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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이야기/생태환경

경인운하 건설비용, 경제이익 웃돈다(090109)

by 마리산인1324 2009. 1. 9.

 

<한겨레신문> 2009-01-09 오전 07:34:26

http://www.hani.co.kr/arti/politics/administration/332223.html

 

 

경인운하 건설비용, 경제이익 웃돈다
정부 ‘개발연구원 경제성 분석’ 과장
굴포천 방수로구간 공사비 제외해 비용 줄이고
비현실적 가상선박 내세워 예상 물동량 부풀려
한겨레 송창석 기자
» 인천 계양구 굴포천 방수로 공사현장. 인천/김진수 기자 jsk@hani.co.kr
정부가 최근 경인운하 공사를 오는 3월부터 재개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경제적 타당성 분석을 과장했다는 의혹이 불거지고 있다. 경인운하(18㎞)의 핵심구간인 굴포천 방수로 구간(14.2㎞)의 일부 공사비를 제외하는 등 비용은 줄이고, 운하에 투입할 비현실적인 가상선박을 내세워 편익은 부풀렸다는 것이다.

 

국토해양부 고위 관계자는 8일 지난 5일 발표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성 분석 용역 결과와 관련해, “굴포천 방수로 공사비는 비용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기획재정부의 용역 의뢰로 개발연구원이 분석한 경인운하의 ‘비용 대비 편익’(B/C) 비율이 1.07로 나와 경제성이 있다며 경인운하 공사 재개를 확정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굴포천 방수로 구간은 경인운하와 무관하게 홍수 방지 등 치수를 위해 필요한 사업이었기 때문에 경인운하 사업의 비용 항목에 넣지 않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다만 “앞으로 굴포천 방수로와 한강을 연결하는 3.8㎞ 미굴착 구간, 그리고 기존 굴포천 방수로 구간을 배가 다닐 수 있도록 하천 바닥을 1.6m 더 깊이 파는 공사비는 경인운하 사업비로 포함시켰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과 환경단체들은 “1995년 정부가 경인운하를 민자사업으로 추진할 때는 굴포천 방수로 공사를 경인운하 사업에 포함시켰다”며 “정부가 애초 굴포천 방수로 너비를 40m로 계획했다가 향후 경인운하의 수로를 염두에 두면서 80m로 늘린 만큼, 다른 건 몰라도 추가로 늘어난 너비 확장 비용은 사업비에 넣어야 맞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감사원은 2003년 ‘경인운하 건설사업 추진실태’ 감사 보고서에서 굴포천 방수로 너비를 80m로 확장함에 따라 공사비가 34% 더 든다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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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5일 밝힌 굴포천 방수로 공사비는 4671억원으로, 감사원 분석을 인용하면 1590억원이 경인운하 때문에 추가로 더 들어가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국비로 추진되는 경인운하 건설비용은 정부가 발표한 2조2500억원에서 2조4090억원으로 늘어나, 경제적 편익 2조3963억원을 웃돌게 된다. 곧, 비용편익 비율이 1을 밑돌아 경제성이 없게 된다.

 

편익도 장밋빛으로 과장된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애초 경인운하 계획 때는 화물 2500톤을 실을 수 있는 피더선(소형 컨테이너선) 위주로 설계했으나 이번에는 선적용량을 4천톤으로 올리면서 바다와 강을 함께 다닐 ‘하해겸용선’(RS)으로 배 종류를 바꿨다. 이를 통해 예상 물동량을 1.6배가량 늘렸다. 이에 대해 조선·해운 쪽에 밝은 한 국책연구원 관계자는 “아르에스선은 엔진이나 선체구조가 완전히 달라 안전이 보장되지 않고, 운영 효율성이 낮아 국내 조선소에서는 한 번도 건조한 적이 없다”며 “예상 물동량을 키우려고 정부가 비현실적인 가상 선박을 만들어낸 것 같다”고 말했다. 4천톤급 아르에스선은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 후보 때 제시한 경부 대운하 사업계획에서 처음 등장한 배다.

 

송창석 기자 number3@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