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IN> [30호] 2008년 04월 08일 (화) 08:5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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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 사막' 골프장에 멍드는 환경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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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남도 무안군 승달산 자락에 골프장을 짓겠다는 계획이 나온 후, 산 아래 태봉마을 주민 은 2006년 10월부터 돌아가며 군청 앞에서 1인 시위에 나선다. 물 때문이다. 골프장은 하루에 물을 600~800t씩 쓰는 ‘물 먹는 괴물’이다. 골프장은 대개 상수도 시설이 취약한 곳에 들어서니 이 물은 거의 지하수다. 생활용수와 농업용수를 모두 지하수에 의존하는 태봉마을로서는 치명적이다. 골프장 인근의 마을이라면 어디서나 겪는 문제다. 문제는 단순히 물이 모자라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는다.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의 노태호 연구위원은 “강물과는 달리 지하수는 한번 오염되면 정화 대책이 없다. 특히 제주도 같은 현무암 지대에서는 골프장에서 살포한 농약이 지하수에 스며들기 쉽다”라고 지적했다. 제주도는 골프장 34개가 운집한 ‘골프장의 섬’이다. 시한폭탄 34개가 설치된 것이나 마찬가지다. 골프장 농약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를 두고, 단위면적당 살포되는 농약 양은 오히려 골프장이 농지보다 적다는 반론이 있다. 실제로 2006년 골프장의 농약 살포량은 1헥타르(1만㎡)당 연간 12.04kg. 농지에 살포되는 12.8kg보다 약간 적기는 하다. 하지만 이런 반박에 서울산업대 이경재 교수(조경학과)는 고개를 젓는다. 골프장이 들어서기 전에는 농약을 칠 필요가 전혀 없는 숲이었던 땅을 두고, 농지보다 농약을 적게 친다며 ‘친환경’이라고 말하는 건 ‘코미디’란 얘기다. “우리가 잔디를 먹고 산다면 골프장 농약도 감수해야겠지만 어디 그런가.” 자연환경만 파괴되는 것이 아니다. 골프장은 지역공동체와 같은 ‘인문 환경’ 역시 심각하게 훼손한다. 경기도 여주군 송림리 주민은 인근에 골프장이 들어설 때 ‘찬성파’와 ‘반대파’로 나뉜 이후 4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감정의 골을 메우지 못했다. 골프장 때문에 수자원이 고갈되어 아예 마을주민 전체가 뿔뿔이 흩어져버린 경우도 적지 않다. 자생종 동식물은 물론 사람까지 위협하는, 오직 잔디만을 위한 생태계. 골프장이 ‘녹색 사막’이라 불리는 까닭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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