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민신문> 2007-06-25
http://www.nongmin.com/life/ar_detail.htm?cateNo=05&ar_id=1496
경남 함양군 하고초마을 | ||||||||||
보랏빛 꿀풀의 향연 | ||||||||||
경남 함양군 백전면 오천리 양천마을이 이름조차 잘 알려지지 않은 한 야생초로 인해 유명세를 치르고 있다. 바로 꿀풀(하고초) 때문이다. 마을 언덕배기는 물론 다랑논 등 4만여평에 심긴 꿀풀은 꽃이 피는 5~6월 하순 보라색 물결로 장관을 이룬다. 마을 전체를 물들인 보랏빛은 황홀함 그 자체다. 평범한 자연도 인간이 마음먹기에 따라 이처럼 변할 수 있다는 것에 그저 감탄할 따름이다. “올해 축제기간에는 약 5,000여명이 다녀갔습니다. 특히 사진 찍으러 오시는 분이 많은데 가족 단위로도 많이 방문합니다.”
꿀풀은 꽃을 피운 후 여름에 말라 죽는다고 해 한방에서는 하고초(夏枯草)라고도 불린다. 양천마을이 하고초마을로 불리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해 전. 20여가구가 옹기종기 모여 살면서 벼와 잡곡 농사를 짓던 전형적인 산골마을이었다. 토종 한봉은 농가의 주된 수입원으로 가구마다 벌을 길렀다. 그러다 4년 전 함양군의 1마을1약초 사업의 하나로 마을에 밀원식물인 꿀풀을 재배하기 시작하면서 모든 게 달라졌다. 다랑논과 밭에는 쌀과 잡곡 대신 꿀풀을 심었고, 꽃이 한창 피는 6월 초에는 아름다운 경관을 그냥 방치하기 아까워 주민들이 합심해 자체적으로 하고초축제를 열었다.
축제기간 동안에는 마을 주민들이 방문객들에게 특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나물과 꿀풀 꽃으로 맛을 낸 비빔밥과 꿀풀 꽃을 띄운 동동주, 꿀풀 전 등을 만들어 판다. 입에 착 달라붙는 감칠맛으로 인기를 끈 이 음식들은 아쉽게도 축제기간에만 맛볼 수 있다. 마을 축제가 끝나면 주민들은 꿀풀을 베어 말린다. 이때는 벌이 꿀풀 꽃의 꿀을 모두 채취한 시기. 주민들은 꿀풀 꿀 수확을 하면서 가을에 파종할 꿀풀 씨앗을 채취한다. 말린 꿀풀은 증탕방법으로 가공하는데, 건강보조식품으로 정식 허가가 나면 새로운 소득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예전에는 잡꿀 생산에만 의존했는데 꿀풀에서 얻은 기능성 성분 덕분에 마을에서 생산된 꿀은 일반 꿀보다 2배가량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꿀풀 꿀만으로 마을 전체가 4억여원의 수익을 올렸다.
함양=박종명, 사진=김주흥 기자 jmpark@nongmin.com # 하고초마을 가는 길 전국 어디서나 당일치기로 방문할 수 있다. 대전~통영 간 고속도로나 88올림픽고속도로를 타고 함양군 소재지로 진입, 1001번 지방도로를 따라 백전면 이정표 방향으로 10분 정도 가면 하고초마을이 나타난다.
하고초마을은 꿀풀 꽃이 피는 5월 초순에서 6월 중순에 방문해야 흐드러진 꽃의 향연을 마음껏 감상할 수 있다. 여름·가을에는 마을 인근 백운산(1,279m)과 괘관산 등산로에 오르면 많은 토종 약초를 만날 수 있다. 백전면에서 안의면 소재지까지 가는 길 중간, 시원한 계곡과 농월정과 거연정 같은 경관을 감상하기 좋은 정자도 있다. 안의면에는 지난해 개장한 토종 약초시장(사진)이 있는데, 이곳에서는 군에서 직접 관리하는 국산 약초를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20분 거리에 있는 지리산 뱀사골과 40분 거리에 있는 천왕봉도 접근이 용이한 편이다. | ||||||||||
[최종편집 : 2007-06-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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