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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여름이면 이렇다할 반찬이 없어도 싱싱한 고추에 쿡 찍을 된장만 있으면 밥 한 그릇 뚝딱 비울 수 있습니다. 그렇게 잘 먹는 고추였지만 정작 고추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지난 일요일 충북 괴산에서 있었던 청결고추축제에 다녀와서야 알았습니다. 고추에 대한 지식만 얻어 온 게 아닙니다.
매운 고추를 말하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청양고추를 말할 겁니다. 청양고추는 일반고추보다 그 크기가 작지만 청양고추보다 훨씬 작은 고추들도 많았습니다. 화초 같아 보였지만 분명 고추라고 하였습니다.
색깔도 빨간 것만 있는 게 아니고 노란색에 보랏빛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생김새도 옥구슬처럼 동글동글한 것부터 날카롭게 뾰족하고, 넓적하며 별처럼 생긴 것까지 있었습니다.
다시 한번 조금 더 깊숙이 고추의 꼭지 쪽을 한 입 물었습니다. 그리곤 별다른 생각 없이 어금니로 아삭아삭 씹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입안이 얼얼해지며 목이 화끈거리더니 최루탄이라도 마신 듯 목구멍이 매캐해지기 시작했습니다. 캑캑거리며 입에 물었던 고추를 뱉어냈지만 눈은 감겨지고 눈물이 봇도랑을 이루었습니다. 순간적으로 이마에선 땀이 주르륵 흐르고 목덜미가 팽팽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거울을 보지는 못했지만 얼굴도 분명 홍당무처럼 벌겋게 달았을 겁니다.
결국 매운 맛(자극)에도 시간이 약이었습니다. 한참을 그렇게 정신없이 헤매다보니 매운맛이 조금씩 사라졌습니다. 그러나 혀를 내젓고 손으로 열심히 부채질하며 한참을 더 식혀야 했습니다.
작고 때깔 곱다고 만만하게 보았다가는 정말 혼쭐납니다. 덩치 큰 몇몇 나라들이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고추의 매운 맛을 캅사이신(Capsaicin)이라고 하는 성분이 더해주듯 우리도 국력을 키워 그들에게 작은 고추가 맵다는 걸 실감시켜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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