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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산인 이야기/마리산인 마음

신뢰받는 사람

by 마리산인1324 2006. 12. 10.

 

요즘은 대부분의 관청이 매우 친절합니다.
어딜 가더라도 불친절하거나 권위주의적인 공무원들을 만나기가 어려울 정도입니다.
그렇더라도 옥의 티는 있는 법...
 
증평군청 안에 있는 청주세무서 증평민원실에서 만난 공무워들은 우리가 늘상 맞닥뜨리는 친절한 부류와는 조금 거리가 있었습니다.
저희가 가게랍시고 조그만 구멍가게를 냈으니 사업자등록신고를 하러 세무서에 가지 않았겠습니까?
그런데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나올 때까지 참으로 불편한 시간이었습니다.
왜 왔냐는 식의 어투부터 시작하여 무지한 세무 문제에 대해 질문하면 아주 시큰둥한 답변이 들려옵니다.
신고 양식에 해당되는 견본이 없는지 물어도 태연스레 필요없다는 식이고, 그러면 어떻게 써야하냐고 물으니 일단 한번 써보라고 하는 말이 울려옵니다.
물론 세무서의 권위(?)가 워낙 대단하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민원인들을 압박하면서 그 위세를 부리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었습니다.
그런데 묘한 것은 '고운 말을 하며 하루를 시작하자'는 청주세무서에서 만든 전단지가 그들 앞에 놓여있었다는 겁니다.
허허허...
 
아침에 시작된 일로 인해 하루종일 마음이 불편하고, 억울하고, 서운했습니다.
인터넷으로 청주세무서장에게 따지기도 했지만 돌아오는 건 잘 하겠다는 의례적인 답변 뿐이었습니다.
귀농하여 10여년을 살았지만 최근 들어서야 신뢰할 만한 공무원을 처음으로 만났다는 박형규님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세상이 좋아지니 저에게도 그런 기적이 일어날 수 있겠지요..? 
 
이 일을 뒤집어보면서 저를 들여다봅니다.

무엇보다 먼저 제 자신이 신뢰받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입니다.
당연히 그래야겠지요...
그러고 나서야 제 말과 생각에 힘이 실리겠지요.
그렇다면 저는 얼마나 신뢰를 받는 존재일까요... 

어이쿠!!
어둠이 꽉 들어차는 느낌입니다....  
짙은 어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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