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2009-08-02 17:18:57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908021718575&code=210000&s_code=af079
[사회적기업이 희망이다](18)전주 ‘전통문화사랑모임’
안치용 ERISS 소장 김현주(중앙대 2년)·신지혜(이화여대 3년)
ㆍ‘우리 것’ 만들고 즐기고…지역공동체 떠받치다
ㆍ한옥생활체험관·‘달이 앙상블’ 연주단 등 운영
ㆍ주민 스스로 자원 발굴…지역 경제에도 도움
ㆍ한옥생활체험관·‘달이 앙상블’ 연주단 등 운영
ㆍ주민 스스로 자원 발굴…지역 경제에도 도움
전북 전주시 사회적기업 전통문화사랑모임의 한옥생활체험관에서 지난달 10일 사회적기업 탐방단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전통문화사랑모임 김병수 상임이사,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최상권 회계사, 홍익대 박현지씨 YeSS 김현주, 신지혜씨, 함께일하는재단 이고운 컨설턴트, 사진 문준호(동국대 4년)
지난달 10일 전북 전주시 교동 ‘한옥생활체험관’. 아이들의 재잘대는 소리로 실내에는 활기가 넘친다. ‘한지 만들기’ 체험에 참여한 지역 어린이들이다. 조그마한 손으로 여기저기 찹쌀풀을 바르는 모습이 제법 진지하다. 이날 체험에 참가한 인근 초등학교 5학년 정혜영양(12)은 “한지를 만들 때 찹쌀로 만든 풀이 자꾸 손에 달라붙어서 힘들다”면서도 “직접 한지를 만드는 게 신기하고 재미있다”고 말했다.
이곳은 사회적기업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이 전주시에서 위탁받아 운영하는 전주 한옥생활체험관이다. 편안한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도시인들이 여기를 찾으면 다소의 불편에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는 걸 보면 우리 피 안에는 한옥 DNA가 흐르고 있는 모양이다. 한옥생활체험관은 전주 한옥마을의 대표적인 문화공간.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한지 만들기’ 외에도 다채로운 행사가 연간 이어진다. 숙박·음식 등 다양한 우리 전통의 체험과 우리 문화강좌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통 한옥이 숙박시설로 이용된다는 것에서 많은 이들이 매력을 느낀다. 고즈넉한 우리 한옥의 풍취와 정갈한 전주 음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이용객들이 매우 만족해 한다. 출장 등으로 전주에 올 때마다 이곳을 찾는 단골도 생겼다. 우리 전통 문화를 상품화해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주는 다목적 사업이다.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한 예이다. 일본에서 활성화한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주민들이 스스로 조직한 지역 발전을 위한 경제조직’으로 정의된다. ‘마을 만들기 운동’이라고 하는 일본 특유의 지역운동에 사업방식을 접목한 것으로, 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지역 자원을 발굴하고 활용해 지역을 발전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전통문화사랑모임’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단체다. ‘예향(藝鄕)’ 전주에 뿌리를 박고 지역공동체 회복에 힘쓰는 사회적기업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1986년 출발할 때는 그저 문화운동 단체였다. 2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현실적인 필요와 각성, 다른 모범적인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벤치마킹해 현재에 이르렀다.
‘전통문화사랑모임’이 진행하는 사업은 크게 여섯 가지. 2002년부터 전주시로부터 위탁받아 경영하고 있는 ‘전주한옥생활체험관(세화관)’, 공공디자인과 농촌 컨설팅을 담당하는 공공작업소 ‘심심’, 연주단 ‘달이 앙상블’, ‘전통술 박물관’, 자연먹거리를 연구하는 ‘효소 사업단’, 고령자 일자리창출을 도모하는 ‘할머니 공방’이다. 의욕이 앞서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번잡하게 일을 널어놓은 건 아닐까. ‘전통문화사랑모임’ 김병수 상임이사(42)는 “우리는 경계에서 일한다”는 말로 설명한다. “공공부문과 시장경제 사이에서 일하기 때문에” 번듯하게 특정한 영역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보다는 틈새에서 조금씩 성과를 쌓아가는 방식이다. 굳이 마케팅 용어를 빌리면 작고 사소한 기회를 활용해 큰 성과를 내는 ‘롱테일 마케팅’을 사회적기업에 맞게 적용했다. 물론 일관된 원칙은 있다. 한마디로 ‘사람냄새 나는 지역공동체 만들기’다.
이곳은 사회적기업 (사)‘전통문화사랑모임’이 전주시에서 위탁받아 운영하는 전주 한옥생활체험관이다. 편안한 아파트 생활에 익숙한 도시인들이 여기를 찾으면 다소의 불편에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는 걸 보면 우리 피 안에는 한옥 DNA가 흐르고 있는 모양이다. 한옥생활체험관은 전주 한옥마을의 대표적인 문화공간. 어린이들이 참여하는 ‘한지 만들기’ 외에도 다채로운 행사가 연간 이어진다. 숙박·음식 등 다양한 우리 전통의 체험과 우리 문화강좌 프로그램 등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전통 한옥이 숙박시설로 이용된다는 것에서 많은 이들이 매력을 느낀다. 고즈넉한 우리 한옥의 풍취와 정갈한 전주 음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어 이용객들이 매우 만족해 한다. 출장 등으로 전주에 올 때마다 이곳을 찾는 단골도 생겼다. 우리 전통 문화를 상품화해 지역경제에도 도움을 주는 다목적 사업이다.
‘커뮤니티 비즈니스’의 한 예이다. 일본에서 활성화한 ‘커뮤니티 비즈니스’는 ‘주민들이 스스로 조직한 지역 발전을 위한 경제조직’으로 정의된다. ‘마을 만들기 운동’이라고 하는 일본 특유의 지역운동에 사업방식을 접목한 것으로, 주민 스스로의 힘으로 지역 자원을 발굴하고 활용해 지역을 발전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전통문화사랑모임’은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추진하는 단체다. ‘예향(藝鄕)’ 전주에 뿌리를 박고 지역공동체 회복에 힘쓰는 사회적기업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다. 1986년 출발할 때는 그저 문화운동 단체였다. 20여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현실적인 필요와 각성, 다른 모범적인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벤치마킹해 현재에 이르렀다.
‘전통문화사랑모임’이 진행하는 사업은 크게 여섯 가지. 2002년부터 전주시로부터 위탁받아 경영하고 있는 ‘전주한옥생활체험관(세화관)’, 공공디자인과 농촌 컨설팅을 담당하는 공공작업소 ‘심심’, 연주단 ‘달이 앙상블’, ‘전통술 박물관’, 자연먹거리를 연구하는 ‘효소 사업단’, 고령자 일자리창출을 도모하는 ‘할머니 공방’이다. 의욕이 앞서 매우 다양한 분야에서 번잡하게 일을 널어놓은 건 아닐까. ‘전통문화사랑모임’ 김병수 상임이사(42)는 “우리는 경계에서 일한다”는 말로 설명한다. “공공부문과 시장경제 사이에서 일하기 때문에” 번듯하게 특정한 영역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기보다는 틈새에서 조금씩 성과를 쌓아가는 방식이다. 굳이 마케팅 용어를 빌리면 작고 사소한 기회를 활용해 큰 성과를 내는 ‘롱테일 마케팅’을 사회적기업에 맞게 적용했다. 물론 일관된 원칙은 있다. 한마디로 ‘사람냄새 나는 지역공동체 만들기’다.
‘풀뿌리 로비’는 ‘전통문화사랑모임’이 사업을 진행하는 데 핵심 키워드이다. 중앙집권적인 기존 지역개발논리에서 벗어나 지역민들과 현지의 지역경제를 이끄는 오피니언 리더들의 의견을 수렴해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하게 하는 방식이다. 김 이사가 97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 있을 때부터 줄곧 주장한 문화개발을 위한 첫 번째 원칙이다. 시장경제의 틀에서 벗어난 사회적기업의 길을 택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전통문화사랑모임’은 공공의 의견을 종합해 정책입안자에게 전달하고, 그를 통해 사업하는 ‘이중적’인 회사다. “우리가 할 일은 단절된 지자체와 주민 사이에서 접점을 만들어 지역문화를 고려한 정책이 시행될 수 있도록 중간자 역할을 하는 것”이란 설명이다. 또 다른 의미에서 ‘전통문화사랑모임’의 ‘경계자’의 위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풀뿌리 로비’ 과정에서 이른바 ‘설명회’는 열지 않는다. 지역민의 반응을 이끌어내려면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 그게 가장 마음이 편한 방식이기도 하다. 설명회를 개최하는 대신 전주시내 ‘삼양다방’에서 편안하게 둘러앉아 회의를 연다. 말이 회의이지 자유발언대에 가깝다. ‘삼양다방’은 전주의 도시화 초기부터 ‘전통문화사랑모임’이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온 통로다. ‘삼양다방’이 상징하는 것처럼 ‘전통문화사랑모임’은 사업 시작 전 마을사람들과 소통을 위한 간담회, 미팅을 기본적으로 준비한다. 전주뿐 아니라 인근 농촌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지역민 중에는 직접 캔 고구마나 낚시로 잡은 붕어를 보내오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사무실의 냉장고는 언제나 꽉 차 있다.
청소년 프로그램은 반응이 가장 뜨거운 사업이다. 전주 청소년문화예술교육단과 함께 청소년들에게 지역사회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고, 지역민으로서 주체적으로 환경개선에 참여할 수 있게 한 사업이다. 대표적인 게 쇠락하고 있는 전주시 남문시장에 청소년의 힘으로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설치미술 작업을 통해 하늘정원을 조성한 것이다. 사업 초기에는 참가할 청소년들을 모집하기 위해 ‘삼양다방’을 찾듯 시내 학교 교무실을 드나들었다. 교육청에서 공문을 보내는 방식으로는 기존 행사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 ‘국어과 교사회’에 접촉하고 교사를 한 명 한 명 소개받았다.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공공미술 부분은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설득이 필요하기도 하다. 유휴지로 방치되던 남부시장 내 2층 옥상공원을 하늘공원으로 만드는 일은 처음부터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반발도 없지 않았다. “안 그래도 북새통인 재래시장을 어린 학생들이 헤집고 다녀 정신이 없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작업한 ‘예술품’을 설치해 두고 반응을 지켜보았지만 공감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어르신들과의 세대차이를 절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생들과 ‘전통문화사랑모임’ 직원들이 팀을 이뤄 직접 간판을 달고 벽을 칠한 ‘하늘공원’은 재래시장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일자리창출 역시 중요한 과제다. ‘할머니 공방’은 작은 규모지만 고령자 일자리 창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업이다. 현재 할머니 3명과 젊은 작가가 팀이 되어 작품을 생산한다. 처음에는 “할머니들은 집중력과 창의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실효성에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 4월 ‘소셜벤처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선발돼 가능성을 인정받아 우려를 불식했다. 앞으로 일감이 많아지면 더 많은 할머니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주 3일 근무하는 할머니 3명 중 2명은 정규직으로 채용돼 안정적인 노후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58~63명의 규모로 운영되는 회사에서 정부에서 인건비를 지원받는 사회적일자리는 모두 12개. 고용인원이 늘어날수록 이른바 ‘사람고생’을 하게 된다. 회사의 목적과 업무를 파악하지 못해 6개월을 못 채우고 철새처럼 드나드는 사람이 많았다. 이곳을 ‘자아실현이 가능한 공간’으로 못박고 지역사회 공헌과 개인의 성장을 결합시키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치용 ERISS 소장/김현주(중앙대 2년)·신지혜(이화여대 3년)>
‘풀뿌리 로비’ 과정에서 이른바 ‘설명회’는 열지 않는다. 지역민의 반응을 이끌어내려면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 그게 가장 마음이 편한 방식이기도 하다. 설명회를 개최하는 대신 전주시내 ‘삼양다방’에서 편안하게 둘러앉아 회의를 연다. 말이 회의이지 자유발언대에 가깝다. ‘삼양다방’은 전주의 도시화 초기부터 ‘전통문화사랑모임’이 주민들의 의견을 들어온 통로다. ‘삼양다방’이 상징하는 것처럼 ‘전통문화사랑모임’은 사업 시작 전 마을사람들과 소통을 위한 간담회, 미팅을 기본적으로 준비한다. 전주뿐 아니라 인근 농촌에서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온다. 지역민 중에는 직접 캔 고구마나 낚시로 잡은 붕어를 보내오는 사람들도 있다. 그래서 사무실의 냉장고는 언제나 꽉 차 있다.
청소년 프로그램은 반응이 가장 뜨거운 사업이다. 전주 청소년문화예술교육단과 함께 청소년들에게 지역사회에 대해 생각할 기회를 주고, 지역민으로서 주체적으로 환경개선에 참여할 수 있게 한 사업이다. 대표적인 게 쇠락하고 있는 전주시 남문시장에 청소년의 힘으로 생기를 불어넣기 위해 설치미술 작업을 통해 하늘정원을 조성한 것이다. 사업 초기에는 참가할 청소년들을 모집하기 위해 ‘삼양다방’을 찾듯 시내 학교 교무실을 드나들었다. 교육청에서 공문을 보내는 방식으로는 기존 행사와 다를 바 없다고 생각했다. ‘국어과 교사회’에 접촉하고 교사를 한 명 한 명 소개받았다.
시각적으로 표현되는 공공미술 부분은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난다. 설득이 필요하기도 하다. 유휴지로 방치되던 남부시장 내 2층 옥상공원을 하늘공원으로 만드는 일은 처음부터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았다. 반발도 없지 않았다. “안 그래도 북새통인 재래시장을 어린 학생들이 헤집고 다녀 정신이 없다”는 민원이 들어왔다. 작업한 ‘예술품’을 설치해 두고 반응을 지켜보았지만 공감하지 못하고 지나치는 어르신들과의 세대차이를 절감하기도 했다. 그러나 학생들과 ‘전통문화사랑모임’ 직원들이 팀을 이뤄 직접 간판을 달고 벽을 칠한 ‘하늘공원’은 재래시장 한가운데에 자리잡은 ‘문화공간’으로 탈바꿈했다.
일자리창출 역시 중요한 과제다. ‘할머니 공방’은 작은 규모지만 고령자 일자리 창출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업이다. 현재 할머니 3명과 젊은 작가가 팀이 되어 작품을 생산한다. 처음에는 “할머니들은 집중력과 창의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실효성에 의문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그러나 지난 4월 ‘소셜벤처 아이디어 공모전’에서 선발돼 가능성을 인정받아 우려를 불식했다. 앞으로 일감이 많아지면 더 많은 할머니가 일자리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주 3일 근무하는 할머니 3명 중 2명은 정규직으로 채용돼 안정적인 노후 직장에서 일하고 있다.
현재 58~63명의 규모로 운영되는 회사에서 정부에서 인건비를 지원받는 사회적일자리는 모두 12개. 고용인원이 늘어날수록 이른바 ‘사람고생’을 하게 된다. 회사의 목적과 업무를 파악하지 못해 6개월을 못 채우고 철새처럼 드나드는 사람이 많았다. 이곳을 ‘자아실현이 가능한 공간’으로 못박고 지역사회 공헌과 개인의 성장을 결합시키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결국 사람의 문제를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안치용 ERISS 소장/김현주(중앙대 2년)·신지혜(이화여대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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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이 희망이다]“반도체만큼 고부가가치 농촌 살리기 적극 관심을”
김현주
ㆍ전통문화사랑모임 김병수 상임이사
‘전통문화사랑모임’ 김병수 상임이사(사진)는 사람냄새 나는 공동체를 꿈꾼다. 지역만의 고유한 감수성과 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은 외지사람이 아닌 해당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는 것이 전주 토박이인 그의 지론이다.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386세대다. 80년대 학번을 달고 전북대를 졸업했다. 전주 토박이이기도 하다. 1997년부터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 도시개혁센터에 일자리를 잡았다. 남들처럼 상경한 것이다. 단순히 건설공사, 공공공사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것을 넘어서서 도시구조 안에서 우리사회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했다.”
-왜 고향에 돌아왔나.
“경실련은 2001년 그만뒀다. 경실련에 있을 때 일주일에 한 번 조찬 포럼과 토지정책 설명회에 참석해야 했다. 개발을 둘러싼 이권다툼에 진저리가 처졌다. 사표를 내고 무작정 네팔로 떠났다. 5개월 동안 네팔과 인도를 돌아다니며 떠돌이 생활을 했다. 돌아와 거울을 보니 바싹 마른 얼굴에 산발한 거지가 되어 있었다. 심란한 몰골을 이끌고 고향인 전주로 내려와 쉬고 있었던 와중에 ‘전통문화사랑모임’과의 만남이 시작된 것이다.”
-‘전통문화사랑모임’과 의기가 투합한 모양이다.
“그렇게 여행에서 반 거지 꼴로 돌아와 전주의 전통찻집 ‘다문’에서 술을 마시고 있을 때 현재 ‘전통문화사랑모임’ 이사장으로 계시는 이동엽 선배를 만났다. 대머리의 나이든 양반이 이야기하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어 함께 술을 마신 것이 시작이었다. 이 선배는 한밤중까지 이야기를 하다가 “분꽃이 까딱거리는 게 고마워서” 노상에 넙죽 절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이런 풍경이었다. 괴짜 같지만 사람냄새가 나는 환경에서 살기를 소망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200m 정도만 가면 방앗간이 있다”고 하지 않으시고 “걷다가 잊어버릴만 할 때 뒤돌아보면 방앗간이 있다”고 말씀하시던 은유의 감정을 오랜만에 느꼈다. ‘다문’에서 시작된 그날의 만남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역문제에 원래 관심이 많았나.
“경실련에서 일할 때부터 지역문제에 대해 고민했다. ‘인사동 작은 가게 설립운동’도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본 도시 프로젝트였다. ‘전통문화사랑모임’에 함께하게 된 이유는 그들만의 독특한 토론문화나 이 선배의 영향이 있지만, 그들이 ‘산조예술제’를 준비하는 과정에 반했기 때문이다. ‘산조예술제’를 보고 전주에 눌러앉아야겠다고 생각한 뒤에 주위를 둘러보니 다시 ‘직업병’이 도지기 시작했다. 한옥마을을 둘러싼 전주 개발은 다른 도시와 다른 감수성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일이 진행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역개발논리 자체가 대개는 중앙집권적이다.
“우리나라는 정치가 비대한 구조다. 비 지역적인 의사결정방식을 통해 공공부문 예산의 사용처가 결정된다. 아파트 공급이 넘치는 상황에서도 위에서는 계속 재개발심사를 통과시키는 과정이 반복된다. 개발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면 지역 삶의 환경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에 관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 전주에서 학교를 다닐 때 순창 등 전주 인근에서 온 ‘촌놈’이 많았다. 전주가 현재의 규모를 유지하는 것도 인근 농촌을 쥐어짜 생활했기에 가능했다. 농촌은 반도체와 같이 고부가가치를 내포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리스는 농촌관광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기업을 통해 농촌지역 여성들의 노동을 숙박·식당·공예품 영역으로 훈련시켜 농촌서비스사업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땅 파는 재개발이 아니어도 농촌의 가치를 살릴 수 있는 일은 많다.”
<김현주>
‘전통문화사랑모임’ 김병수 상임이사(사진)는 사람냄새 나는 공동체를 꿈꾼다. 지역만의 고유한 감수성과 문화를 활성화하는 것은 외지사람이 아닌 해당지역에서 나고 자란 사람이라는 것이 전주 토박이인 그의 지론이다.
-전에는 어떤 일을 했나.
“386세대다. 80년대 학번을 달고 전북대를 졸업했다. 전주 토박이이기도 하다. 1997년부터 경제정의시민실천연합 도시개혁센터에 일자리를 잡았다. 남들처럼 상경한 것이다. 단순히 건설공사, 공공공사의 부조리를 고발하는 것을 넘어서서 도시구조 안에서 우리사회에서 관행적으로 이루어지는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했다.”
-왜 고향에 돌아왔나.
“경실련은 2001년 그만뒀다. 경실련에 있을 때 일주일에 한 번 조찬 포럼과 토지정책 설명회에 참석해야 했다. 개발을 둘러싼 이권다툼에 진저리가 처졌다. 사표를 내고 무작정 네팔로 떠났다. 5개월 동안 네팔과 인도를 돌아다니며 떠돌이 생활을 했다. 돌아와 거울을 보니 바싹 마른 얼굴에 산발한 거지가 되어 있었다. 심란한 몰골을 이끌고 고향인 전주로 내려와 쉬고 있었던 와중에 ‘전통문화사랑모임’과의 만남이 시작된 것이다.”
-‘전통문화사랑모임’과 의기가 투합한 모양이다.
“그렇게 여행에서 반 거지 꼴로 돌아와 전주의 전통찻집 ‘다문’에서 술을 마시고 있을 때 현재 ‘전통문화사랑모임’ 이사장으로 계시는 이동엽 선배를 만났다. 대머리의 나이든 양반이 이야기하는 것이 그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어 함께 술을 마신 것이 시작이었다. 이 선배는 한밤중까지 이야기를 하다가 “분꽃이 까딱거리는 게 고마워서” 노상에 넙죽 절하는 사람이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이런 풍경이었다. 괴짜 같지만 사람냄새가 나는 환경에서 살기를 소망했다. 어린 시절 어머니가 “200m 정도만 가면 방앗간이 있다”고 하지 않으시고 “걷다가 잊어버릴만 할 때 뒤돌아보면 방앗간이 있다”고 말씀하시던 은유의 감정을 오랜만에 느꼈다. ‘다문’에서 시작된 그날의 만남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지역문제에 원래 관심이 많았나.
“경실련에서 일할 때부터 지역문제에 대해 고민했다. ‘인사동 작은 가게 설립운동’도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본 도시 프로젝트였다. ‘전통문화사랑모임’에 함께하게 된 이유는 그들만의 독특한 토론문화나 이 선배의 영향이 있지만, 그들이 ‘산조예술제’를 준비하는 과정에 반했기 때문이다. ‘산조예술제’를 보고 전주에 눌러앉아야겠다고 생각한 뒤에 주위를 둘러보니 다시 ‘직업병’이 도지기 시작했다. 한옥마을을 둘러싼 전주 개발은 다른 도시와 다른 감수성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일이 진행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지역개발논리 자체가 대개는 중앙집권적이다.
“우리나라는 정치가 비대한 구조다. 비 지역적인 의사결정방식을 통해 공공부문 예산의 사용처가 결정된다. 아파트 공급이 넘치는 상황에서도 위에서는 계속 재개발심사를 통과시키는 과정이 반복된다. 개발이익이라는 관점에서 벗어나면 지역 삶의 환경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지에 관한 청사진을 그릴 수 있다. 전주에서 학교를 다닐 때 순창 등 전주 인근에서 온 ‘촌놈’이 많았다. 전주가 현재의 규모를 유지하는 것도 인근 농촌을 쥐어짜 생활했기에 가능했다. 농촌은 반도체와 같이 고부가가치를 내포하고 있는 지역이다. 그리스는 농촌관광협동조합과 같은 사회적기업을 통해 농촌지역 여성들의 노동을 숙박·식당·공예품 영역으로 훈련시켜 농촌서비스사업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땅 파는 재개발이 아니어도 농촌의 가치를 살릴 수 있는 일은 많다.”
<김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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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이 희망이다]기업 차별화 전략
최상권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계사
ㆍ‘여가 트렌드’의 변화 비즈니스 기회로
‘전통문화사랑모임’은 전통문화와 지역이라는 두 가지 핵심역량을 활용해 이러한 여가 트렌드의 변화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전주지역 한옥마을에 위치한 한옥생활체험관과 전통술박물관을 통해 단순히 보고 즐기는 차원이 아니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향음주례 체험, 누룩 빚기, 소주 내리기, 막걸리 거르기 등 전통주 제조체험 등)과 국악과 양악의 크로스오버를 추구하는 ‘달이(達二) 앙상블’ 공연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전통문화사랑모임’은 전통문화와 지역이라는 두 가지 핵심역량을 활용해 이러한 여가 트렌드의 변화에서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
전주지역 한옥마을에 위치한 한옥생활체험관과 전통술박물관을 통해 단순히 보고 즐기는 차원이 아니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향음주례 체험, 누룩 빚기, 소주 내리기, 막걸리 거르기 등 전통주 제조체험 등)과 국악과 양악의 크로스오버를 추구하는 ‘달이(達二) 앙상블’ 공연을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다른 여행지에서 볼 수 있는 특급 호텔이나 빼어난 자연풍광 없이도 전주의 전통한옥과 이와 결합된 공연, 전통술과 음식, 전통 시장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사례다.
‘전통문화사랑모임’은 할머니와 젊은 디자이너가 함께 작업하는 리사이클링, 리폼이 결합된 ‘할머니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늘어난 소득과 시간을 자신만의 개성이 넘치는 물건, 즉 공예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즐기는 계층을 대상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러한 여러 사업은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전주지역의 경쟁우위는 무엇인가”라는 경쟁(Competition)·역량(Competence) 중심적 사고와 “고객이 경쟁자가 아닌 우리와 거래하는 이유는 뭔가”에 대한 질문, 즉 고객(Customer) 중심적 사고에서 착안됐다.
그리고 이를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움직인다”라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으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했다.
<최상권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계사>
‘전통문화사랑모임’은 할머니와 젊은 디자이너가 함께 작업하는 리사이클링, 리폼이 결합된 ‘할머니공방’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늘어난 소득과 시간을 자신만의 개성이 넘치는 물건, 즉 공예품을 만들어 내는 것을 즐기는 계층을 대상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이러한 여러 사업은 “다른 지역과 차별되는 전주지역의 경쟁우위는 무엇인가”라는 경쟁(Competition)·역량(Competence) 중심적 사고와 “고객이 경쟁자가 아닌 우리와 거래하는 이유는 뭔가”에 대한 질문, 즉 고객(Customer) 중심적 사고에서 착안됐다.
그리고 이를 “경쟁사보다 한발 앞서 움직인다”라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으로 새로운 사업기회를 창출했다.
<최상권 딜로이트안진회계법인 회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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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기업이 희망이다]기업 운영 방식
이고운 함께일하는재단 컨설턴트
ㆍ공연사업 연계 등 새 모델 발굴 심혈
현재 사회적기업은 여러가지로 분류되지만 사실 다양한 사회적 가치가 유기적으로 통합돼 발현되는 사회적기업을 탄생시킬 수만 있다면 그것이 최적의 모델이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통문화사랑모임’의 사업 운영방식은 사회적기업가 또는 창업을 꿈꾸는 예비 사회적기업가들에게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기업과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사업을 수행하고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한다. 동시에 지역사회에 필요한 사회 서비스 제공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전주시의 위탁으로 ‘한옥생활체험관’을 관리·운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연찬 프로그램 및 ‘달이 앙상블’ 공연사업을 연계함으로써 시너지를 낸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유휴인력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정기적인 음악 공연을 지역민 또는 관광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연찬 프로그램을 통해 나오는 수익의 일부는 다시 풀꽃연구소에 투자함으로써 로컬푸드를 연구하고 자연음식을 개발하는 데 쓰인다. 그러한 연구 개발로 향상된 메뉴는 다시 수익개선 효과를 가져와 효소사업단이라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한다. 이처럼 지역의 자원이 다양한 사업으로 끊임없이 연계되고 유기적으로 선순환함으로써 전통문화사랑모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고 있는 것이다.
현재 사회적기업은 여러가지로 분류되지만 사실 다양한 사회적 가치가 유기적으로 통합돼 발현되는 사회적기업을 탄생시킬 수만 있다면 그것이 최적의 모델이지 않을까 싶다.
이러한 측면에서 ‘전통문화사랑모임’의 사업 운영방식은 사회적기업가 또는 창업을 꿈꾸는 예비 사회적기업가들에게 매우 고무적이라 할 수 있다. 기업과 지역사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사업을 수행하고 지속적으로 일자리를 창출한다. 동시에 지역사회에 필요한 사회 서비스 제공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도 멈추지 않고 있다. 예를 들면 전주시의 위탁으로 ‘한옥생활체험관’을 관리·운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개발한 연찬 프로그램 및 ‘달이 앙상블’ 공연사업을 연계함으로써 시너지를 낸다. 이를 통해 지역 내 유휴인력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 정기적인 음악 공연을 지역민 또는 관광객에게 무료로 제공한다. 연찬 프로그램을 통해 나오는 수익의 일부는 다시 풀꽃연구소에 투자함으로써 로컬푸드를 연구하고 자연음식을 개발하는 데 쓰인다. 그러한 연구 개발로 향상된 메뉴는 다시 수익개선 효과를 가져와 효소사업단이라는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한다. 이처럼 지역의 자원이 다양한 사업으로 끊임없이 연계되고 유기적으로 선순환함으로써 전통문화사랑모임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돕고 있는 것이다.
성장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바로 ‘지역사회’이다. 지역 네트워크를 유효한 수단으로 활용해 사업영역을 발굴해 내는 동시에 지역 자원을 최대한 동원해 사업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즉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통해 지역경제를 발전시키는 것이다.
<이고운 함께일하는재단 컨설턴트>
<이고운 함께일하는재단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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