렇게 해놓은 것은 결국 군/농업기술센터가 시민들에 대해 제시할 수 있는 비전이 없다는 것을 밝히는 것이요, 관료들의 독선과 안이함을 드러내는 사안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안성과 양평의 예를 모르십니까? 지역단체장을 위시한 전체 지역공동체가 전력을 기울여 지원하면서 시대의 아픔을 넘어서려 하고 있는데, 도리어 괴산군에서는 그러한 친환경농업을 도외시하면서 전통적인 관행농업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말씀인지요? 아무리 생각해도 그것이 괴산군이 맞닥뜨리고 있는 현실에 대한 타개책으로서 타당한 정책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외국산 농산물이 물밀 듯이 들어올 이 시점에서 과연 산지/농지인 괴산군이 살아나갈 방향은 무엇이겠습니까? “미래의 땅, 살기좋은 괴산”이라고 외치면서 마냥 ‘좋은 환경’만 설파하시렵니까? 타 지역에서는 이미 친환경농업에 집중해 있는데 이 지역에 있는 친환경농업 단체인 흙살림연구소나 자연농업학교의 존재를 무색하게 할 정도로 친환경농업이 활성화되지 않은건 참으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더 많은 고민이 이어져야 풀어갈 수 있는 문제이겠습니다만 그냥 방치하는 것 같아서 한 자 적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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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괴산군 농업기술센터 답변

 

ㅇ 고추대학운영과 친환경농업에 대한 깊은 애정을 갖으시고 제안을 하여 주신대 감사드립니다.
ㅇ 제안을 하여 주신 내용에 대한 답변이 늦어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1. 교육일정을 1-2월로 당겨서 하였으면 하는 시기적인 문제?
→ 고추대학은 교육일정을 앞당겨 1-2월부터 추진하는 것을 검토하였으나 매년 실시하는 새해영농설계교육이 벼, 고추등 작목별로 1-2월에 실시되고 있어 추진상 어려움이 있습니다.


2. 고추재배학 강좌가 7회에 걸쳐 예정되어 있는데 그중 5회가 종묘회사 사람들로 되어 ?
→ 우리지방에서 재배되고 있는 고추의 품종이 다양하게 분포 되어 있으며 고추 품종별 재배, 병충해에 대한 내병성 등 특성이 다르므로 고추품종에 대한 특성은 품종을 개발한 종묘회사가 가장 잘 알고 있기에 강사로 선정하였습니다.


3. 고추재배학 7회 강좌 가운데 친환경농업을 하는 분은 한분도 없을 뿐더러 20개의 전체강좌중에서도 환경농업학이라는 것만이 흙살림 연구소에 담당할 뿐입니다.
→ 가. 친환경농업육성법에서 정의를 보면
친환경농업 이라 함은 농약의 안전사용기준 준수, 작물별시비 기준량준수, 적절한 가축사료 첨가제 사용 등 화학자재 사용을 적정수준으로 유지하고 가축분뇨의 적절한 처리 및 재활용 등을 통하여 환경을 보존하고 안전한 농축임산물을 생산하는 농업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친환경농업기술이라 함은 친환경농업을 영위하는데 이용되는 농법이나 이론 또는 자재의 생산방법을 말합니다.
나.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실시하는 친환경 농산물 인증제도 다음과 같이 4단계로 되어 있습니다.
- 저농약 농산물 : 농약을 1/2이하로 사용하여 재배한 농산물
- 무농약 농산물 :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
- 전환기 유기농산물 : 1년이상 농약,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
- 유기 농산물 : 3년이상 농약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농산물을 말하고 있습니다.
다. 고추재배학 내용중 시비법, 헛골 피복재배등 기술적 내용과 농약안전사용 등이 친환경농업과 관련이 있습니다.
귀하께서 말씀하시는 친환경 농업은 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실시하는 인증제 중 무농약 및 유기농산물 생산 부분을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일반적으로 무농약재배는 생육기간(생산기간)이 길거나 병해충이 많은 작물(고추 등) 에서 실시하기가 어려워 농약 사용이 꼭 필요한 시기만 사용하여 사용량을 줄이며 기타 생물학적 제재(효소 등)을 보충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무농약 및 유기농산물 생산시 대부분 생산수량이 저하되고 노동력이 많이 들기 때문에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는 특수계층의 소비자가 확보되어야 합니다.
귀하께서 제안한 의견을 고추대학운영에 참고하여 재배학 강사님에게 친환경농업 분야의 내용에 포함시키도록 하겠습니다.
또한 고추대학 운영에 대한 평가시 교육생들의 의견을 들어 제2기 고추대학 교과 편성시 적극 반영하겠습니다.


4. 괴산군에서는 그러한 친환경농업을 도외시 하면서 전통적인 관광농업으로 승부를 걸겠다는 말씀인지요?
→ 괴산군에서도 친환경농업을 위해 친환경 BIO농업 지구조성 화학비료를 적게 사용하도록 유기질 비료보급, 제초제 및 농약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밭작물 부직포 피복 재배 친환경 농업교육등에 13억원을 투자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