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년 8월 23일 마리선녀 씀 -
고대철학사상의 오래된 미래
고대희랍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는 "만물은 유전한다"라고 말하며 잠시도 고정되어 있는 것이 없다고 한다. 물론 동시대 철학자 파르메이데스는 그와 반대의 견해로 만물은 "일자이며 변하지 않는 영원한 존재"라고 했다. 두 고대철학자의 사상들은 후대에 많은 영향을 주었고, 오늘에 있어 사회현상에도 그 영향력을 발견할 수 있다.
변화를 말하는 헤라클레이토스와 불변을 말하는 파르메이데스, 정치사상적으로 말한다면 보수와 진보를, 사회문화적으로 말한다면 개혁과 안주로 서로 대립하여 비교할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종교적 성향으로 비교한다면 기독교는 불변, 불교는 변화를 지향하는 듯 하다.
변화는 끈임없이 대립하고 충돌과 모순을 전제로 하며, 스스로가 어떠한 대상이므로 상대적인 관계를 지향하며, 따라서 서로에 대한 인정 즉 받아들임을 최종 목표로 한다. 그것은 스스로와 무수한 대상들의 존재를 인식하게 되며, 수용과 포용으로 오늘날 '다양성' 이란 단어로 '상대성' 관계를 이끌어 낸다.
그러나 이와는 상반된 견해가 되는 파르메이데스의 불변은 모든 것이 변화하지 않으므로 고정되어 있다. 또한 만물이 통일된 하나의 일자로 귀결되므로, 획일적인 사고와 수직적인 계급적 체계를 전제로 한다. 모두가 동일해야하며, 사상과 이념이 같아야 하며, 공통된 일자로써 처음부터 끝까지 변하지 않아야 한다. 위의 초두에서 말한바와 같이 한번의 규정이 영원한 것이 되어야 한다는 뜻이다. 이러한 철학사상의 줄기는 오늘날의 기독교 교리의 근본이 된 플라톤으로 이어져 정치적으로 종교적으로 주류를 이루며 근현대 사상 속에서도 여전히 수많은 기득권자의 부류를 이루고 있다. 즉 부의 세습과 정치의 세습, 문화적 세습으로 이어지면서 영원복락을 주장한다.
비주류의 하나인 헤라클레이토스의 변화는 고대에서나 근현대에 와서도 기득권을 이루고 있는 주류에 맞서 변화를 지향한다. 항상 꿈틀대어 살아있음을, 즉 존재에 대한 확인을 끈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그것은 의존이 아닌 주체성을 지향하며, 스스로 자립됨을 그 근원으로 하여 존재의 평등을 이루려 부당함에 대하여 충돌을 일으키기고, 대립하고, 모순을 일으키기도 한다. 홀로 독재하려는 것에 맞서 나누어 함께 하기를 끈임없이 주장 한다. 역할의 순환을 유도하기도 하고, 문화적 상대성을 주장하기도 한다. 이러한 모습들은 강자의 논리인 약육강식을 거부하며, 적자생존 역시 저항한다. 모자이크처럼 각기 다른 것의 하나됨으로 아름다움을, 평화를 창출하려한다.
오늘날의 주류와 비주류, 다양성과 획일성의 대립은 이미 고대철학자의 철학사상들에서부터 출발된 오래된 미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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