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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 이야기/괴산 비평

지역출신 석박사들을 위한 군정토론회 계획을 듣고(070221)

by 마리산인1324 2007. 2. 21.

 


어처구니없는 일들
- 지역출신 석박사들을 위한 군정토론회 계획을 듣고 -
 


괴산군이 각계에서 활동 중인 지역출신 석·박사들의 식견과 지식을 군정에 접목키 위한 군정토론회를 계획 중인 것으로 보도되고 있습니다. 얼마나 고심해서 내놓은 정책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결론부터 말하겠습니다. 너무 한심한 발상입니다. 기가막힐 정도로 어이없습니다.

물론 이러한 정책을 제안하게 된 의도는 어렴풋이나마 이해됩니다. 괴산군청은 정책 입안과정에서 결코 '민'을 배제하지 않고 '민'을 위한 정책을 시행한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점이 그 하나요, 지역 출신 인사들 가운데 이른바 잘 나가는 사람들을 예우함으로써 군청의 말마따나 '그들을 집중 관리해 주요 정책에 대한 정보수집은 물론 향후 정부 및 관련기관 등을 상대로 군정발전을 위한 로비스트로 활용'하는 것이 그 둘일 겁니다.
 
아니라구요? 그게 아니라고 강변하고 싶습니까? '그들이 지니고 있는 전문적인 경험과 지식을 군정의 경제개발과 농업경영, 문화관광, 복지환경 등 중요 4개 분야에 접목'하자는게 진짜 목적이라고 주장하렵니까?
 
그렇다면 한 가지 물어봅시다. 그들이 가진 지식과 경험을 어떻게 가져오겠습니까? 군청의 계획대로 매 분기마다 한번씩 '군정토론회'를 통하여 '군정의 발전과 주민 편익을 위한 다양한 제안과 지적사항 등을 군정에 적극 반영'할 계획이라고 칩시다. 7~80명에 이르는 사람들을 한번에 불러모아서 토론회를 갖겠다는 발상은 무모한 도전이라고 스스로도 생각할 터, 그러면 군청이 계획하는대로 너댓가지 분야로 나눠서 한다고 하더라도 한 분과마다 15~20명은 족히 될 것입니다. 한 사람이 간단히 5분 정도만 발언한다고 하더라도 한 시간 이상이 훌쩍 지나가고, 자기 견해를 간단히 제안한다 하더라도 또 한두시간이 흘러갑니다. 그렇게 된다면 '심도있는' 토론은 물건너갑니다. 방송 토론에서 보듯이, 5명 이상이면 '심도있는' 상황에서 쉬이 벗어나게 됩니다.
 
그래도 그건 그렇다고 칩시다. 7~80명에 이른다는 지역출신 인사들이 석박사라면 최소한 중고등학교 때부터 외지에서 공부한 분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그분들은 자신들의 고향인 이 지역 사정을 얼마나 알 것이라고 생각합니까?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대체로 일년에 두어번 정도 손님처럼 괴산을 다녀가는 분들이 또한 대부분일텐데, 그분들이 이 지역 사정을 잘 인식할 수 있을 것 같습니까? 천만에 말씀입니다. 사람은 대체로 자신의 몸이 있는 곳울 중심으로 생각하고 행동하며 살아가기 마련이거든요. 그런분들을 통해 들을 수 있는 제안이라면 대부분 현실적합성이 떨어지기 마련입니다.
 
일반적으로는 그렇더라도, 몸은 비록 괴산에 없지만 마음만은 늘 괴산을 향해 촉각을 세우며 살아가는 귀한 분들이 있다면 그런 분들의 현실인식과 깊은 통찰은 분명 이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아마도 우리 모두는 그런 분들이 아주 많게 되길 기대할 것이고, 지역 발전을 위한 소중한 제안을 듣게 되길 바랄 것입니다. 그러한 분들의 고견을 듣기 위하여 군청에서는 그분들을 초청하여 '군정토론회'를 가질 예정이실진대, 아마도 꽤 많은 예산을 확보하여 교통비나 식비나 때로는 숙박비까지도 대신 치뤄주면서 예우를 할지도 모릅니다. 군정발전을 위해서라면 아주 최소한의 예우요 접대일 수 있습니다. 이는 당연한 것일겁니다.
 
그런데 여기에도 문제는 있습니다. 괴산에 살아가면서 지역발전을 위해 정책을 제안하고 시정을 촉구하는 괴산 민초들은 도대체 여러분에게 어떤 존재입니까? 자기의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면서 제안서를 써보내고, 인터넷에 의견을 개진하는 괴산 주민들은 여러분에게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거기에는 여러분들이 좋아하는 박사도 있고 석사도 있습니다. 그들의 말에는 여간해서 돌아보지 않는 괴산군청이 그리도 쉽게 지역출신 석박사들에게는 너무도 후하게 대접하려는게 아쉬움을 넘어 화를 돋구게 합니다. 이 지역에서 떠드는 놈들을 물먹이려는 책략이라면 여러분들은 아주 쉽게 이기고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결코 길지않은 승리일 것입니다. 왜냐하면 여러분들이 계획하시는 지역출신 인사들의 군정토론회가 길게 이어진 전례가 그 어디에도 없기 때문입니다. 자치단체와 자치단체장의 일회성 치적에 올릴 기사거리면 족하거든요...
 
이런 불만이 터져나올까봐 '군정에 관심있는 지역주민 등 지역발전에 유익한 인물들을 광범위하게 참여토록 할 계획'이라구요? 그렇다면 토론회 인원이 상상외로 많아질텐데, '심도있는' 토론회로 이어질 수 있겠습니까? 여러분들의 계획대로라면 죽도 밥도 안될 것입니다. 차라리 설문조사를 하십시오. 아마 그게 나을 것입니다.
 
지역 주민들을 무시하고 차별하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일까요? 한번쯤 곰곰히 생각해보십시오. 아주 곰곰히... 
  
 2007. 2.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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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산군청 답변>

 

                            기획감사실 신미선 / 2007. 2. 28

 

군정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에 감사드리며, 질의하신 군정정책토론회와 관련하여 말씀드리겠습니다.

귀하께서도 아시는 바와 같이 우리군에서는 주요 군정에 대한 전문가 및 주민의 적극적인 의견수렴을 통해 지역혁신발전 방안 및 정책을 개발하고자 군정정책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에 있습니다.

토론회는 분기1회 토론과제를 선정하여 전문가(교수), 공무원, 주민등 정책 관련자 30명정도로 구성 운영할 예정에 있으며, 현재 세부추진계획을 수립중에 있습니다.

귀하께서 제언해 주신 심도있는 토론방법과 정책에 대한 지역주민의 소리가 배제되지 않도록 충분한 검토를 거쳐 추진하도록 하겠으며 토론회를 진행하면서 제시되는 문제점은 보완해 나가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