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제여
뜨거운 아랫도리 억센 주먹의 이 팔팔한 나이에
형제여, 산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사슬 묶여 쇠사슬 벽 속에 갇혀
노래하고 목청껏
힘껏 일하고...
내달려 전진하고 기다려 역습하고
피투성이로 싸워야 할 이 창창한 나이에
엎어지고 뒤집어지고 승리하고 패배하면서
빵과 자유와 피의 맛을 보아야 할
이 나이, 이 팔팔한 나이, 이 창창한 나이
서른다섯의 결정적인 순간에
긴 침묵으로 산다는 것은 괴로운 일이다
형제여
- 김남주, ‘형제여’, [진혼가](청사, 19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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